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내가 먹는다
나이는 내가 먹는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9.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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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다움생식 회장·이학박사

칠십에 죽으면 호상(好喪)이라고 하던 세대를 지나온 필자가 칠십을 넘기고도 아직 청춘인양 기고만장하니 참 좋은 세월을 살고 있다. 한술 더 떠 북한의 고 김정일 최고 위원, 우리나라 최고 재벌 총수와 갑장이라는 사실만 가지고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김정일 위원장은 이미 고인이 되었고 재벌 총수는 언론에 나오는 모습만 봐도 그리 건강한 모습이 아닌 것이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보행조차 불편한 것처럼 보이기에 하는 말이다. 아직 건강해서 누가 도와주지 않아도 맘대로 걷고 뛸 수 있으니, 권력과 돈이 많지 않아도 그들보다 내가 훨씬 행복하다고 자위를 한다면 무리일까?

실버타운이라고도 불리는 고급 양로원을 방문할 기회가 종종 있는데 그때마다 드는 생각이 있다. 기왕 양로원에 들어갈 요량이라면 좀 젊은 60대 후반부터 입주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양로원에는 대개 운동 시설과 기타 편의 시설이 아주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이러한 시설들은 이용을 하지 않더라도 입주자들이 1/n로 사용료를 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그러한 시설을 이용하는 시간을 서로 사귀고 교제를 하는 기회로 활용한다.
문제는 운동기구나 각종 편의 시설들을 젊었을 때부터 평소 사용해버릇하지 않으면 뭔지 모르게 어색하거나 불편해서 자주 이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몸에 배어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용도 하지 않으면서 이용료를 부담해야 하니 여러모로 억울한 마음도 들고, 시간을 보낼 방편이 없으니 양로원 생활 역시 풍요롭지 못하게 됨은 물론이다.
나이라는 것이 바닷물 들어오는 것처럼 조용이 아무 느낌이 없이 찾아오는 것이기에 미리 나이를 대비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겠지만, 나이를 가만히 그냥앉아서 먹을 일이 아니라 늙음에 대한 준비 자세를 가지고 맞는다면 훨씬 이로울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젊은 날, 필자는 종합병원 수준의 환자였기에 몸에 좋다는 것은 찾아가며 먹을 수밖에 없었고 병원 출입이 잦았다. 약 역시 참 많이도 먹었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로 인한 고통을 잊기 위해 시작한 스트레칭이 일상화되면서부터 몸이 유연해졌고 나이를 먹어가는 가운데에서도 그 유연성은 조금도 변하지 않게 되었다.
‘꺼치렁 밤섬이 3년 간다’는 속담이 있다. 젊은 날의 건강하지 못했던 삶 속에서 어떻게든 견뎌보고자
꾸준히 지켜왔던 몸 풀기 운동과 내 몸을 스스로 지키고자 시작한 생식이 나의 건강은 물론, 세상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누구나 나이를 먹고 늙는다. 그리고 죽는다. 그런데도 건강한 사람, 젊은 사람들은 평생 아프지 않고 늙지 않으며 죽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고 생활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했다. 몸의 건강도 마찬가지이다. 젊었을 때부터 꾸준히 자기 몸을 만들어가는 습관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이 고령화 사회에서 버텨내기 어렵다.
주위를 둘러보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대개는 젊음을 바쳐서 일한 결과이다. 문제는 인생은 성공했을지 모르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건강이 말을 듣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는 것이다. 돈은 병원으로 다 갖다 주고, 막상 여유를 갖고 삶을 누리려고 해도 몸이 맘대로 되지 않기에 안타까움이 더한 것이다.
한창 이민이 유행처럼 번졌던 미국 교민사회에서 생긴 말이 있다. “별 보고 나갔다가 별 보고 들어오고, 매달 월부 돈 갚느라 빌빌(Billbill)대다가 다리 좀 뻗고 쉴 만하면 완전히 뻗고 캐딜락 영구차 타고 간다”는 말이다. 먹고 살기 위해 앞뒤 안 가리고 몸이 부서져라 일을 하다가 가시고기가 되고 말지만 자식들은 모두 제가 잘나 큰 줄 안다.
몸이 만신창이가 되고 나면 아무리 후회를 하고 수습을 하려고 해도 이미 때는 늦는 것. 사회 보장 제도가 제 아무리 잘 되어 있고 노후 연금제도가 잘 되어 있어도 나이를 먹는 동안 그 사실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면 내가 나를 관리하는데 엄청난 힘이 들게 된다는 사실을 꼭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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