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외교안보정책 ‘신뢰·균형’
박근혜 외교안보정책 ‘신뢰·균형’
  • 뉴시스
  • 승인 2011.08.24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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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기고

▲ 지난 18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대한민국포럼 창립 세미나에 참석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미국의 외교전문 격월간지 '포린 어페어스' 9·10월호에 기고한 글을 통해 23일 자신의 외교·안보 구상을 선보였다.
지금까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외교·안보 분야의 언급을 자제해온 그가 외국 언론을 통해 A4용지 6쪽 분량의 비교적 긴 기고문을 낸 것은 지난해 말 복지분야 구상에 이은 제2의 정책공개행보라는 분석이다.
박 전 대표는 기고문에서 역대 정권이 강온기조를 오가며 대북정책을 펼쳤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며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신뢰외교'와 '균형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아시아 지역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정책 결정자들에게 협력적 안보 레짐과 다자주의 강화를 제안했다. 미국과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과 동맹관계, 중국과 전략적 동반자관계인 우리나라가 미중관계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며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양국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신뢰외교'구상에 대해 "검증이 전제되지 않은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인 신뢰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북한이 국제사회와 맺은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하며 평화를 파괴하는 행동에 대해서는 확실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내세웠다.
그는 "신뢰의 부족은 오랫동안 남북한 사이의 진정한 화해를 어렵게 만든 기본적인 요인"이라며 "신뢰와 지속가능한 평화를 쌓는 일은 아시아가 당면한 수많은 안보 과제들 중에서도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이어 "남북한 사이의 평화 역시 공동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한국은 당연히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응해야 하지만 동시에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신뢰외교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남북한 간 '안보'와 '교류협력' 사이의 균형, '남북대화'와 '국제공조' 사이의 균형을 지키는 '균형정책'을 제안했다.
그는 역대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남북한 사이의 타협과 연대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북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면 북한이 호전적 대남 전략을 버릴 것이라는 입장이었지만 지나친 희망이었고, 지속적인 압력을 강조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압력을 통해 북한을 의미 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는 새로운 균형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북한이 만약 또다시 군사도발을 감행한다면 도발의 대가를 깨달을 수 있도록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며, 북한이 진정한 협력의 자세를 보인다면 그에 걸맞은 행동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균형정책은 신뢰외교를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와 같이 도발이 반복되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단호한 접근이 과거보다 더욱 분명하게 강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전 대표는 북핵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군사주의와 핵개발에 단호히 대처해야 하지만, 동시에 북한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뢰는 상호 이득을 통해 점진적으로 구축되는 법"이라며 "경제협력 증진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 투명한 인도주의적 지원, 그리고 무역과 투자에 있어서 새로운 기회의 창출 등이 좋은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시 "2002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과 6·25전쟁 이후 단절된 한반도 종단철도를 다시 연결하고 이를 시베리아 횡단철도 및 중국 횡단철도와 연결하는 '유라시아 철도 프로젝트'등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며 "북핵 문제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 경우 철도연결 프로젝트 논의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아시아 지역의 역내 긴장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는 아시아와 국제사회 정책 결정자들이 협력적 안보 레짐을 발전시키고 다자주의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정책결정자들은 지금까지 성공을 이룩한 정책수단들을 적극 활용하는 것을 넘어 더욱 대담하고 창조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며 "그런 노력이 없다면 아시아에서 군사적 모험주의만이 기승을 부리게 될 것이고, 그것이 초래할 비극적 결과는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국가들은 날로 가속화되고 있는 군비 증강의 속도를 늦추고 이 지역의 심각한 군사적 긴장을 줄여야 한다"며 "남북한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성공적으로 신뢰구축방안을 제도화할 수 있다면, 아시아에서도 정치·경제적인 협력이 군사·안보적 경쟁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미국,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미국과 확고한 동맹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중국과는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가지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한반도의 안정 증진을 통해 미중관계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이 책임있는 행동만이 생존을 보장하고 주민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한국과 함께 한 목소리로 북한에게 분명히 전달해야 하며, 중국 또한 북한의 변화를 촉진하는 데에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남북한의 신뢰 구축은 더욱 협력적인 미중관계를 만드는데 기여하고, 또 이것이 더욱 긍정적인 남북관계로 이어지는 선순환 관계를 유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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