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을 만들어주는 횡천역
추억을 만들어주는 횡천역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1.08.2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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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태·진주관리역
횡천역 명예역장
마지막 열차가 횡천역에 도착하면 조용하던 맞이방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는 고객과 마중 나온 고객들로 잠시 소란스러움으로 채워진다. 무인화가 된지 3년째, 직원들이 떠나간 자리는 철도를 사랑하는 고객들과 GLORY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명예역장 등 철도와 인연을 맺은 분들이 힘을 합쳐 GLORY 횡천역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횡천역은 1968년 2월 운행을 시작하여 2009년까지 지역민들의 생활과 추억의 중심에 있었다. 그러나 교통수단의 발달로 인해 이용고객이 줄어들었고 경영상의 문제로 무배치 간이역이 되어 시골의 다정한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필자에게도 다른 지역과의 왕래를 이어주던 소중한 공간이었고 역장이라는 꿈을 가지기도 한 철도였기에 점점 잊혀지는게 아쉬워 횡천역을 들릴 때 마다 청소도 하고,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도 하는 등 항상 관심의 대상이었다. 고향 근처에 있는 횡천역과의 작은 인연으로 시작되어 지금은 횡천역 명예역장이라는 공식적 위치에서 횡천역을 지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서 저의 작은 생각들을 실천할 수 있게 되었다.
한번 횡천역을 찾은 고객에게는 추억과 즐거움을 제공하고 다시금 찾아오도록 하고 싶었으며, 기차 타기 및 기차 사랑에 동참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되었다. 먼저, 횡천역 맞이방에 과거 모습과 현재의 사진들, 그리고 경전선의 사계절 사진들로 갤러리를 만들었다. 또한 횡천역을 처음 방문하신 고객들도 편리하게 역과 주변을 찾아갈 수 있도록 횡천역 주변 지도와 경전선 노선도를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 LED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열차도착 시각 안내장치를 철도 애호가분들과 함께 제작하여 설치하였는데, 이용고객님들의 칭찬과 격려로 가슴 뭉클한 적도 있다.
횡천역을 방문하는 고객께 우리역의 흔적을 담아갈 수 있는 횡천역 스탬프(압인기)를 제작 설치하여 철도여행 애호가들에게 횡천역을 알리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의 발달로 숨겨진 명소 및 나만의 여행지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맞추어 시골의 향수가 남아있는 추억과 낭만의 무인역인 횡천역은 GLORY 운동을 실천하고 전파하는 철도애호가들과 고객들에 의해 더욱 생기를 찾아가고 있다.
KTX의 놀라운 속도감과 함께 느림의 미학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철도. 여유와 낭만, 추억을 간직한 횡천역의 존재를 알리고 홍보하는 것은 철도를 향한 필자의 끝없는 사랑으로 항상 변함없이 함께 하고자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늘도 GLORY 횡천역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면서 안전하고 편안한 철도에 대해 무한한 신뢰와 사랑, 그리고 애정이 듬뿍 담긴 응원과 파이팅을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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