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이 만든 신비의 땅 '하동 토지길'
섬진강이 만든 신비의 땅 '하동 토지길'
  • 한송학기자
  • 승인 2014.04.03 11:27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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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km...하동의 산과 강.역사 문화 체험
평사리평야.최참판댁 등 볼거리 풍성

'하동'하면 섬진강과 화개장터, 그리고 소설 '토지'를 떠올린다. 지리산의 장엄한 산줄기 사이로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이 만든 비옥한 땅. 그곳에서 길상과 서희의 애틋한 사랑이 깃든 토지길을 만난다

토지 길은 평사리 삼거리에서 시작해 부부송, 최참판댁, 고소성, 매암차박물관, 취간림, 조씨고가, 십일천송, 회남재로 이르는 총 길이 43㎞의 하동의 산과 강, 역사,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대표적인 길이다.

◇평사리평야와 부부송
토지길 걷기여행은 평사리공원에서부터 시작된다. 평사리공원에서 북쪽으로 조금 걷다 보면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평사리평야가 눈 앞에 펼쳐진다. 평사리평야 한가운데에는 저 멀리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최참판댁을 바라보며 서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가 눈에 띈다.

이 마을 사람들은 두 그루의 소나무를 부부송이라고 부른다. 넓은 평야에 서 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는 소설 '토지'의 길상과 서희로 비유되기도 한다. 애틋한 사랑으로 표현되는 부부송. 그런 이유에서일까? 부부송의 모습은 어쩐지 쓸쓸하게 보였다.

◇최참판댁
부부송과 중국 악양에 있는 동정이라는 호수를 닮아 동정호라고 이름 지었다는 호수를 지나면 최참판댁에 들어서게 된다. 최참판댁으로 가는 길에는 하동에서 생산되는 특산품과 지리산에서 나는 온갖 산나물들을 파는 가게와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관광객들의 시선을 끈다.

최참판댁은 평사리평야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다. 소설 속의 인물 서희가 살던 집. 최참판댁은 대하소설 '토지'에 나오는 고가를 고스란히 재현해 놓은 전형적인 조선 반가의 모습을 띤 전통가옥이다. 특히 이곳은 TV드라마 '토지'의 드라마 세트장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최참판댁 주변에는 농업전통문화전시관을 비롯해 평사리문학관, 한옥체험관이 들어서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조씨고가
평사리평야를 뒤로 한 채 소설 '토지'에 나오는 최참판댁의 실제 모델이 된 조씨고가가 있는 상신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조씨고가가 있는 상신마을은 어딜 가나 돌담길을 볼 수 있다. 꼬불꼬불 이어지는 나지막한 돌담길을 걷다보면 지리산 형제봉 아래 고즈넉히 자리잡고 있는 조씨고가를 만나게 된다.

조씨고가는 180년 전에 지어졌다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깨끗하게 잘 보존돼 있었다.

특히 정원 한 귀퉁이에 자리잡은 연못은 집 주변에 흐르고 있는 개울물을 받아 연못에 물을 채우고 남는 물은 자연스럽게 개울로 다시 흘려 보내는 특이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작은 연못 하나에도 자연을 활용한 조상들의 슬기로운 지혜를 엿볼 수 있었다.

◇십일천송과 취간림
토지길에서 만날 수 있는 즐거움을 한 두어가지 더 꼽자면 십일천송과 취간림을 들 수 있다. 결코 짧지 않은 토지길을 걷다보면 발걸음을 쉬어가고픈 쉼터로 십일천송과 취간림이 딱일 듯하다.

십일천송은 멀리서 보면 한 그루의 큰 소나무인 것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600여년이 넘는 노송 11그루가 한데 모여 있다.

매화나무 향에 취해 농로를 따라 들어가 십일천송이 만들어 주는 시원한 그늘 아래서 잠시 땀을 식히며 편안한 휴식을 가져 보는 것도 토지길에서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매력이다.

길동무가 많다면 약간은 좁게 느껴지는 십일천송보다는 악양천을 끼고 자리한 취간림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신록의 빛을 담은 잎사귀들이 강한 봄볕을 막아주고 취간림 옆을 지나는 악양천의 시원한 물에 발을 담가 보는 것도 토지길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 중 하나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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