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과 냉면을 공짜로 대접하는 소문난 대박가게
계란과 냉면을 공짜로 대접하는 소문난 대박가게
  • 한송학기자
  • 승인 2013.09.16 2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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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평거동 훌랄라 치킨 장승식 사장

 
"다 퍼준다 다 퍼줘" 진주시 평거동 '훌랄라 치킨'을 다녀 간 손님들이 한마디씩 하는 말이다. 훌랄라 치킨은 국내 대형 프렌차이즈 치킨점으로 대부분의 가맹점들이 비슷하지만 이곳은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테이블에는 항상 날계란이 수북이 쌓여 있고 음식을 주문하면 맨 먼저 나오는 것은 불에 달궈 기름을 약간 두른 빈 철판이다. 손님들은 여기에 계란을 넣고 마음대로 요리를 해 먹는다. 계란은 공짜로 손님이 원하는 만큼 언제든지 내어 주면서 철판도 계속 바꿔준다. 이러니 손님들은 '다 퍼준다'라고 한마디씩 하고 가는 것이다. 또 음식을 먹고 있으면 이제는 냉면이 나온다. 냉면을 가져다주면 '무슨 이런 가게가 있냐'고 물어보는 손님도 많다.
조그마한 가게에서 다 퍼주고 나면 남는 것이 있을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달에만 6000만원의 매상을 올렸다고 한다. 항상 손님이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대박가게이다. 최근에는 블로그와 각종 맛집에도 소개될 만큼 유명세를 타고 있는데 이곳을 운영하는 장승식(43) 사장의 '안 되는 거 거꾸로 해보자'의 오기와 손님에 대한 절대적인 배려가 통한 것이다. 장승식 사장은 "2011년 가게를 오픈하고 장사가 너무 안 돼 문을 닫을 지경이었는데 어차피 장사도 안 되는 거 다 퍼주자 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계란을 서비스 하는 것과 후식으로 냉면을 주는 것이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점점 늘어났는데 요즘은 치킨보다 계란과 냉면이 더 인기"라고 말한다.

다음은 장승식대표와의 인터뷰이다.

