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사람이 왜 박완수를 찍어야 하나요?
진주사람이 왜 박완수를 찍어야 하나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3.3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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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효/편집국장

 
요즈음은 선거의 철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곳이 언론사이다 보니 아무래도 선거관련 질문을 많이 받는다. 질문 중의 많은 부분이 누구를 선택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이다.

최근 필자 주변에서는 홍준표 지사와 박완수 전 창원시장간에 새누리당 경남지사 후보 대결을 두고 종종 논쟁이 이어진다. 진주는 서부청사 개청과 진주의료원 문제로 경남지사 선거의 주요 격전지가 되어 있는 곳이다. 사정이 이렇기 때문에 홍준표 지사는 물론 박완수 전 창원시장도 자주 진주를 방문하여 표밭갈이를 하고 있다.

최근 필자를 당혹스럽게 한 질문은 ‘왜 진주사람이 박완수를 찍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었다. 필자도 깊이 생각해 보지는 않은 문제인데 질문을 받고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진주사람이 무엇 때문에 박완수를 찍어야 할까?

정치인의 공약이야 실천되는 게 많지 않지만 그래도 후보를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은 후보의 공약일 것이다. 홍준표 지사는 경남도 서부청사를 진주에 개청하겠다고 공약했고, 현재 개청을 위한 작업이 착착 진행 중이다. 서부청사에 대한 박완수 후보의 정확한 입장은 필자도 잘 모른다. 필자가 잘 모르는 것을 보면 박 후보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얘기하지는 않은 것 같다. 아마도 박 후보는 서부청사 개청에 반대하는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할 뿐이다. 박완수 후보는 서부경남 일대에 500만평의 외국인 전용 공단을 만들겠다는 정도의 공약을 한 것으로 필자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공약은 그리 파급효과가 크지는 않은 것 같다. 공단이야 지금 진주에는 항공산단이 추진 중이기 때문에 또 다른 공단을 조성한다고 해서 민심을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도지사 선거 공약의 핵심은 경남도 서부청사의 개청이다. 진주는 잘 알다시피 도청이 있던 곳이다. 그런데 이 도청이 1925년 부산으로 이전한 뒤 경남에 환원되면서 창원에 자리 잡고 말았다. 이때의 진주사람들 실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진주에 도청이 있을 때가 진주 영광의 시절이다. 도청이 진주를 떠난 후 진주는 줄곳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금 진주는 김해시에도 밀려 경남에서도 변방으로 취급되고 있다. 즉 진주사람들에게는 도청이 하나의 상징이다. 도청이 진주의 영광을 상징하는 심볼이 되어 있는 것이다. 경남도 서부권개발본부가 지난 1월 사무실을 오픈했을 때 진주사람 모두가 열광했다. 도청이 진주를 떠난지 90년 만에 도청 기구가 진주에 온 것이다. 진주사람들은 90년 만에 도청 환원이라며 다들 들떠 있었다. 홍준표 지사는 다른 것은 몰라도 진주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자리잡은 자존감을 정확히 짚은 것이다. 적어도 진주사람들에게는 홍준표 지사가 100년 만에 찾아온 진객(珍客)이다.

홍준표 지사의 서부청사 개청약속은 박근혜 대통령의 세종시 건설 약속과 닮은 점이 많다. 4년전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여러 현실여건상 세종시 건설을 중단하려고 했을 때 ‘미생의 약속, 즉 미생지신(尾生之信)’을 이야기 하면서 약속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 결국 세종시 건설을 추진해 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약속으로 충청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고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진주사람들은 100년 진주사람의 한을 풀어준 홍준표를 찍어야 할 이유는 있다. 그런데 박완수는 진주 사람들을 위해 무엇을 한다고 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왜 진주사람들이 박완수를 찍어야 할까? 독자의 이 의문에 필자로서도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글을 박완수 후보 진영에서 읽는다면 필자에게 그 답을 제시해 주면 좋겠다. 필자로서도 답답한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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