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과 청년
오디션 프로그램과 청년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5.3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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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식/진주YMCA사무총장
슈퍼스타K2, 위대한 탄생, 나는 가수다, 오페라스타, 신입사원 등 요즘 지상파 텔레비전과 케이블 텔레비전에서 방송되고 있는 리얼리티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이들 프로그램 말고도 KBS에서 글로벌 리더를 선발하는 프로그램과 SBS의 피겨스케이터와 배우를 모집하는 서바이벌 게임 방식이 도입된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제작 방영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참가자를 모집하면서 엄청난 참가자 숫자를 기록하고 보기 드물게 시청률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MBC의 신입사원은 나이, 학력 등 지원 자격을 철폐하여 새로운 포맷의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리고 시청률 올리기에 급급한 방송사들은 아류, 속편, 복사판 프로그램이란 평가를 등지고, 앞 뒤 안보고 시청률 경쟁을 의식하면서 대한민국을 리얼리티 서바이벌 예능 프로그램 천국으로 만들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참가자의 자격 조건을 파괴하고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꿈을 펼치고 성공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순기능도 있다. 그러나 MBC에서 방영되고 있는 신입사원의 경우 목소리, 행동, 이름, 모습, 개인정보를 포함한 모든 사항을 프로그램 제작에 사용할 수 있는 권리, 제작팀에 의해 수정된 결과물들을 프로그램에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MBC에 부여한다는 항목에 대한 동의, 사생활 침해 등에 대해 MBC가 보상할 의무가 없음을 확인하는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어 개인의 사생활과 권리를 너무나 많이 침해한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이러한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아무리 개인의 인생사 굴곡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승리자가 된다는 인생 역전의 희망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하지만, 청년들의 실업과 관련하여 생각해 본다면 너무나 처참한 현실이 되고 만다.

 예를 들면 MBC 신입사원의 경우는 출연자들이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출연했다가 중도에 탈락한 사례가 속속 나오고 있다. 그리고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한 수십만 명의 청년들이 가수가 되기 위해 그 엄청난 낙타 바늘귀 통과에만 매달린다면 그 많은 청년 낙오자들은 어떤 현실일까?

탈락자 가운데 많은 청년들은 관련된 학원으로 실력을 쌓기 위해 인생 유전을 하던가, 아니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방송국을 바꿔가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인생을 통째로 이런 프로그램에 맡기는 사례는 더욱 많아 질 것이다.

이러한 우려는 대학의 실용음악 학과의 경쟁률 과다로 나타나고, 실용음악을 지도하는 사설학원의 등장과 기업화가 이러한 우려를 증명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방송국 이동 출현을 시청자들이 찾아내 인터넷에 올리는 사실이 이것을 말해주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 학생들의 자살은 예견된 일이었을지 모른다. 교육과정에서 인생과 관련하여 90% 이상의 학생들이 교육을 받은 경험이 없다는 조사 결과는 엄청난 충격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자신의 어려움에 대해 주위의 친구나 친지, 또는 선배에게 상담을 의뢰하거나 의견을 나누기 보다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겨내지 못하고 쉽게 죽음을 택한 것이 현재 청년들의 모습이다.

필자는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진 우리나라의 방송사들이 오디션 프로그램과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도입해 방송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탈락자와 청년을 위한 새로운 희망과 새로운 전망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이 사회가 유지된다고 생각한다.

시청률이 떨어지면 자연적으로 없어질 이러한 프로그램이 세상의 젊은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극소수 청년의 일자리와 꿈을 실현한 기쁨이며, 대다수 청년들에게는 허탈감과 공허함만 안겨준다.

성적 지상주의, 목표 달성 지상주의, 경쟁 지상주의가 판치는 현실에 이러한 프로그램의 홍수는 대한민국을 진정 희망찬 국가로 만들어 내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홍수를 차단할 특단의 대책이 반드시 필요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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