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한판 승부
인생은 한판 승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7.3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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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숙/진주교대부설초등학교 교사
여름 방학을 기다리는 마음은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규칙적인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한 가지라도 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무척이나 즐겁고 기대되기 때문일 것이다. 나에게는 더 특별한 세상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였다. 다른 사람들은 경험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며 나만의 소중한 경험으로 감사한 마음까지 더해졌다.
경북 문경시에서 열리는 제48회 대통령기전국장사씨름대회(2011.7.19 ~ 7.25)에 갈 기회가 주어졌다. 씨름대회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되었지만 관중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라고는 씨름 선수들과 선수들의 부모님, 씨름 지도자 정도였다. 초등학교부, 중학교부, 고등학교부, 대학부에서 일반부까지 전국의 모든 씨름선수들은 한자리에 다 모여서 실력을 겨루는 큰 경기였다. 하지만 텅빈 씨름장, 일반 관중은 거의 없는 씨름장의 모습은 너무 안타까웠다. 그동안 열심히 연습을 해 온 선수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경기를 하고 있건만 누구하나 파이팅을 외치며 선수를 응원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름대로 연습한 씨름 기술을 사용하여 상대편 선수를 넘어뜨리면 어디선가 외마디 응원소리가 간혹 들려왔다. 선수의 어머니인듯 보였다.
이런 큰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을 지켜보는 부모님과 그동안 꾸준히 지도해온 지도자들은 얼마나 가슴을 졸이며 애태울까. 또 시합을 하는 선수들은 얼마나 긴장될까. 정말 혼자라도 전 선수들을 응원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였다.
더욱 긴장되는 것은 씨름의 승부는 단판이라는 것이다. 단 한판에 희비가 엇갈리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니 이겼다고 마음이 통쾌하지는 않았다.
반대로 졌다고 해서 낙심할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는 말처럼 지고나면 풀이 죽어 고개가 절로 떨구어지는 모습은 정말 안타까웠다. 단판 승부는 신중하게, 2분이라는 경기 시간을 아끼면서 경기를 해야 이길 수 있을 것 같았다.
흥이 점점 줄어드는 씨름판이 다시 흥겨운 기운으로 되살아나기를 바라며, 전국에서 그래도 아직 씨름이라는 운동을 부여잡고 땀흘리는 많은 젊은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알게 되었다. 조상들의 전통을 이어받아 많은 사람들이 즐겨하며 훌륭한 민속경기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알아주며, 관심과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었으면 한다.
단판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씨름 경기를 보면서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사람의 일생이 단판승부와 같지 않을까. 우리는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이 순간에도 보내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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