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셧다운제
게임 셧다운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5.30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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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상/한국교원대학교
컴퓨터교육학과 교수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청소년들의 게임 접속을 전면 금지하는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국회 법안심사소위(법안소위)를 통과했다고 해서 인터넷 사용자들 가운데 격앙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 많다. 이 법은 정해진 시간동안 청소년들의 온라인게임을 강제로 차단하겠다는 것으로 자정부터 시작된다고 해서 이른바 '신데렐라 법'이라고도 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성향에도 남녀차이가 있어서 미국의 카이저 패밀리 재단에서 조사한 연구에 의하면 청소년 중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3대 1 비율로 더 게임을 많이 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었다. 남자아이들이 게임에 치중하는 반면 여자아이들은 주로 언어적인 활동들인 이메일, 채팅이나 홈피 방문과 같은 것을 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차이의 원인이 어디로부터 비롯되는가에 대하여 의견들이 많지만, 어떤 심리학자는 여성들은 기술에 관해 말할 때는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 가에 초점을 모으는 반면에 남성들은 일종의 무기처럼 대한다고도 한다. 즉, 여성들은 기술을 이용하여 무엇인가를 만들 수 있는가를 생각한다면 남성들의 경우에는 기술이 자신에게 어떤 힘을 줄 수 있는가 하는 점에 대하여 생각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성들은 더 속도에 관심이 있게 되고 여성들은 유연성에 관심을 둔다고 한다. 또한 여성들은 이것을 이용하여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남성들은 이런 것을 이용하여 부여받게 되는 자율성에 초점을 모은다는 것이다.

비단 이런 연구뿐만 아니라 집에서 사춘기 자녀들을 길러 본 사람들이라면 컴퓨터나 인터넷 사용 성향에 있어서 아들과 딸의 차이를 한 번 쯤 느껴 보았음 직하다. 아들은 주로 게임, 그것도 무언가를 빼앗고, 침입자를 방어하고 하는 그런 게임에 컴퓨터 사용 시간의 상당 부분을 보낸다면, 딸은 미니 홈피를 꾸미고, 채팅하고 이런 일들에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니 말이다.

남녀 아이들이 다 컴퓨터를 사용하지만 유독 온라인 게임에 적용될 법을 만들고자 하는 것은 부모들이 볼 때 아이들이 게임에 너무 빠져 지내는 것 같아서 그런 청원이 많이 발생했기 때문일 것이다. 거기다가 롤플레잉 게임(RPG)은 아이들 끼리 팀을 짜서 하기 때문에 유대감도 갖게 되고, 친구 끼리 시간을 맞추어 접속해야 되므로 사춘기 때에 끼리끼리 어울리려는 아이들의 습성과 잘 맞는다고나 할까. 문제는 그러다 보니 아이들이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컴퓨터 앞에 앉고 그것도 의미도 잘 모르겠는 무슨 게임에 푹 빠져 지내니, 가뜩이나 대화가 어려운 사춘기 자녀를 둔 부모의 마음인들 오죽 하겠는가?

  이런 게임에 치중하는 청소년들의 문제를 외국의 정보통신 교육 관계자들과 이야기 하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이런 문제가 주로 한국, 대만 그리고 일본과 같은 나라들에서 주로 이야기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외국의 학자들은 왜 그런 문제가 생기는 지 오히려 되묻곤 한다. 단순히 아시아권의 국가들이 정보통신 시설이 더 많이 구축된 점이 없잖아 있지만 단순히 이런 원인이 컴퓨터가 많기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무언가 꺼림칙하다.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에 심리 사회적인 문제와 연관이 있고 특히 게임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사람들은 심리사회적 문제에다 육체적인 활동이 적으며 학교에서 덜 행복감을 느낀다는 연구도 있다. 사춘기 학생들이나 청소년들이 컴퓨터에 빠지고 인터넷 온라인 게임에 빠져 지내는 것 같이 보이는 것은 어쩌면 그들이 놓인 처지가 그만큼 질박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못하다.

 무거운 가방과 더 무거운 대학 입시라는 한 가지의 잣대로, 체육활동도 별로 없이 학교를 오가는 중고등학생들, 그들이 진 그 무거움을 덜어주기 위하여 정치나 사회가 노력하기보다, 우선 쉬운 규제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진정 이 땅의 청소년들의 어려움을 알기나 하는 지 묻고 싶다. 그렇다 하더라도 게임이나 인터넷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지혜롭지 못한 것이나, 젊은이들이여 절제하며 살아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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