▲ 진주시 평거동에 위치한‘훌랄라 치킨’가게 전경. 인근에 대형 아파트와 사람들의 왕래도 많아 대박가게들이 많이 있다.
-언제 오픈했나
▲2011년 4월 말 오픈했다. 이 지역 출신이 아니라 동네 사정을 잘 몰랐는데 인근에 대형 아파트와 사람들 왕래도 많았고 인근에 대박가게들도 있어 이 가게를 얻었다.
-장사가 잘 됐나
▲오픈하고 손님은 거의 없었다. 간혹 오는 손님들이 이 가게의 역사를 들려주는데 ‘터가 세다’, ‘위치가 안 좋다’, ‘다 망해서 나갔다’는 등 안 좋은 말들만 했고 역시 장사는 안됐다.  사실 이 가게는 이전 주인이 오픈하고 8개월 만에 그만두고 4개월 동안 비어있던 가게를 제가 인수한 것이다. 처음 10개월 동안 장사가 안 돼 너무나 힘들었다.
-많이 힘들었겠다
▲다른 훌랄라 치킨 집과 똑같은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데 손님들이 맛이 없다면서 핀잔을 많이 줬다. 인근의 장사 잘 되는 프렌차이즈 치킨집과 비교까지 당해가며 수모를 겪었다.
-요즘은 맛있다고 하나
▲처음과 똑같이 음식을 하는데 모든 손님들이 맛있다고 한다. 음식이 바뀐 것은 전혀 없는데 장사가 잘되니 손님들의 마음도 따라오는 것 같다.
▲ 테이블에는 항상 날계란이 수북이 쌓여 있고 손님들은 계란을 마음대로 요리 해 먹는다. 계란은 공짜로 손님이 원하는 만큼 언제든지 내어 준다.
-계란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제주도에 모이새라는 해장국집이 있는데 여기는 계란을 쌓아놓고 손님이 마음대로 드실 수 있게 해 놓았다. 그래서 저도 어차피 장사도 안 되고 해서 시작했다. 또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기다리는 시간이 오래 걸려 손님에게 미안하기도 했고 지루함을 달래주기 위해 시작한 것이다.
-계란을 공짜로 주는데
▲저희 가게 홍보의 일등공신이다. 불에 달군 빈 철판을 내어주는데 테이블에는 항상 날계란을 쌓아 놓고 있다. 손님들은 이 불판에 나름대로의 방식대로 계란 요리를 해 먹는데 재미있어 한다. 특히 중·고등학생들이 아주 좋아하고 나이 드신 어르신도 신기해하며 직접 만들어 드신다. 가족단위의 손님들도 많다.
-계란 소비가 많겠다
▲하루 평균 300개 정도 들어간다. 한번은 손님 3명이 와서 계란 40개를 먹고 간 적도 있다. 더 달라고 하면 계속 주는데 요즘은 많이 남기기도 해 손님들에게 남기지 않고 먹을 정도만 주문하라고 부탁을 한다.
-계란 가격이 만만치 않겠는데
▲가게 홍보를 하려면 전단지나 광고 등 비용이 발생하는 부분이 있는데 저는 손님들에게 하나 더 주는 것이 홍보의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 음식을 먹고 있으면 후식으로 냉면이 나오는 것이 입소문을 타고 손님이 점점 늘어났고 “무슨 이런 가게가 있냐”고 물어보는 손님들도 많다.
-후식으로 냉면도 서비스 하는데
▲장사가 너무 안 돼 냉면가게를 하려고 했는데 가게에 오는 지인들에게 맛만 보여주려다가 옆 테이블에서 왜 자신들은 안주냐고 해서 냉면을 내어주다가 반응이 좋아 지금까지 하고 있다. 처음 가게를 오신 손님들은 냉면을 주면 저를 아래위로 쳐다보면서 이상하게 생각한다. 제가 생각해도 이상하긴 하다. 요즘은 냉면 먹으로 온다고 농담하시는 손님도 있다.
-매상은 얼마나 되나
▲13개 테이블로 하루에 60~75테이블 정도 받는다. 6개월에 2억 2000만원의 매상을 오렸는데 지난달에는 한 달 매상을 6000만원을 처음으로 넘겼다.
-마진은 어떻게 되나
▲장사가 잘되니 마진을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저는 마진을 따지지 않는다. 손님이 많으면 돈을 버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마진을 쫓아가다 보면 손님들에게 더 많은 서비스를 해줄 수가 없다. 가게의 발전이 없는 것이다. 마진을 따지기 보다는 손님이 와서 맘에 들어 하고 다른 손님 또는 가족들을 데리고 함께 올 때 가장 기분 좋게 장사를 하는 것이다.
-장사는 몇시부터 시작하나
▲가게 오픈 시간은 오후 6시인데 일찍 와서 한참을 기다리다가 음식을 먹고 가는 손님도 있다. 요즘은 보통 4시 30분부터 손님이 들어오는데 7시 정도 되면 테이블이 다 찬다. 마치는 시간은 새벽 3시인데 손님이 있으며 계속 한다. 절대 나가라고 말하지 않는데 저희 가게에 오신 손님을 시간이 됐다고 나가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몇몇 단골손님들은 늦게까지 하는 것을 알고 오기도 한다.
-단골손님이 많은가
▲단골손님도 많지만 신규손님도 늘어나고 있다. 거의 매일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자리에 앉는 손님들이 많은데 기다리신 분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에 음식을 많이 준다. 그렇다고 예약을 받지는 않는데 기다리는 손님에게 미안해서 그런 것이다.
-항상 바쁘게 움직이는데
▲제품은 팔려야 제품인 것이다. 저희 가게 제품은 치킨이다. 그래서 제가 직접 홀을 누비면서 주문을 받고 서빙을 하고 저희 제품을 열심히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고향인 거창의 한 학교 서무과에서 12년을 근무했다. 학교를 나와 산림관련 일을 했는데 항상 내 일이 아닌 것 같고, 돈을 벌어도 내 돈이 아닌 것 같고 마음이 불편했다. 특히 산림일은 수입이 일정하지 않았다. 한번에 1000만원을 벌기도 해 돈을 못 버는 것은 아니었지만 고정적인 수입이 되지 않아 힘든 점이 많았다. 이러던 중 진주 갤러리아 백화점 입점 당시 백화점 공사 관련 일을 했는데 이때 가게를 얻었고 아내가 운영했다.
-아내의 불만도 많았겠는데
▲낮에는 제가 백화점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아내가 거의 가게를 맡아서 했는데 미안한 마음이 많았다. 아내에게 3개월만 더 해보자고 계속 졸라 10개월을 버텼다. 지금은 장사가 잘되어 그 동안의 힘들었던 것을 손님들이 다 해소시켜 주고 있다.
-가족은
▲아내와 1남 1녀의 자녀가 있다.
-계획하는 것이 있는가
▲치킨과 족발 전문점이 진주를 비롯한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서 돼지머리 수육으로 평거동에서 장사를 계획하고 있다.
-장사를 하면서 강조하는 것은 무엇인가
▲항상 손님들한테 나의 마음과 배려가 전해지면 좋겠다고 주문처럼 외운다. 또 안 되면 거꾸로 생각하면서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 다른 방식이 통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 모든 일은 긍정적이 마인드를 가지고 절대 화내지 않고 웃으면서 하는 것이다.
-본사에서는 반응이 어떤가
▲사회적 기업을 강조하는 훌랄라 본사의 취지와도 저희 가게가 잘 맞는 것 같다. 본사에서도 저희 가게를 보고 갔으며 경북 구미 훌랄라 치킨점에서도 계란, 냉면을 내어주는데 하루 30만원의 매출에서 요즘은 100만원을 넘긴다고 한다.
-하시고 싶은 말은
▲가장 중요한 것이 빠졌는데 아내의 요리솜씨도 장사가 잘 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특히 음식을 예쁘게 꾸미는데 보통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의 정해진 레시피가 아닌 독창적인 방식을 더해 음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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