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이 빚어낸 절경, 거창 송계사 계곡
덕유산이 빚어낸 절경, 거창 송계사 계곡
  • 한송학 기자
  • 승인 2013.08.22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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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창한 숲ㆍ골짜기 마다 맑은 물 굽이쳐

높고 낮은 산과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품속에 자리하고 있는 거창은 울창한 숲 사이로 골골이 아름다움이 가득한 골짜기와 골마다 맑은 물이 굽이굽이 휘어지는 계곡을 간직하고 있다.


거창군 북상면 소재지를 중심으로 왼쪽에 삿갓샘에서 발원된 물줄기를 따라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서출동류 물줄기를 간직한 월성계곡이 있다면 오른쪽에는 덕유산이 빚어낸 아름다운 절경을 간직한 송계사계곡이 있다.

연일 전국을 달구던 폭염도 이제 절정을 지나 기세가 다소 수그러드는 모습이다. 가는 여름이 아쉬운 듯 여기저기서 울어대는 매미소리가 더욱 커지면서 산과 들에는 가을을 준비하는 꽃들의 속삭임도 들린다.

좀 늦은 감이 있더라도 이글거리는 태양의 뜨거운 열기를 피해 바쁜 일상을 접고 잠시라도 쉬고 쉽다는 생각이 들면 산 아래 물 맑고 경치 좋은 덕유산이 빚어낸 아름다운 계곡으로 떠나기를 추천해 본다.

덕유산은 그 너른 품안에 많은 마을을 안고 있다. 굽이굽이 산줄기는 수많은 능선과 골짜기를 만들고, 골짜기 골마다 흘러내리는 맑고 깨끗한 물줄기는 자연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절경을 간직하고 있다.

덕유산은 아름다운 경치만큼 산세가 가파르고 험준하지만 향적봉 산행길을 관문으로한 울창한 숲이 산을 감싸고, 영취봉에서 발원한 맑은 물이 사시사철 계곡을 따라 유유히 흐른다.

산의 정기가 강할수록 많은 사찰이 자리 잡는다고 한다. 덕유산이 그러하다. 덕유산의 강강한 기세를 받아 옛날 무주구천동에 일곱 개의 사찰이 있었으며 북상면 일대에도 일곱 개의 사찰이 있었지만 지금은 송계사만이 고찰로 남아 있다.

덕유산 수리봉의 남쪽 기슭 수유동 골짜기에 불교 조계종 제12교구 본사 해인사 말사인 송계사가 자리 잡고 있으며, 북덕유산 골짜기를 따라가는 송계사 계곡은 청정자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또한 매표소에서 송계사로 향하는 1㎞의 숲 속 산책길은 하늘을 찌를 듯한 해묵은 전나무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전나무 숲길을 따라 들리는 산새소리, 물소리를 듣고 걷다보면 어느새 자연과 하나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송계사는 신라(진덕여왕 6년) 652년 원효와 의상대사가 영취사를 창건하고 그 부속암자로 다섯 개의 암자를 지었는데 그 중 하나가 송계암이었다. 이후 영취사가 폐사되고 지금의 송계사가 그 전통을 이어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송계사 대웅전 정면에 자리 잡은 수리덤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겨울 송계사의 설경은 북덕유산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장관을 연출한다.

송계사 계곡 곳곳에는 소, 폭, 담이 있어 무주의 구천동계곡에 지지 않을 만큼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다.

계곡을 따라 걷다보면 저 멀리 갈천서당이 보이는 아름다운 숲이 펼쳐진다. 갈계숲이다. 은진 임씨인 갈천 임훈 선생의 형제들이 노닐던 뜻 깊은 곳이다.

아름드리 소나무, 물오리나무, 느티나무가 숲을 이루고 각기 다른 모습의 정자가 자리 잡고 있다. 신선이 타고 놀고 싶을 만큼 아름답다는 가선정, 선비의 기상이 물씬 풍기는 도계정이 있으며 숲 안쪽 병암정은 여인의 모습을 연상할 만큼 앙증맞고 아름답다.

덕유산 지붕에서 시작한 송계가 갈천에 이르러 동서로 시냇물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자연의 섬 갈계숲은 솔바람 속에 선비들의 고결함이 담겨져 살랑거린다.

덕유산의 서출동류 물줄기를 간직한 월성계곡과 아름다운 절경을 간직한 송계사 계곡에서 흐른 물은 옛날 백제 무왕인 서동이 해후한 선화공주를 데리고 백제로 가면서 잠시 땀을 씻기 위해 쉬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행기숲을 지나 용트림하듯 굽이쳐 흐르는 계곡의 끝자락 용암정으로 발길을 돌린다.

용 바위 위에 앉아 있는 용암정은 명승88호로, 통나무 계단을 딛고 정자위에 오르면 저 아래 용소가 굽이쳐 흐른다. 그 물속에 밤에는 달이 잠기고 낮에는 용트림으로 물결이 바위를 치면서 힘차게 흐르니 이름나기를 멀리하고 겸허한 마음으로 세월을 보내기에 이 보다 좋은 곳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서출동류 월성계곡과 아름다운 절경 송계사 계곡 트레킹은 일상을 탈피해 선비들의 겸허한 마음을 배우고 아름다운 경치에 세월의 시름을 잊을 수 있다. 막바지로 치닫는 한여름 더위를 피해 거창의 계곡으로 트레킹을 떠나보면 어떨까.
 

 

자연의 섬 갈계숲
거창군 북상면에 위치한 명승88호 용암정 아래의 용소가 굽이쳐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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