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켓
에티켓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8.01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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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종근/진주보건대학교
관광계열 교수
사회가 발전하고 국가간 교류가 일상화되어감에 따라 국제적으로 지켜야 할 예의범절, 즉 에티켓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져 가고 있다. 에티켓(Etiquette)이라는 용어는 원래 프랑스어 ‘Estiquier’에서 파생된 말로 그 뜻은 출입금지라는 나무말뚝에 붙인 표지판을 의미한다. 출입금지라는 말이 오늘날의 예의범절이라는 의미로 사용된 유래는 다음과 같다. 옛날 베르사유궁정의 화원에 어떤 사람이 아름답게 꾸며진 꽃들을 보다 가까이서 보려는 욕심에 그만 꽃밭을 밟아버린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다. 이런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되자 화원 주변에 출입금지라는 뜻으로 말뚝을 박아 출입을 금지하게 되었는데 이때 말뚝에 써있던 말이 프랑스어의 에티켓이었다. 단순히 화원 출입금지라는 뜻에서 비롯된 이 말은 점차 남의 “마음의 화원”을 해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게 되었고, 일정한 거리에서 바라보며 감상하는 화원은 더 큰 행복감과 즐거움을 주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사이 사람들은 강제적 규칙이 자율적 규칙으로 변화해 가면서 일상생활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어 오늘날 “예의범절”이라는 뜻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서양의 예의범절, 즉 에티켓의 기본개념은 다음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라. 둘째,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 셋째, 상대방을 존경하라. 이 기본개념의 공통점은 자기중심이 아닌 상대방 중심으로, 타인을 배려하는 이타적(利他的) 사고인 것이다. 여기서 타인이란 자신 이외의 모든 사람을 의미하며 부모, 형제, 친지는 물론이거니와 친구, 고객, 직장동료 등 중요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에서 길거리에서 만난 행인과 같이 자신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도 당연히 포함된다. 호감을 주고, 폐를 끼치지 않으며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속에서도 ‘에티켓’을 유지, 주변사람들로부터 호감을 얻게 되고 행복한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준다는 말은 사람들에게 매력적(Charming)으로 보이도록 노력한다는 의미이다. 길거리에서 어깨를 부딪쳤을 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는 행위가 ‘매력적으로 보이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폐를 끼친다는 말은 자신의 편익을 위한 행동이 타인에게 폐가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통화를 하거나 길거리에서 침을 뱉는 행위는 자신에게는 필요한 행위일지는 몰라도 주변사람들에게는 폐가 되는 것이다.
상대를 존경한다는 말은 모든 에티켓의 기본이 되는 것으로 자신의 합리적인 판단과 감정에 따른 언행으로 인해 상대방이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한번 더 생각하는 것을 의미한다. 고객이 왕이라는 생각에 종사원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직장의 상사이기에 부하직원을 비인격적 언행으로 대하는 것은 모두가 쌍방간 역학관계에 따라 그 감정을 표현하지 않을 뿐, 에티켓이 없는 사람이 되고 마는 것이다.
결국 에티켓이란 자신과 상이한 판단과 문화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나만이 옳고 나와 다른 생각은 모두가 틀렸고, 내가 인정하는 문화와 상이한 문화는 부정의 대상이라는 사고가 에티켓의 가장 큰 장애물인 것이다.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나라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와 같은 에티켓이 생활속에 젖어 있으며 이러한 문화는 다른 국가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자 우리 스스로는 자긍심으로 여겨왔다. 예로부터 지켜오던 이 아름다운 “미풍양속”이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따라 다소 퇴색되어 가는 느낌이다.
최근 다문화가정을 이룬 외국인들의 급증으로 상이한 문화와 공존하게 된 지금, 우리의 문화에 익숙하지 못한 그들에게 더욱 에티켓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부 국가의 외국인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며, 우리보다 가난한 국가의 외국인에게는 전혀 다른 행위를 하는 것은 비굴한 자세로 비쳐지기 쉽다. 호감을 주고, 폐를 끼치지 않으며 존경하는 마음은 가지는 것은 상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아니며, 달라져서도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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