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뒷 모습이 아름다운 사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7.0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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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시인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스치고 부대낍니다.
사람마다 모습이 다르니 생각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니 삶의 방식이나 가치관도 다를 수밖에 없겠지요.
서로의 다름에서 시행착오를 하게되고 그런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낍니다.

때때로 삶의 지표로 삼고 싶은 인격을 만날 때엔 감동을 받기도 하지만 더러는 마땅찮은 진공의 인격을 경험할 때엔 적잖은 실망을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형태의 이해관계를 맺습니다.

서로 좋은 관계일 때에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 없는 듯 듣기 좋은 이야기만 하며 금방 간이라도 내어 줄 듯이 쉽게 다가오고 쉽게 합류를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사람이 있을까”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러나 추구하던 일련의 문제에 대한 이해관계가 끝나고 더이상 서로의 관계에서 추가적인 부가가치를 느끼지 못할 때 우리는 그 사람의 뒷 모습, 급기야 마지막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해관계가 끝나고 조금씩 멀어질 때에도 처음과 끝이 한결 같은 사람, 즉 이성과 객관적 상식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뒷 모습이 있는가 하면 좋은 관계였을 때의 모든 것들은 물거품처럼 사라지고 멀어져가는 사람의 뒷 모습에서 들리는 비난과 험담이 억울하리만치 증폭되고 심지어는 재생산되기도 하여 사람과 삶에 대한 회의마저 느끼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을 것입니다.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사람의 속은 그 사람의 뒷 모습만으로 많은 것을 판단할 수 있으며 뒷 모습이 어떠한가로 그 사람의 인격과 성품을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과응보라는 말은 공연히 있는 것이 아니며 괜한 말이 아님을, 그러하니 내가 바라지 않는 언행은 남에게도 하지 말아야 함을, 누구든 자신의 뒷 모습은 뒷 사람만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바로 이것이 날마다 말갛게 세수를 하고 단정하게 앞 모습을 다듬듯, 내가 볼 수 없는 뒷 모습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하는 이유인 것입니다.
-‘뒷 모습’- 이채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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