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달
보름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9.05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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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시인

 
보름달은 여전히 크고 둥근데 나이가 들수록 사람의 마음은 왜 이렇게 작아지는가.
모난 세상에서도 둥글게 살고 싶었고 힘든 삶이라도 밝게 살고 싶었건만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생각은 많아지고 왠지 모를 눈물이 납니다.
어릴 적 모습은 기억에서 가물거리고 나보다 훌쩍 커버린 자식 앞에서 추억에 젖어들기엔 오늘도 무거운 현실 부모님께 다하지 못한 효도와 자식에게 잘해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추석이 오면 더욱 가슴이 아파옵니다.
살다 보면 좀 나아지겠지 하는 기대와 희망도 다만 기대와 희망일 뿐 올해도 한잎 두잎 떨어지는 쓸쓸한 낙엽 삶은 결코 달관할 수 없고 세상을 결코 이길 수 없다 해도 중년에도 남아 있는 달빛 젖은 꿈 하나, 돌아갈 수 없는 세월이 그립고 살아갈 날은 더욱 허무할지라도 묵묵히 나의 삶에 충실하다 보면 언젠가는 내 마음에도 보름달이 뜨겠지요.
먼 훗날 넉넉한 생애 보금자리에서 환히 비추는 그 보름달을 만나고 싶습니다.
-"중년의 보름달" 이채의 시-

계수나무 아래에서 토끼는 지금도 방아를 찧고 있을까.
동화책을 펼치면 마음은 어느새 고향의 가을밤 너무 많이 알아버린 세상의 인심에도 너무 많이 묻어버린 세파의 먼지에도 보름달은 언제까지 둥글고 하얗네.
고향집 보름달은 유난히 순하고 착하여라 소꼽친구 그리다가 추억에 꿈꾸면 감나무 가지에 동그랗게 걸린 어린 날의 보름달이 얼굴을 내미네.
꿈결에도 포근한 엄마의 모습처럼 그 빛에서 온유함을 배우고 그 맑음에서 순수함을 배우고 옛 우물 푸르도록 깊어갈 때 보름달의 넓고 깊은 그 품에 잠들고 싶네.
-"보름달로 뜨는 그리움" 이채의 시-

덕을 쌓으면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아니하고 자비를 베풀면 이웃이 결코 멀지 아니하니 생각을 구름 위에 뉘고 마음을 다스리면 뉘라서 군자라 아니할 것인가.
보름달같이 고운 당신이여!
가을이 흡족히 익어가는 계절 사랑과 기쁨의 축복으로 오십시오.
영혼이 맑으니 지혜의 수심이 깊고 그 소리 또한 고요하여라.
어둔 곳, 외진 곳마다 푸른 가슴, 소망의 빛으로 그 무엇도 쓸어 안으리.
오! 스스르 눈 감으면 천상의 꿈으로 다가오는 당신
환한 미소로 세상을 밝혀주는 보름달같이 고운 당신을 사랑합니다.
-"보름달같이 고운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채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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