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의 친구·상담자·주치의가 되어야
부모가 자녀의 친구·상담자·주치의가 되어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7.2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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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 진주 대아중학교 학부모 회장

 
부모는 아이를 낳아 품에 안는 순간, 가슴 떨리는 감격과 만난다. 그리고 이 생명에 대한 깊은 감사와 함께 아이가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세상과 조화롭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를 하게 된다. 이렇게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어 함께 살아갈 한 생명맞이에 대한 거룩한 예식 같은 이 기도는 평생 자식을 향한 부모의 욕심 없는 가장 소박한 기도문이기도 하다. 그러니 부모는 가끔 아이가 다치거나 아프면 차라리 내가 대신 아팠으면 하는 것이다.

품 안에 있던 우리 자녀들은 어느새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이웃을 만나고, 또래 친구를 만나면서 사회성을 형성해 간다. 유치원에서 시작해서 단계적인 공교육과 각종 사교육의 집단 속에서 적응해 가는 것을 본다. 이 속에서 내 자녀가 당연히 무탈하게, 아무 문제없이, 행복하게 모든 이들과 관계를 맺어가기를 바랄 뿐이다.

그러나 이 관계 맺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사람답게 살아 갈 기본 소양을 배우라고 보내는 학교 여기저기에서 자꾸 삐걱대는 소리가 들린다. ‘학교폭력’이라는 달갑지 않은 이름으로 귀하디귀한 우리 자녀가 어느 순간 가해학생으로, 피해학생으로 불리어지게 된 것이다. 얼마 전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으로 연수를 받으면서 부모로서, 어른의 한 사람으로서 아이들에게 왠지 모를 미안함과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제는 더 이상 아파하는 아이가 없도록 학교를 비롯해 사회 여러 단체에서 폭력 없는 학교, 학생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그럼 우리 학부모가 함께 할 일은 무엇인가? 대체로 부모는 ‘설마하니 내 자녀가 가해 학생이 될 리가 있나, 하필이면 내 자녀가 피해학생이 된단 말인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야말로 부모가 자식들을 늘 따라다닐 수도 없으니 어느 순간 내 자녀가 어떤 모습으로 생활하고 있는지 관심과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사랑과 믿음의 눈으로 자녀를 바라보며 자녀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자기표현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건강한 가정환경을 만드는 것은 부모의 가장 우선적이고도 중요한 임무이다. 내 자녀의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아서 혹시나 발생하는 작은 문제가 있다면 더 이상 커지지 않게 막아야 한다.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의 치유는 가정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부모는 자녀의 친구이자 상담자이자 주치의가 되어야 한다. 쉽지는 않으나 이제는 내 자녀가 가정에서 충분한 사랑을 받고, 그 사랑으로 다른 사람도 충분히 사랑할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우선 내 가정부터 자세히 살펴보아야 할 때이다. 내 자녀의 두 눈을 마주보고 두 손을 마주 잡자. 가슴 가득 안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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