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효 선임기자의 도지사 여론조사 분석
그동안 박완수 전 창원시장은 경남 도지사 선거에서 상대인 홍준표 도지사를 공격하는 데 집중해 왔다. 홍 지사를 “독선과 불통”으로 규정하고 “진주의료원을 재개원 하겠다” 며 기회 있을 때 마다 홍 지사 흠집 내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경남도민신문의 여론조사 결과 이같은 박완수 후보(정확히는 예비후보)의 전략은 오히려 자신에게 독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준표 도지사와 박 전 시장의 지지율 격차가 지난번 1차 조사에 비해 오히려 확대 되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필자 주변 사람들은 “도대체 박완수는 경남도지사가 되면 무얼 하겠다는 거냐. 홍 지사 욕하는 것은 알겠는데 자신이 무얼 하겠다는 건지는 전혀 모르겠다”는 말들을 자주 해 왔다. 이번 여론조사는 필자 주변의 이런 말들이 경남도민들의 일반적인 정서라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홍준표는 역시 노련했다. 홍준표는 박완수의 네거티브 전략에 대해 대응하지 않고 대신 지방순방을 통해 그 지역의 숙원사업에 대해 경청하고 해결방안을 토론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렇게 함으로써 홍지사는 "역시 도지사는 홍준표야…박완수는 도지사로는 감이 안 되지…”라는 말이 각 지역 여론주도층에서 나오게 만들었다.
정치구도가 그렇기 때문에 박완수도 출마 선언 후 진주를 비롯한 서부경남의 공략을 위해 필사적인 노력들을 하고 있다. 박완수는 서부경남에 살다시피 하며 서부개척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그런데 박완수가 이렇게 열심히 해도 서부경남 주민들은 박완수가 무얼하겠다는 건지 잘 모른다. 진주의료원을 재개원 하겠다고 했다가 이것이 강경노조의 편을 든다는 지적이 있자 행복의료원으로 재개원 하겠다고 바꿨다. 박완수는 또 수백만평의 외국인 전용공단을 만들겠다고 한다. 이런 박완수의 말은 어렵다.
이에비해 홍준표의 말은 익숙하다. 귀에 잘 들어온다. 원래 진주는 도청이 소재한 곳이었다. 여기에 서부청사라도 개청해 진주시민의 자존심을 살려주겠다는 것은 한귀에 들어오는 말이다. 또 “새 건물을 지어 서부청사로 하려면 자신의 임기 중에 못한다. 그러니 진주의료원을 리모델링해 서부청사로 쓰면 자신의 임기 중에 할 수 있다. 나는 내 임기중에 서부청사를 개청하겠다.”는 홍준표 도지사의 말은 듣는 사람 누구나 고개를 끄떡이게 한다. "이것이 법률적으로 어렵다"는 박완수의 말은 치사하게 들리고 이미 상대방 깍아내리는 말로 들린다.
정치는 원래 이런 것 아닌가. 국민이 쉽게 알아듣는 말로 해야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 아닌가. 박완수 입장에서는 지난 한달 반이 자신에게 굉장히 중요한 시기였다. 자신의 사퇴와 출마선언이 이 기간 중에 있었기 때문이다. 사퇴와 출마선언은 보통은 소위 이벤트 효과를 나타내는 지지율 상승에 제일 중요한 정치행사이다. 그런데 박완수 후보는 가장 중요한 이 시기를 상대인 홍준표 욕하는 데 사용해 지지율 상승의 기회를 놓쳤다. 이제 남은 기간 동안만이라도 박완수 후보는 상대가 못한다는 말 보다는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박완수를 시키면 통합 후 창원시의 복잡한 문제도 해결하고 소외된 서부경남 발전도 더 적임자일 것 같다”라는 점을 경남도민들이 알 수 있게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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