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가 어때서
내 나이가 어때서
  • 합천/김상준기자
  • 승인 2014.04.0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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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사회부 부국장(합천)
 

나이는 내 의사와 무관하게 해가 바뀌면서 한 살을 더 먹게 되어 있다. 먹어도 없어지지 않고 많아지는 게 나이다. 먹으면 먹을수록 많아지는 나이는 속절없는 세월의 무상함을 절감한다. 내가 바라든, 바라지 않든 세월은 마이너스로 흐르고 나이는 플러스로 더한다.


요즘 유행하는(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가 중년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읍내시장 통을 지나는데, 아주머니들 좌판을 두드리며 합창이라도 하듯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어느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를 신나게 불렀다.재미있다는 듯 서로 바라보고 웃으며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불렀다.

비록 몸은 늙어 구부러지고 얼굴은 주름지지만 마음은 젊었을 때나 마찬가지로 구부러지지도, 주름지지도 않았다고 착각하면서 살아간다. 이런착각을 일깨우면서 동시에 위로를 주는 것이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노래다. 세월이 젊음을 앗아 갔어도 사랑에 나이가 없다는 메시지에 열광하는 것이다. 거울 속에 비춰진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라고 호통 치는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위안을 받는 것이다. 날고 기는 사람들도 많다지만, 세월아 비켜라‘를 외치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 노력해서 배우고 아는 것도 좋지만, 웃고 즐기는 사람이 으뜸이다.

공자는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고 했다.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즐기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탐욕과 쾌락을 멀리하고 자연을 벗 삼아 유유자적하며 따뜻한 눈으로 주위를 바라 볼 때 사랑의 문이 열리고 인생이 아름답게 채색된다. 웃고 사는 단순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나이를 먹는다고 똑같이 철드는 것이 아닌 것처럼 나이가 든다고 똑같이 늙는 것도 아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후회가 꿈을 잃으면 나이가 어려도 늙은 것이다. 꿈이 후회를 덮으면 나이는 들지언정 결코 늙지 않는다.나이 많다고 늙었다고 자학하지 말 일이며, 더구나 삶을 내려놓을 일이 아니다. 최근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의 노인들 80대가 마라톤 풀코스로 완주하고 70대가 히말라야에 오르는 노인은 노인이 아니다.

나이가 드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나만 나이 먹는 것이 아니므로, 정말 안타까워 할 것은 나이를 먹으면서 자기 삶의 가치를 떨어지게 하는 것이다. 가치 있게 나이 드는 것이야말로 시간적 존재로 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누구나 활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이 80세에 미국헌법을 기초한 벤자민 프랭클린은 “진심으로 삶을 사랑하는 사람은 절때 나이를 먹지 않는다. 비록 나이 때문에 죽을지언정, 그들은 젊어서 죽는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고 한다.

인생의 일몰은 일출만큼이나 아름답다.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즈음이면, 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때 가서 후회한들 아무 소용없다 시간은 구름과 같고, 강물과 같아서 막을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다. 그러나 그 물을 어떻게 흘려보내느냐에 따라 시간의 질량은 달라 질 수 있다.

세네카는 말했다. 인간은 항상 시간이 모자란다고 불평을 하면서 마치 시간이 무한정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고, 지금도 시간은 쉼 없이 흘러가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시간은 메사에 멈추는 법도 또 더디게 흘러가는 법도 없다. 시간을 저축하거나 남에게 빌릴 수도 없고 시간이 우리에게 무한정 베풀어지는 것도 아니다. 시간은 바로 우리의 생명인 것이다. <세월에 장사 없다>지만 세월아, 비켜라고 호령하며, 나이를 거슬러 젊게 산다면 냉혹한 세월도 더 이상 위세를 부리지 못하고 슬금슬금 꼬리를 감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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