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12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11.2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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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시인

 
높다고 해서 반드시 명산이 아니듯 나이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어른이 아니지요. 가려서 볼 줄 알고 새겨서 들을 줄 아는 세월이 일깨워 준 연륜의 지혜로 판단이 그르지 않는 사람이라면, 성숙이라 함은 높임이 아니라 낮춤이라는 것을, 채움이 아니라 비움이라는 것을 스스로 넓어지고 깊어질 줄 아는 사람이라면, 새벽 강가 홀로 날으는 새처럼 고요하고 저녁 하늘 홍갈색 노을빛처럼 아름다운 중년이여! 한 해, 또 한 해를 보내는 12월이 오면 인생의 무상함을 서글퍼하기보다 깨닫고 또 깨닫는 삶의 교훈이 거름처럼 쌓여가니 내 나이 한 살 더하여도 행복하노라.
-"중년의 가슴에 12월이 오면" 이채의 시-

점점 멀어져 가는 시간을 앞에 두고 당신은 무슨 생각에 잠기시나요. 황무지에서 꽃을 피우기 위해 멈추지 않고 걸어온 시간을 뒤로하고 당신은 또 무슨 꿈을 꾸시나요. 날마다 정성스레 가꾸어 온 삶의 밭에 봄날의 푸른 잎과 향기의 꽃, 뜨거운 눈물로 익은 보람의 열매를 기억하며 등잔 같은 당신의 겨울밤을 위해 마음의 두 손을 모으고 아늑한 평온을 기도합니다. 당신은 지금도 당신보다 추운 누구에게 선뜻 따뜻한 아랫목을 내어주지 않던가요.
당신의 마음으로 세상은 따뜻해요. 얼어붙어 깨질까 두려운 12월의 유리창에 당신을 닮은 하얀 눈이 인고의 꽃으로 피어나는 계절, 또 한 해의 행복을 소망하는 당신의 간절한 기도에 귀 기울이는 동안 나는 작은 물방울의 떨림으로 얼지 않는 당신의 계곡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사막에서 길어 올린 한잔의 물이 희망의 정원에 파아란 새싹을 틔울 것을 믿습니다. 허리를 휘감는 바람 속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당신에게 은은한 위로의 차 한잔 건네며 이 한마디 꼬옥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의 한 해는 휼륭했노라' 고..
-"12월의 당신에게 띄우는 편지" 이채-

12월엔 그대와 나, 따뜻한 마음의 꽃씨 한 알 고이고이 심어두기로 해요. 찬바람 언 대지 하얀 눈 꽃송이 피어날 때 우리도 아름다운 꽃 한 송이 온 세상 하얗게 피우기로 해요. 이해의 꽃도 좋고요. 용서의 꽃도 좋겠지요.
그늘진 외딴 곳 가난에 힘겨운 이웃을 위해 베품의 꽃도 좋고요. 나눔의 꽃도 좋겠지요, 한 알의 꽃씨가 천 송이의 꽃을 피울 때 우리 사는 이 땅은 웃음꽃 만발하는 행복의 꽃동산, 생각이 기도가 되고 기도가 사랑이 될 때 사람이 곧 빛이요 희망이지요. 홀로 소유하는 부는 외롭고 함께 나누는 부는 의로울 터, 말만 무성한 그런 사랑 말고 진실로 행하는 온정의 손길로 12월엔 그대와 나 예쁜 사랑의 꽃씨 한 알 가슴마다 심어두기로 해요.
-"12월에 꿈꾸는 사랑" 이채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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