제주 생태숲 '숫모르 길' 봄 소식 전해
제주 생태숲 '숫모르 길' 봄 소식 전해
  • 한송학 기자
  • 승인 2013.04.11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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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목동과 나뭇꾼이 다녔던 숲속 오솔길

해발 600고지에 위치한 ‘한라생태숲’을 끼고 도는 ‘숫모르’ 길에는 복수초가 한창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참꽃과 산철쭉 등도 이제 막 봄의 소식을 전하려고 꽃망울을 터트릴 기세다.


‘숫모르 길’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제주시 봉개동 용강산 14-1번지 한라생태숲을 끼고 도는 탐방로이다.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가는 5.16도로를 타고 양지공원에서 제주컨트리클럽을 지나 왼쪽으로 들어가면 한라생태숲 숫모르 숲길이 나온다.

이 탐방로는 옛날 목동과 나무꾼들이 다녔던 숲속 오솔길이다.

한라생태숲의 자연림인 숫모르 숲길→절물자연휴양림내 샛개오리 오름의 편백림과 삼나무림→장생의 숲길 일부 구간→휴양림 북쪽경계인 조그만 오름 진물금부리→노루생태관찰원으로 진입해 거친오름 둘레와 정상숲길까지가 트레킹 코스다. 숫모르 숲길만 4.2km, ‘숫모르 편백숲길’까지 모두 8km다.

숲길 곳곳을 걸으면서 바위를 뿌리로 감고 있는 느티나무, 두 팔 벌려 안기도 버거운 곰솔나무, 제주가 자생지인 목련, 보기에도 늘씬한 팥배나무를 볼 수 있다. 아름드리나무들이 영겁의 자연을 합창하듯, 울창한 숲을 이루면서 하늘을 향해 마냥 뻗대고 있다.

제주 온대림인 이곳 기후에 걸맞게 꽃들도 저마다 모습을 드러낸다. 세복수초, 변산바람꽃 새끼노루귀, 박새, 방울꽃, 물봉선, 꽃향유, 한라돌쩌귀, 철쭉 등이 계절에 따라 곱게 핀다. 노루가 뛰어놀고 큰 오색딱따구리가 연신 나무를 쪼아대고 있는 모습도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 이 숲길이 개통되면서 트레킹 코스로 단연 인기다. 주말 트레킹에 나서는 제주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즐겨 찾고 있다. 적설기에는 한라산국립공원 등산이 통제되기 때문, 한라산 산행이 어려운 탐방객들이 겨울 트레킹 코스로 즐겨 찾는다.

특히 절물휴양림내 샛개오리오름의 편백나무림과 삼나무림을 걸으면 나무들이 뿜어대는 향기에 그만 취하고 만다. 일상의 찌든 때(垢)가 그 향취(香臭)에 씻겨 나가는 듯, 누구나 감탄사를 연발한다.

숲길 입구에 있는 연리목(連理木)도 걷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이 연리목은 수령 100년에 직경이 60cm가 되는 고로쇠나무와 때죽나무가 지상으로 1.5m 정도 뻗으면서 살을 맞대 한 몸을 이루고 있다.

이 트레킹 코스를 탐방하기 전 한라생태숲을 먼저 찾아 들러보는 것은 이 곳 탐방 길을 이해하는데 좋다. 한라생태숲은 196ha의 면적에 지난 2009년 9월15일 개원했다. 식물 760종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동물 500여종이 서식하고 있는 그야말로 생태환경의 보고(寶庫)이며 작은 한라산이다. 여기에 가면 테마숲 13곳을 볼 수 있고, 암석원과 생태연못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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