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시 공무원들의 도를 넘는 충성심
사천시 공무원들의 도를 넘는 충성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11.20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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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송학/사회부기자

 
정만규 사천시장의 비서실장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본지 취재진이 요청한 시장과의 면담이 또 거절당했다. 정만규 시장의 의중과는 상관없이 공보계장의 권한으로 일정을 잡아 줄 수가 없다고 한다. 정 시장에게는 보고도 되지 않았고 당분간 본지와의 접촉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공보계장의 말이다. 정만규 시장을 걱정하는 충성심이 대단한 것 같다.

이와 관련해 몸을 사리지 않고 뛰어드는 정 시장의 부하도 있었다. 본지 취재진이 지난 19일 뇌물수수혐의로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비서실장에 대해 정 시장과의 인터뷰를 시도하다 큰 몸싸움이 벌어졌다. 본지 취재팀의 카메라가 부서질 정도로 과도했다. 정 시장의 심복 3~4명이 본지 사진기자를 에워싸고 촬영을 저지했다. 유사시 특수경호팀의 호위를 방불케 했다. 국민의 알권리를 철저히 무시하면서까지 정 시장의 심복들은 자신의 몸을 던져 취재를 막는 모습에 감탄할 정도였다.

이 외에도 일부 간부공무원들의 정 시장에 대한 충성은 지나칠 정도로 대단하다는 것은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진정한 충성심인지, 눈치 보기인지, 줄서기인지 궁금하다.

그렇다면 이런 충성심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정 시장은 평소 공무원들 사이에서 '관대하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고 한다. 이런 관대함이 일부 공무원들의 충성심을 불러 올수도 있다고 볼수도 있다.

반면 정 시장은 이런 관대함으로 결단력이 부족하다는 것도 지적되고 있다. 이번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된 정 시장의 심복인 J비서실장이 바로 이런 관대함의 모순을 보여주고 있다. J실장은 도박 등 수차례 물의를 일으켰지만 정 시장은 20여년 동안 보좌해 온 심복이라 결단력을 발휘하지 못해 이번 사건까지 왔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번 뇌물수수 사건이 발생하면서 정 시장에 충성하는 다른 공무원들도 이번 사건과 비슷한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공무원노조 사천시지부 홈페이지에는 이런 정 시장에 대한 수십 건 비판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제는 시장도 직원들에게 청렴도에 관해 말하지 말 것", "지난번 도박사건대 내보내야 했는데 결단력 없는 시장", "11월 정례조회에서 비위관련자의 차상위자를 엄중문책 징계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야지", "사천시장은 시민에게 석고대죄의 심정으로 사과를 하셔야 할 듯", "비서실장이란 시장의 그림자이다. 시장의 시정철학을 시정에 반영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자리인데 철학은 없고 본전만 생각하니 당연지사", "빙산의 일각이다. 철저한 조사가 요구된다" 등이다.

이런 비난의 글들이 쇄도하고 있지만 정작 사건의 중심에 있을 수도 있다는 의혹 앞에 정 시장은 뒷짐만 지고 '나랑은 관계없다'라고 일관하고 있다. 정 시장이 '양치기 시장'이 되지 않으려면 이번 사건에 연루된 공무원들을 결단력 있게 조치해야 할 것이다. 정 시장의 행보와 처분에 대해 사천시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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