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이주일 씨의 죽음
코미디언 이주일 씨의 죽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9.02 15: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고인인 분에 대한 결례를 무릅쓰고 이글을 쓴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말이다.

"이주일 씨가 왜 돌아가신 것 같으냐?"고 암 환자들에게 질문하는 것이 필자의 버릇이 되었기에 결례를 하는 것이다.
그분이 폐암으로 세상을 버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진 얘기이다. 그분이 세상을 버리기 전,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돌아가시고 한 달 정도 지난 후의 일이라고 한다. 친구들의 문병을 받은 이주일 씨가 "난 이제 죽는다"고 하더라는 것이다.
"왜 그런 소릴 하느냐? "고 물으니 정주영 회장처럼 대한민국 최고 재벌로 살기 위해 모든 것을 다 해볼 수 있는 분도 못 사는데 나는 재벌도 아니고 해보고 싶은 것 다 해보지도 못하니까 죽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하더라는 것이다.
진시황도 4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고, 나와 갑장인 북한의 최고 지도자도 몇 년 전, 세상을 떴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권력이 없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요새 TV를 켜면 독특한 현상을 볼 수 있다. 방송마다 의료 전문가들이 의사로도 모자라 의학 전문기자, 또 개그 하는 의료인까지 나와 온갖 건강정보를 전달한다. 또 무슨 살림살이 전문가들까지 동원되어 진시황이 찾던 불로초라도 있는 양 온갖 사설로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 그들이 시키는 대로 하면 1000살 쯤 살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도 같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언론 매체를 통한 정보를 완전히 검증된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한두 사람 혹은 특정한 몇몇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다고 하면 산과 들에 남아나는 물건이 없이 싹쓸이를 당하기도 한다.
어업에서 제일 나쁜 행위를 저인망 싹쓸이라 한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몸에 좋다고만 하면 그것이 왜 좋은지, 어디에 좋은지, 누구에게 좋은지, 자기에게 적합한지 그렇지 않은지를 따지지 않는다. 그리고는 남에게 뒤지면 안 되니까, 어떻게 하면 남보다 한발 앞서 좋다는 것을 확보할까 하는 욕심에 두 번 생각 하지 않고 그대로 실천에 옮기는 용맹성을 지니고 있다.
"귀신 듣는데 떡 말을 못 한다"는 속담이 있다. 떡 소리만 나면 귀신들이 행동을 개시한다는 표현일 터. 필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속성에 이처럼 딱 들어맞는 속담이 없다는 생각을 한다. 어떤 음식, 혹은 식품이 몸에 좋다는 말만 들으면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질 정도로 전파 속도와 그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똑같이 약을 써도 효과를 보는 사람이 있고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다. 권력이 있고 돈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서, 아니면 몸에 좋다는 것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잃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론 매체에서 무책임하게 보도하는 것처럼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닌 것이다.
30년 이상 살펴본 환자들을 통해 나름의 통계를 내보라고 하면 잘못된 삶의 결과로 건강을 잃지, 몸에 좋다는 것을 못 먹거나 안 먹어서 환자가 되는 경우는 드물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이주일 씨가 살아 계신다면 해보고 싶은 것 안 해서 죽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드리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