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복 동상의 무언의 가르침 배워야
이승복 동상의 무언의 가르침 배워야
  • 최정호 지역기자
  • 승인 2013.08.11 13: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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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 12월 9일 아홉 살의 어린 몸으로 모진 채찍 사정없이 몸에 박혀도 꺾이지 않는 뜻은 공산당이 싫어요. 핏빛보다 붉은 그 한마디 외침은 이 배달민족의 가슴마다에 자유와 평화를 지킬 용기를 영원히 불러일으킬 지니...“라는 내용을 담은 이승복 동상을 진주 팔각회가 1978년 6월 6일 진주시 상평동 송림공원에 건립했다. 지금은 몇몇 글자가 세월의 흔적과 함께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마모되어 있다. 이승복 동상이 의미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가. ‘공산당이 싫어요’ 이 한마디로 무자비한 공비에 의해 칼을 맞고 몸을 받쳐 양심과 정의를 지킨 어린 용사로서의 투철한 반공정신을 전하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이제는 시민, 학생, 유치원생도 반공 이데올로기의 퇴조와 함께 송림공원 이승복 동상은 역사의 뒤안길로 묻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송림 공원에는 2002년 4월 이전 까지만 해도 호국 영령을 기리는 충혼탑이 있었다. 그 자리에 지금은 잘 단장된 어린이 놀이터가 개설되어 유치원생을 비롯한 어린이들이 즐겨 찾고 있다.

이곳을 지나다보면 머리에 스쳐가는 생각은 허공을 향하여 부르짖고 서있는 동상을 어린이 놀이터로 이전 했으면 한다는 것이다. 이곳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호국 영령들을 안치했던 자리이기에 이승복 동상과 그 의미의 맥이 같지 않을까.

수많은 어린이들이 놀이터를 찾았을때 바로 앞에 동상이 있으면 쳐다보게 될 것이고 안내판을 통해 읽게 될 것이며 누군가는 교사에게 물어볼 것인데 자유와 평화 호국 정신 조국애를 갖게 되는 계기가 마련되지 않겠는가.

퇴조해가는 반공 이데올로기는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승복 어린이의 처절한 죽음 속에 나라사랑, 용기와 의로움, 이곳을 찾는 어린이와 교사, 젊은 세대들에게 동상의 의미와 목적을 다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요즘 송림공원을 자주 찾아가보면 누구하나 이승복 동상에 대해 관심 갖는 이가 없다. 이전까지만 해도 한 어르신이 스스로 동상에 도색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기력이 다 했는지 다른 사람을 데려와 대신 도색을 하게하고 수고비를 주고 있다는데 씁쓸한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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