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가슴에는 스승님이 살아 계시는가
당신의 가슴에는 스승님이 살아 계시는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5.3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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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국학원장
매년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선생의 날'이 아니라 '스승의 날'이다. 그러므로 선생님과 스승님은 다른 말이다. 두 분 다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분이시지만  선생님이 지식과 기술을 앞서서 익히고 전하는 분이라면 스승님은 생명의 깨달음을 전달하는 분이다. 스승은 세속의 나이와 권위와, 생사와 관계가 없으니 자신의 자녀일지라도, 이미 돌아가신 분일지라도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맺어 질 수 있는 일이다. 스승은 '나는 누구인가(Who am I)?' 를 철저하게 깨달고 그 깨달음을 제자의 생명 위에 복사하는 분이다.

스승이 있고, 그 스승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쉼 없이 흐르는 삶의 강에서 대나무의 마디처럼 정확한 시기에 올바른 가르침을 주고, 받는 것으로 기적과 같은 행운인 것이다. 어미 닭은 병아리의 탄생을 생명을 걸고 이루니 병아리는 밖을 향해 껍질을 쪼고, 어미는 안쪽으로 같은 곳을 동시에 깨어주니 동시동탁(同時同琢)이다. 어미가 일찍 쪼아 미리 구멍이 나면 병아리는 말라 죽고, 잠시라도 늦게 깨어 주면 질식하므로 어미와 새끼는 생사를 걸고 바로 그 순간 그곳에 집중하는 것이다. 절묘한 시차로 새끼를 살려 내고, 먹이고, 수 없는 생존술을 몸으로 익혀 살아갈 능력을 몸에 체득시키는 것, 곧 '가르침'이다.  '갈다(磨)'와 '치다(育)'의 합성어 '가르치다'는 단순한 방향 '가리킴'의 정보 전달이 아니다. 생명의 탄생과 지속적인 살림으로서의 '가르침'은 무섭게 엄정한 삶 자체이다.

스승 또한 비인부전(非人不傳 사람이 아니면 전하지 마라)처럼 제자를 가르치되 단호한 기준이 있었다. 다물(多勿)을 국시로 고조선의 정신과 땅을 '다물'려 받으려 했던 고구려에는 애국가라고 할 수 있는 다물흥방가(多勿興邦歌)가 있었다. 을밀대를 세운 을밀(乙密) 선인(仙人)이 지어 국민들이 아침저녁으로 부르게 하니, 그는 재상 을소(乙素), 재상 을파소(乙巴素)의 후손이자, 을지문덕(乙支文德)의 선조이다.

나라가 신구(新舊)의 조화로 발전해가며 '효(孝)와 충(忠)과 도(道)’가 스승의 법이 되어 누구나 평등하고 나날이 새로움이라고 온 백성이 노래한다. 태백족의 스승은 '나지도 죽지도 않는 법'을 가르치니 인간의 삶을 가장 가치 있게 하는 천부지모(天父地母)의 법맥이다. 누구나 하늘아버지, 땅 어머니로부터 태어나니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의 가르침은 한인, 한웅, 단군 스승으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를 통하여 이어져 내려 왔다. 개인과 전체의 생명을 걸고 이어져온  '스승과 제자' 라는 깨우침 문화는 어쩌면 인류보편의 최고가치가 아닐까? 그 정신과 에너지를 다물(多勿)려 받아 고구려, 발해의 국혼이 되고 마침내  대한민국을 열었고, 우리는 헌법으로 또다시 스승의 가르침을 폈다.

선조 스승들의 가르침은 가면 지워지고 오면 변하는 단순 정보가 아니라, 피를 통하여 이어져 온 불생불멸의 생명 실현이었건만, 오늘 우리는 그런 스승을 제대로 모시고 있는지 자문 해 볼일이다. 스승은 제자를 가르치고 제자는 스승의 자리를 후세에 평가 받게 한다. 깨달음의 스승은 자체로 완전하지만 제자와 후세들에 의하여 평가 받는다. 인류의 스승이라는 예수님, 부처님, 공자님, 소크라테스는 제자들의 행적에 의하여 기록되고 평가 된다. 단순히 돕고 배우는 멘토의 인간관계를 넘어서서 ‘모든 것의 모든 것’일 수도 있는 스승과 제자의 문화역시 세계인에게 내세울만한 진실하고 아름다운 한민족의 문화, 코리안 스피릿이다. 스승에 의하여 바르게 성장한 제자라면 그 스승님을 '나의 스승님, 우리의 스승님, 모두의 스승님'으로 진화시켜 드려야 한다.

나에게는 살아계신 스승이 계시다. 그 스승은 '제자를 정상인으로 성장시켜, 그 스승의 스승이 되도록 하는 존재이다.'라고 당신을 정의 하신다. 인간사랑, 나라사랑, 지구사랑만이 무릇 사람으로 태어난 존재의 삶의 목표라고 보여줌으로 가르치신다. 그러하므로 제자 된 자, 한 숨, 한 숨, 일 거수 일 투족 마다 자신에게 물어 볼 일이다. '내 가슴엔 똑 같이 닮아가고 있는 스승님이 살아 계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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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1-06-08 16:15:04
"‘모든 것의 모든 것’일 수도 있는 스승과 제자의 문화역시 세계인에게 내세울만한 진실하고 아름다운 한민족의 문화, 코리안 스피릿이다." 스승이란 말이 무색한 요즘 스승과 제자문화에 대한 말씀은 정신이 번쩍 뜨이게 합니다. 스승과 제자문화는 우리민족이 다시 되살려야 할 귀한 문화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귀한 가치를 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