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의회 강길선 시의원
얼마 전 일이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필자는 집에 있는 재활용 쓰레기를 완벽히 처리하기 위해 열심히 종류별로 분리하고 있었다. 쓰레기 분리에 한창 몰두해 있던 중 한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들은 초등학교 3~4학년 쯤 되어 보였는데 재활용 분리수거와 관련해 궁금한 것이 많았는지 아버지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는 것이었다.
“아빠. 이건 어디에 버려야 돼요? 이건 플라스틱이에요 아니면 스티로폼이에요?” 등등.
아들의 수많은 질문에도 아버지는 한마디 답이 없었다. 아마 아버지의 성격이 매우 근엄하던지 아니면 아들의 질문에 답하기가 귀찮았는가 보다. 당시 상황으로 보면 아마 후자가 맞을 것이다.
헌데 그런 느낌을 필자만 받은 것이 아니었다. 옆에서 쓰레기를 정리하고 있는 아파트 경비아저씨도 필자와 같은 느낌을 받았는가 보다.
필자는 이런 상황을 지켜보면서 이 아이가 경비아저씨에 대한 아버지의 행동을 보며 폭력의 정당함을 느끼지나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물리적 폭력 뿐 아니라 언어 폭력도 심각한 폭력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아이가 후에 학교 폭력의 가해자가 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으며, 조금 비약해서 말하자면 이 아이가 나중에 부모를 폭행하는 폐륜아로 성장하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에까지 마치게 됐다.
학교폭력은 학교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친구를 때리고 선생님을 때린 학생들이 성장해서 부모를 폭행하지 말란 법이 없다. 아니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런 학생들이 부모를 폭행할 확률이 훨씬 높다. 학교폭력은 가정폭력으로 이어지고 또 가정폭력은 사회폭력·국가폭력으로 번져 나갈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이러한 폭력의 사회적 확대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인격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모들의 올바른 가정교육이 절실하다는 생각이다. 흔히 말하는 ‘오냐 오냐’하고 아이를 키우면 그 ‘오냐 오냐’가 주먹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또 내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는 일이 우리나라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는 일이라는 사명감을 가진다면 학교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첩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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