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시자-안중근
시모시자-안중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10.24 10:17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수곤/밀양동명고 교사·경남국학원 이사

우리역사에서 10월 26일이라고 하면 두 가지의 사건을 생각하게 한다. 하나는 1909년 10월 26일 오전 9시 하얼빈 역에서 대한의군 참모중장 도마 안중근 의사가 만백성의 적이었던 이토우을 처단한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1979년 10월 26일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대통령을 죽인 사건이다.

● 효, 충, 도를 실천한 의사
종교인으로서 개인의 신앙을 넘어 민족의식으로 큰 삶을 살다간 인물 중에 사명대사와 안중근 의사를 들 수 있다. 두 분 다 종교인으로서는 최대금기인 살생의 계율을 어겼지만 효충도를 실천하신 위대한 인물이다.
안 의사는 거사 후 󰡒나를 죄인 취급 하지 말라. 이토오를 죽인 것은 나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동양평화를 위한 것이다. 나는 한국독립군 참모중장 자격으로 이토오를 살해했다. 그러므로 나를 전쟁 포로로 대우하고 심문해라며 거침없이 대하자 재판장은 그 자리에서 자결할 생각은 없었는가? 라고 묻자, 당신은 전쟁터에서 적을 사살했다고 스스로 죽는 군인을 본적이 있는가? 라고 반문하자 오히려 재판장이 당황했다고 한다. 안 의사는 검찰관에게 당당하게 이토오 히로부미의 죄악 은 첫째 한국의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요, 둘, 한국 황제를 폐위시킨 죄요, 셋, 5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체결한 죄요, 넷, 무고한 한국인들을 학살한 죄요, 다섯, 정권을 강제로 뺏은 죄요, 등 열 다섯 가지를 나열한다.
안 의사의 총탄을 맞은 만주철도 이사 다나카 는“ 그가 총을 쏘고 나서 의연히 서있는 모습을 본 순간 나는 광명처럼 빛나는 신(神)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그는 참으로 늠름했고 태연했는데 그런 훌륭한 인물은 본 적이 없었다󰡓고 회고했다.
안 의사가 순국하는 날 일본인 검사와 변호사, 신부가 안 의사를 면회하러 와서 신부는 󰡒마지막 기도를 드립니다! 천국에서 만납시다󰡓라고 하자 안 의사는 정색을 하면서 󰡒내가 천국에 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당신들을 천국에서 만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지금이라도 당신들이 동양의 평화와 인류공영을 해치는 일본의 극악무도한 행위를 반성하고 중단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한다면 후에 나와 같이 천국에서 만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천국에서 당신들을 못 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안 의사의 천국관은 개인의 신앙보다 민족과 인류평화에 더 큰 가치를 두었던 것이었다. 반만년의 찬란했던 한민족의 우수한 고유문화, 정신을 왜곡, 무시하고 교세 확장에 혈안이 되어있는 일부 종교인들은 크게 각성해야 할 것이다.
1910년 3월26일 순국하신 안중근 의사가 있기까지 어머니 조 마리아 여사가 있었다. 응칠(안 의사의 아호)아! 네가 이번에 한 일은 우리 동포 모두의 분노를 세계만방에 보여준 것이다. 이 분노의 불길을 계속 타오르게 하려면 고등법원에 항소하지 말고 억울하지만 그냥 죽어야 한다. 혹시 늙은 에미를 남겨놓고 맏아들인 네가 먼저 죽는 것이 불효라고 망설일까 봐 일러둔다. 너는 자랑스러운 대한의 아들이다.
이 글을 본 일본인들이 얼마나 놀랐으면 시모시자(是母是子: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라)라며 신문에 대서특필 했겠는가? 안 의사의 담당 헌병 지바도시치는 안 의사의 정신과 철학에 감동되어 고향 대림사에 혼백을 모셔 놓았다.
● 의사를 테러로 왜곡하는 집단
아직도 사대 식민사관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집단에서는 안중근, 김구는 테러리스트이고 위안부 할머니는 자발적 매춘부이며 일제의 식민으로 조선이 근대화를 앞당기게 되었다는 망발을 쏟아내고 있다. 하루빨리 친일청산으로 한민족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계명성 2013-10-30 15:02:45
안중근 의사의 정신은 우리 가슴 속에서 뛰고 있습니다...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