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老子)의 아름다운 역설(逆說)
노자(老子)의 아름다운 역설(逆說)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5.30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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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웅/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
노자는 기원전 510년 무렵 완성된 책으로 자연에 순응하면서 자연의 법칙을 역이용하자고 주장한 동양적 지혜서라고 볼 수 있다. ‘노’는 지은이 노담의 성, ‘자’는 학자 및 그의 저작을 나타내는 말로 결국 ‘노자’란 노선생의 학설을 종합한 책이라는 뜻이다. 전문 약 5천 4백 자로 이루어졌다. 일반에게 읽히고 있는 책은 이를 81장으로 나누고, 1~37장을 상편, 38~81장을 하편으로 하고 있다.

노담(老聃)은 춘추 시대 말기의 현자로 공자에게 가르침을 주었다는 설이 있다. 초나라 출신으로 주의 왕실에서 벼슬했지만, 주나라의 덕이 쇠하는 것을 보고서 함곡관(函谷關)을 나가서 그대로 행방을 감추었다고 한다. 그러나 노담의 실재를 뒷받침할 만한 문헌 자료는 불충분하다. 그의 존재를 인정하더라도 책으로서의 ‘노자’의 지은이가 노담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책이름으로서의 노자는 ‘노자서(老子書)’ 혹은 ‘노자도덕경(老子道德經)’으로 불린다. 그 용어나 문자 등을 보면 전국 시대 이후의 작품임에는 틀림없지만 누가 만들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도를 체득한 성인─이상적 지자(知者)라는 뜻으로 유가에서 말하는 덕이 있는 사람으로서의 성인과 다르다─만이 이상적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고 하는 그의 정치론은 후에 법가와 결합하여 군주 독재 체제의 확립에 이바지하였고, 또한 힘의 남용을 피하고 전쟁하지 않고도 이기는 방법을 파악하는 그의 군사론은  ‘손자’병법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현대 중국에서는 노자가 말한 변증법적 인식을 높이 평가하지만, 그 사상 전반은 노예주 귀족 계급의 심정을 대변한 것이라고 비판하여 왔다. 그러나 비림 비공 운동(批林批孔: 문화 혁명 때 임표와 공자를 비판하던 것)이 일어난 이래로 그 병가적 혹은 법가적인 측면의 평가를 바로잡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본서에 기술된 훌륭한 명언들로 다음 일곱가지를 요약할 수 있다.

-도(道)를 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영원한 도가 아니다라는 이 문장의 의미는 진정한 도는 절대불변의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 만물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진정한 인식은 사물을 늘 변화 속에서 취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천하는 모두 미(美)를 미(美)라고 알지만, 이것은 추악함이다인데, 이것은 누구든지 아름다운 것은 늘 아름답다고 여긴다. 아름다운 것은 동시에 추(醜)한 것임을 알지 못한다. 모든 대립 개념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구분일 뿐이다. 사물의 일면만 취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이다.

-상선(上善)은 물과 같다, 이것은 바로 최상의 선은 물과 같음을 말한다. 물은 만물을 도와 길러 주면서도 자기를 주장하지 않으며, 사람들이 싫어하는 낮은 곳으로도 내려간다. 물처럼 자기 주장을 하지 않는 사람만이 자유 자재의 능력을 얻는다는 것이다.

-공이 완수되면 물러나는 것이 천도이다. 이 구절의 원래의 뜻은 공을 이루면 자신은 물러나는 것이 천도이다. 정상에 오르면 다음은 내려가는 운명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공이 이루어졌는데도 그 자리를 계속 차지하고 있는 것은 눈에 보이는 재앙을 부른다라는 뜻이다.

-대도(大道)가 폐하면 인의(仁義)가 있다. 즉, 인이라든가 의라든가 사람들이 소란하게 떠들어대는 것은 무위자연의 큰 도가 쇠퇴하여 작위가 세상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도덕 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회가 바로 이상 사회라는 것이다.

-만족할 줄 알면 욕을 당하지 않고, 그칠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이것은 곧 조심하고 있으면 치욕을 당하지 않고, 한계를 알면 위험이 없다. 발전을 그대로 유지하려면 극점까지 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라는 것이다.

-대교(大巧)는 졸(拙)과 같고 대변(大辯)은 돌(?)과 같다. 이 말은 진정으로 교묘한 것은 치졸하게 보이고 진정한 웅변은 눌변으로 들린다는 것인데 결국 진정한 것은 작위가 아닌 자연 그대로인 것임을 기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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