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중년
아름다운 중년
  • 김봉철 기자
  • 승인 2013.08.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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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시인
 

고요한 것이 있다면 바다만이 아닐 것이며 넓어서 편안한 것이 있다면 하늘만이 아닐 것입니다.

중년에 아름다운 당신의 눈빛이 그러하고 가슴이 그러하고 중년에 온화한 당신의 표정이 그러하고 생각이 그러합니다.
세월의 오랜 정을 소중히 여기고 진실한 마음의 참됨을 알기에 문득 그리워지는 사람 하나 어둠 속 별이 되어 빛날 때
깊어도 때로는 외롭던가요 외롭다가 슬프기도 한 눈빛으로 흘러도 보이지 않는 가슴 속 눈물 중년에 아름다운 당신의 모습입니다.
떠나간 이름 하나 긴 하루로 남았던 기억 어느 날 너와 나의 만남이 엷은 꽃잎으로 다시 피어날 때 넓어도 때로는 그립던가요 타다 남은 불씨에 실바람이 불어오면 달래고 재우는 버들잎 손길 중년에 아름다운 당신의 마음입니다.
가고 오는 세월은 유수 같아라 부질없는 욕심을 버리고 나니 한줄기 노을빛이 더욱 아름다워 중년인 내 나이를 사랑하렵니다.
-"중년에 아름다운 당신" 이채의 시-

들길을 걷다 보면 이름 모를 꽃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의 일상처럼 작고 소박한 꽃들이 산들산들 바람을 타고 웃음 지을 때 살며시 손을 내밀어 볼을 쓰다듬으며 아무도 불러주지 않는 예쁜 이름 하나 지어주고 한참을 앉았다가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는 가만히 그리워 어루만져보는 여느 때와 다른 무엇이 뭉클하도록 남아 있습니다.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이름 모를 꽃에게 그 하나의 이름을 불러주고 오늘은 그 꽃과 인연을 맺었으니 굽이굽이 간직하지 못한 사람만이 인연이 아니고 눈에 비치는 모든 것 마음으로 스치는 모든 것들이 다 인연인 것을 나이가 들수록 이름 모를 꽃이, 그 꽃빛이 더 예쁜 것은 놓아버린 인연의 애잔함 때문일까
앞뒤 세월에 꽃은 만발하여도 어쩌다가 꽃잎의 나이로 살지 못하고 기억 속에 새겨진 그토록 반가운 사람들, 그리고 눈물 나도록 아름다운 꽃을 보면서도 마음의 꽃이 되지 못하여 가끔은 서글픈 사색 잊혀져간 하나하나의 꽃 이름을 떠올리며 스쳐간 인연들을 고운 가슴으로 담을 수 있기를 조금만 더 서로의 다름을 이해할 수 있기를 무릇 완전하지 않은 사람이라 지극한 사랑의 감동에도 늘 목말라하는 탓이요.
진실과 믿음을 주고받으면서도 흔들리는 갈등에 중심을 잃고 후회하는 탓이요.
언젠가 당신이 보여준 그림이 왠지 흐트러져 보여 설령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이제는 조용히 당신을 부르며 웃을 수 있습니다.
-"중년의 당신이 아름다울 때" 이채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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