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날’ 에 부쳐
‘지구의 날’ 에 부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4.2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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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홍/창원총국 부국장

4월 22일은 ‘지구의 날’이다. 산업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인류가 자행해 온 지구 파괴행위에 대해 성찰하고, 오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되살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그러나 지구환경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날이 갈수록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 등 상황이 예사롭지가 않기 때문이다.
남극과 북극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안데스 산맥에서 히말라야와 알프스에 이르기까지 빙하가 속수무책으로 사라지고 그 여파로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음은 주지하는 사실이다.

우리나라만 해도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은 거의 일상화 됐다. 가뭄과 폭염이 매년 되풀이 있고, 현재와 같은 산업 패턴과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생활방식이 지속될 경우, 지구온난화는 훨씬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쏟아져 나온 지 이미 오래다.

국립해양조사원이 우리나라 해수면 높이를 관측, 분석한 것을 보면 모골이 송연해진다. 해수면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우리나라는 기후변화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만일 일본의 경우처럼 지진에 의한 쓰나미라도 닥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더욱 우려스러운 일은 지금보다 온실가스 배출을 현저히 줄이더라도 온난화 가속화를 인위적으로 막아내기는 불가항력이라는 사실이다.
대기 중에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가 쉽사리 소멸되지 않고 길게는 200년 넘게까지 잔존할 가능성이 높아, 지금 당장 감축한다손 치더라도 그 효과는 한참 뒤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인 IPCC의 보고서를 보면, 현 추세대로 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불과 70∼80년 후, 지구의 평균기온이 3.5도 이상 상승해 전 세계 주요 생물 대부분이 멸종하게 될 것이라는 무서운 전망도 내놓고 있다. 다시 말해, 인류의 멸망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시카고대에는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가 설치돼 있다. 인류가 멸망할 시점을 ‘밤 12시’로 설정한 뒤, 멸망의 순간까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남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계다. 핵 위협과 함께 지구 온난화 등 기상 위협의 정도를 반영해 비정기적으로 시각을 조절해 경각심을 갖게 한다는 취지다. 이는 지구 온난화의 폐해가 핵전쟁에 버금갈 만큼 인류의 생존을 좌지우지한다는 방증이다.

그 누구도 인류의 존속을 몇 세기로 끝내 버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의 현실조건으로 상상할 수 있는 미래는 최악에 가깝다. 더 이상 생명체가 살 수 없어진 지구에서 좀비처럼 떠돌아야 할 인류가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기 전에 환경보호와 지구온난화 방지 활동을 더욱 심도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에너지와 자원의 절약, 친환경적 소비지향, 재활용품 활용, 육림 등에 경제활동만큼 처절한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이상기후 현상과 자연재해는 인류에 의해 저질러진 인재임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오염된 지구환경을 복원시켜야 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지구의 날’은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다. 몇 세기 뒤에도 지구상에 인류의 숨소리를 들리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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