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 녹색 휴가를 제안한다
저탄소 녹색 휴가를 제안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8.01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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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식/진주YMCA 사무총장
이상 기후와 국지성 소나기로 인해 서울을 포함한 중부지방에는 물폭탄에 의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였다. 이런 일이 농촌지역이나 개발이 더딘 지역에서 일어나기 마련이었는데 한 10여년전부터 도시에서 수해가 더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와 같은 자연 재해가 발생하는 이유는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무분별하게 자연을 훼손한 것에서 기인하며,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의 무한한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한반도는 기후 관측이래 근 100년간 지구 온도 상승의 3배인 1,5도가 상승했고, 기온 상승으로 인한 피해를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가 직접적으로 보고 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휴가를 떠나는 차량, 에어컨, 선풍기 등 모든 것이 전기 에너지다. 우리나라의 전기 생산의 원료는 거의 화석연료인 석유, 석탄,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
결국 더위를 피하기 위해 온도를 더욱 상승시키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환경부를 비롯한 정부와 민간 환경단체에서는 여름철 휴가를 녹색휴가 보내기를 정책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휴가 떠나기 전에 가정에서는 플러그뽑기, 냉장고비우기, 일회용품 휴대안하기, 승용차이용안하기·경제속도준수·공회전금지·트렁크비우기·타이어공기압체크 등을 권장하고 직장에서는 플러그 뽑기, 안내간판끄기, 승강기절전 등을 실천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휴가지에 가서도 숙박시설 실내온도적정유지, 전기제품사용자제, 자전거이용하기, 일회용품 사용안하기, 전기없는 하루보내기 등을 실시할 것을 권면하고 있다.
정부의 이와 같은 캠페인은 결국 탄소 발생을 줄이고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실천활동을 국민적으로 하자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풍기나 에어컨, 그리고 자동차가 없이 살았던 우리 조상들은 더위를 워떻게 피하고, 휴가를 어떻게 즐겼을까. 물론 100년전의 더위와 지금의 더위는 차이가 있지만 더위를 피하고 휴가를 즐기는 것은 같은 이치였을 것이다.
옛 선인들 가운데 대표적으로 더위를 피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기록한 분이 바로 조선 후기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다. 1824년 여름 ‘다산 시문집’을 통해 8가지 피서법을 소개하고 있다.
첫째, 깨끗한 대(竹) 자리에서 바둑 두기. 둘째, 소나무 단(壇)에서 활쏘기. 셋째, 빈 누각에서 호젓하게 투호놀이를 즐기기. 넷째, 느티나무 그늘에서 그네뛰기(여성). 다섯째, 연못에서 연꽃 구경하기. 여섯째는 숲속에서 매미소리 듣기. 일곱째, 비오는 날 시 짓기. 여덟째, ‘탁영탁족(濯纓濯足)’이다.
이렇듯 다산 선생님은 자연의 지혜에 순응하고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이열치열의 정신이 더위를 피하고 이기는 방법이라고 했다.
 또한 조선 숙종조의 윤증은 독서로 더위를 이긴다고 했고, 조선 말기 이유원은 ‘임하필기’를 통해 “여름 평상에서 죽부인을 두고 수족을 쉰다”고 했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멀리 해안가나 계곡을 찾아 멀리 떠나기 보다는 고향의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는 고향으로 가기를 권한다.
에어컨과 선풍기, 냉장고에 의존 하지 않고 죽부인, 부채, 화문석, 삼베옷과 이불, 등목하기, 더위를 이기는 음식 먹기, 독서하기 등을 통해 여름휴가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멀리 승용차를 이용하여 유명한 해수욕장을 찾아가고, 이름난 계곡을 찾아가서 더위를 피하는 휴가보다는 평소에 쉽게 찾아가지 못한 고향을 찾아 작은 계곡에 발을 담그는 재미와 지구를 살리는 착한 일을 하는 일석 삼조의 휴가가 아니겠는가.
옛 친구들과 뛰어 놀던 추억을 상상하고, 산 속 계곡의 차가운 물소리를 들으며 돗자리를 깔고 낮잠을 청하고 독서를 즐겼던 선인들의 여유를 배우고 즐겨보는 휴가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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