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자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2.24 16: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경익/전)경남과학기술대학교 토목공학과 겸임교수
 

우리 인간은 태어나면서 죽음을 향하여 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건강한 사람들은 죽음이 자신과는 먼 거리에 있는 것처럼 느끼면서 살아간다. 그러나 때로는 환자를 수발하다가 환자보다 먼저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이 인생이다. 우리들은 이 세상에 태어날 때의 순서대로 떠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그것은 이 세상에서 머무는 시간의 길이가 모든 사람에게 같다는 가정 아래서만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살고 죽는 일이 인간의 손에 달린 것이 아닌 바에야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일 수 밖에 없다. 다만 이 세상에 태어난 우리 인간은 주어진 생명의 찬란함을 누리면서 아름다운 죽음을 향하여 준비하며 살아가야 한다.


'탈무드'에서는 ‘출생보다 죽음이 오히려 더 격려와 칭송을 받아야 할’ 일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출생은 필요한 물품을 가득 싣고 이제 막 출항하는 배와 같아서 앞으로 미지의 세계를 항해하면서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죽음은 항해를 마치고 항구에 돌아오는 배와 같아서 비록 낡고 돛이 꺾어지거나 칠이 벗겨져서 상했어도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 항로의 모든 난관을 극복하였으니 박수를 받아 마땅하다고 하는 이론이다. 갓 태어난 아기도 세월이 지나면 곧 노인이 되고 언젠가는 죽음 앞에 서게 된다. 내가 살고 있는 오늘이라는 이 하루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죽음을 향하여 가고 있기에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 올라온 이상 어차피 내려가야 할 날이 온다.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어떻게 준비하여야 그것이 가능해지는가? 에 대한 생각을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반드시 해 두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잘 살아야 잘 죽는다. 평상시에 사는 삶이 그 사람의 죽음을 특징짓는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자신의 죽음을 잘 준비하려면 다음의 사실들을 유념하여야 한다. 첫째 진실되고 정직하게 살자. 남이 보아주든 아니든,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게 진실하고 정직하게 사는 것만이 떳떳하게 죽을 수 있는 삶의 방식이다. 둘째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을 나누며 살자. 이 세상은 서로 사랑하고 살아도 다 못 사는 세상이다. 셋째 가진 것을 이웃과 나누며 살자. 빈손으로 온 인생이 갈 때도 빈손으로 간다. 임종시에 장례식 치를 비용 정도만 남기고 아낌없이 나누어주는 것이 바람직하게 사는 것이다. 이런 일은 실천하기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넷째 죽음과 관련된 책을 읽고 공부하자. 죽음은 우리 삶의 일부이다. 눈앞에 닥쳤을 때 생경스럽지 않으려면 미리 공부해 두어야 한다. 다섯째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고 연습하는 시간을 갖자. 죽음에 대한 느낌과 의미를 나누는 토론이나 세미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유익한 기회가 된다. 때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내 장례식은 어떻게 해주기를 원하는가?”,등에 대해 서로 묻고 답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어떻게 보면 밤에 잠드는 것은 죽음에 대한 연습이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은 새로 태어남에 대한 연습이다. 여섯째 유언장을 작성해 보자. 어느 날 문득, 자신에게 죽음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하고 유언장을 작성해 보자. 일곱째 죽음 및 래세(來世)와 관련된 종교적 교훈에 유념하자. 죽음은 현실 문제이지만 철학적 명제요, 종교에서 많이 다루는 문제이기도 하다.

사람이 임종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이르면 하나는 신체적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정서적·영(靈)적 측면이다. 신체적 측면에서는 몸의 모든 기능을 정지하기 위한 마지막 과정을 시작하게 된다. 이에 대한 가장 적절한 반응은 편안하게 그 과정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영적인 측면은 신체적 측면과는 조금 다른 과정을 거친다. 죽어 가는 사람의 영혼은 자신이 속해 있었던 몸으로부터 떠나기 위해 준비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과정은 영혼이 물질세계로부터 다른 세계로 가기위해 준비하는 정상적이고도 자연적인 과정이다. 우리가 죽음이라고 부르는 과정은 몸이 정지하기 위한 자연적인 마지막 과정을 완전히 끝냈고, 또한 영혼이 육체에서 구천(九泉)으로 떠나는 끝마침이라는 그 자신의 자연적 과정을 완전하게 마쳤을 때에 일어난다고 한다. 잘 죽으려면 잘 살아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