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 따로 심의 따로
심사 따로 심의 따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11.1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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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자/양산시의원(민주당)

 
임기 내 마지막 정례회를 앞두고 있는 의회가 힘이 없다. 목소리를 내어도 허공에 맴돌 뿐 무엇 하나 의회의 의견을 제대로 관철시키는 사항이 없으니 갑갑하여 숨이 막힐 지경이다. 무조건적인 반대가 아닌 더욱 현실적인 정책적 대안제시와 법률적 근거를 토대로 협의를 하고자 함에도 막무가내 추진해 버린다. 그럼에도 의회는 무기력하게 지켜보기만 할 뿐으로 언론의 지탄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 지탄이란 것은 의회의 예산심의 권한을 제대로 행하지 아니하고 예산을 승인 해놓고서 이러니저러니 왜 뒷말이 무성하냐는 것이다. 백번 옳은 지탄이다. 그러니 무기력하게 보여도 스스로를 탓할 밖에야 다른 도리가 없다. 예산 심사를 하면서 아주 적나라하게 격렬하게 지적하고 더 나은 해법을 제시하면서 삭감 될 듯 했던 것이 계수 조정 때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입을 다물어 버리거나 한 번만 봐주자는 식의 생떼를 쓰고 이도저도 아니면 표결 하자하여 숫자로 밀어 붙이어 예산은 승인이 되고 만다. 그러한 일 반복되다보면 공무원들이 의회를 우습게 아는 건 지극히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그렇게 거품 물고 가타부타 해봤자 결국은 예산 줄 것이란 걸 은연 중 습득해 버리게 만든 의회가 그 주범이기 때문이다.

장애인 복지관은 얼마 전 착공을 하게 되었는데, 당초 계획은 원래의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장애인단체회관으로 활용하고자 했던 예산이 복권기금이 어떻고 저떻고 하더니 건물을 헐고 신축 복지관을 짓겠단다. 장애인 복지관과 노인복지관은 도시계획에 의해 번듯한 대지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원도심 활성화라는 이유로 장애인의 접근성과 통행이 불편한 곳에 뜬금없이 복지관을 신축하겠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 아닌가 그것도 1층에는 4개의 장애인단체를 입주시키고 나머지 공간을 복지관으로 설계를 하겠다는 것이다. 복지관이든 단체회관이든 분리해서 당초 계획대로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을 한 장소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발상을 했다는 것에 분노가 치밀었다. 처음으로 신축하는 장애인 복지관이 확실한 계획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즉흥행정을 펼치는 것에 대한 지적과 논쟁에서 공유재산관리계획 불승인을 하고, 전면 재수정 할 것을 요구하게 되었지만, 그 다음 임시회에서 다수에 의해 예산까지 승인되는 일이 발생하면서 포기할까도 했지만, 장애인들이 지극히 당연하게 누려야 할 권리를 생각하며 끊임없이 집행부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다른 시유지에 단체들을 위한 회관을 짓고 계획한 자리는 번듯하게 복지관을 짓자는 것에 은연 동의를 받아내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것은 착공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작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단체와 상관없는 순수장애인분들에게 의원의 무능력함이 부끄러워 죄스럽기까지 하였었다. 현재 구 건물이 사라지고 포클레인이 들락거리는 현장을 보면서 마냥 주저앉아 허탈해 하기보다는 이 상황에서도 사용자의 입장에서 건물이 만들어져 갈 수 있도록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지명 600주년 기념사업 중의 하나인 대종 건립 사업 추진이 그 중반에 접어들어 상량식을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서도 시민들의 원성을 듣고 있고 재고하라는 목소리가 높다. 올 2월부터 논의 된 대종 건립의 단초는 시가 제공하는 부지에 대종과 종각, 그 부속시설을 기증하겠다는 출향인사의 제의에 의한 것이었다. 총 20억원 규모이다. 사업보고를 받은 의회에서는 기증자의 지역사랑을 충분히 담아내는 사업이 될 수 있기를 주문하고, 2차 보고에서 대종 건립의 위치와 관련하여 합당하지 않음을 충분한 근거를 들어 전문가적 입장에 있는 의원들이 의견을 제시하였지만 묵살 당하였다. 자문위원회에서 심사숙고해서 결정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위치 선정에 있어 시민을 대표하는 의원들의 의견이 무시당한다면 의회에서는 5억이라는 예산을 승인하지 않았어야 했다. 시민공청회를 거치든 하여 공론을 모아 적정한 장소를 찾아내어 제시하고 예산을 승인 하는 게 옳다. 예산을 승인하기 전에 이루어져야 할 일을 다수에 의해 이미 예산이 주어졌으니 의회의 의견에 집행부가 눈 깜짝 하겠는가. 대종은 이미 의회에서 극구 반대했던 위치에 그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옳지 않음을 알고도 보이지 않는 힘의 논리에 의해 침묵하는 것은 비겁하다고 본다. 비슷한 과정에 놓여져 있는 공원 부지에 들어서는 디자인 센터 건립 문제와, 공업용지와 산업단지, 100억여원을 들이는 체육공원 문제 등 크고 작은 사안들이 열거하기에도 벅차다.

12월이면 2014년 당초예산심의와 2013년 결산추경 심의가 기다리고 있다. 예산 관련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현장 확인을 철저히 하고, 자칫 낭비성 선심성 전시성이 될 수 있는 것들을 가려내어야 한다.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 된 내용들을 꼼꼼히 체크하여 정확히 걸려 낼 수 있도록 자료 준비를 철저히 하여 위와 같은 오류가 한 건이라도 없게 동료의원과의 공조에도 나름 지혜를 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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