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격을 갖춘 문화시민
품격을 갖춘 문화시민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8.2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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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갑석/시인ㆍ전배영초등학교장

품위와 격식이 환경이나 조건에 맞아떨어졌을 때 우리는 그 상황을 두고 품격을 갖추었다고 말한다. 하나의 예술작품이나 문학작품이 그러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인간의 모습이 또한 그러하다. 인간은 태어나 삶을 이어가면서 수많은 사고와 행동을 되풀이하면서 삶의 양식을 변화시켜왔다. 인간본연의 측면에서 엄격하게 진단하고 판단해볼 때 우리의 삶의 모습이 긍정적인 측면으로만 발전해나갔다고 볼 수는 없고 부정적인 퇴화의 측면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도 없지 않다. 넓은 뜻으로 보아 흔히들 인간의 총체적 삶의 모습을 문화(文化 Culture)라고 말한다. 이는 인간이 다른 생명체와 특징지어지는 특수성 중의 한 가지이다. 광의의 문화는 종교와 철학, 문학과 예술,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모든 방면에서 인간이 이루어 놓은 총체적인 업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는 몇 가지 속성을 가지는 바 문화는 집단 구성원에 의하여 공유되고, 문화는 사회화에 의하여 학습이 이루어지며, 문화는 세대에서 세대로 축적되어 이어지고, 일정한 관계에 의하여 체계성을 가지며, 사회성과 시대성을 반영하여 끝없이 변화해 나간다. 우리는 장구한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이라고 자부하면서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어느 고장을 가보더라도 나름대로의 내로라하는 전통과 명예와 문화시민으로서의 자존심을 확보하면서 또한 문화인으로 자처하면서 나름대로의 업적을 쌓아가고 있다. 문화시민의 척도는 과연 무엇인가.
그 척도를 일목요연하게 늘어놓으라면 얼른 내어놓기 힘든 일이겠지만 전 인류가 공통으로 지목하는 몇 가지는 어렵잖게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윤리와 도덕, 존중과 배려, 질서와 안전에 관한 일 외에 쾌적하고 고통이 없는 일상생활 속에서 의식주에 구애됨이 없이 여가를 선용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시민이라고 정의를 내려본다. 흔히들 선진문화와 후진문화를 거론하면서 우리사회는 아직도 한참 멀었다느니 어느 정도 선진문화에 근접했다느니 자주 대화의 소재로 삼는다. 구차스런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으나 ‘품격을 갖춘 문화시민’으로서 꼭 갖추었으면 하는 것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는 생활쓰레기 문제이다. 과감한 결단으로 생활쓰레기는 가급적 우리의 눈에 띄지 않는 환경 속에서 수집되고 처리되었으면 하는 일이다. 무슨 대단한 귀중품처럼 가는 곳마다 길가에 늘어놓고 3, 4일의 연휴라도 겹치는 날이면 파리 모기가 들끓고 악취까지 풍겨대고 있으니 이 곳을 방문하는 관광객이나 머물고 있는 외국인들의 눈에는 어떻게 비칠까 조바심이 끓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공중화장실의 관리에 좀더 신경을 썼으면 하는 것이다. 우리 진주는 여느 고장과 마찬가지로 10여개에 이르는 올레길 (둘레길, 등산로)을 만들어 놓고 각종 건강보조기구들을 설치하는 등 시민들의 건강과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 늘 흐뭇하게 생각하고 있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덧붙인다면 이러한 올레길 코스마다 한 두 개씩의 이동식 공중변소를 증설하여 달라는 것이다. 생리작용은 예측불가능한 면이 있으니 혹여 보행 중에 난감한 일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심히 걱정이 되는 것이다. 덧붙어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시내 곳곳에도 가능하면 여러 곳에 공중 화장실을 설치하고 화장실이라는 패찰에 외국어를 병기할 때에도 표기에 통일성을 갖추었으면 하는 것이다.
현재 상황은 중구난방(衆口難防) 그 이하도 이상도 아니다. 끝으로 우리 시민들은 길거리나 공원에 제발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았으면 한다. 밤새 마신 술병과 남은 음식물이 공원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는 모습은 목불인견(目不忍見) 그 자체이다. 성숙한 시민문화의 출발점과 귀착점은 어디인가. 언행일치(言行一致)하는 우리들 자신과 엄격한 자녀교육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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