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됨됨이
사람의 됨됨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4.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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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시인

학창시절, 된사람 든사람 난사람에 대해 배운 기억이 난다. 아마도 중학교 때인가 싶다. 도덕, 윤리교과서에서 배웠던 기억을 되짚어보면, 된사람이란 인품이 출중한 사람이며 든사람이란 학문이 출중한 사람이며 난사람이란 재물이 많거나 사회적으로 이름이 나고 명예를 얻은 사람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든사람 난사람이라고 반드시 된사람일까? 그럴수도 있겠지만 반드시는 아닌듯 싶다. 왜냐하면 요즘 인사청문회를 보면 고위공직자 들은 모든 국민이 다 지키는 법을  신기하게도 교묘히 피하거나 어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그들의 아들들은 왜 하나같이 건강이 좋지 않을까라는 궁금증 내지는 의문이 생긴다.

또한 수년간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가 청문회 직전에 밀린 세금을 낸다든가, 국민정서나 감정에 반하는 과거의 행적이 탄로나는 순간, 나름의 이유로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시키는 것을 보면서 든사람 난사람이 반드시 된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대부분의 국민들도 씁쓸한 느낌이 들 것이다. 어디 유명인사들 뿐이랴. 우리 주변에는 거짓을 일삼아 신뢰를 잃는 사람, 이기적이고 욕심이 과하여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 매사가 일방적이고 남을 무시하며 거만과 오만에 빠진 사람, 자신의 단점은 모르면서 남을 헐뜯고 시기와 질투를 일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많이 배우지 않아도, 유명하지 않아도, 재산이 많지 않아도 가끔 인품이 뛰어난 사람을 만날 때면 우리는 그 사람을 닮고 싶어하고, 존경하게 되고 따르게 된다. 인지상정이 아닐까.

된사람이든 든사람이든 난사람이든 우리는 우리를 감동시키고, 우리에게 행복을 주고, 상식의 가치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사람을 우리 또한 사랑한다.

말이 번듯하다고 곧 행동이 반듯한 것은 아니요 얼굴이 곱다고 곧 마음씨가 고운 것도 아닙니다/ 학문이 높다고 반드시 인격이 높은 것은 아니요 부를 쌓았다고 반드시 덕을 쌓은 것도 아닙니다/ 진실한 사람은 말로써 말하지 아니하고 정직한 사람은 매사에 곧음이 보입니다/ 있어도 인색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없어도 후한 사람이 있고 아는 것이 많아도 모르는 것이 더 많다는 겸손은 진정한 지식인의 미덕입니다/ 어진 사람은 그 도량이 큰 나무와 같아 제 그늘로 쉼터를 이룰 것이고 선한 사람은 그 성품이 꽃처럼 아름다워 제 향기로 나비를 부를 것이나 거짓을 일삼은 사람은 세치의 혀로 불신을 낳고 술수에 능한 사람은 제 스스로 제 무덤을 팔 것이로되 누군들 겉만 보고 사람을 안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사람됨이란 마음의 양식에 달렸습니다’ 이채의 시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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