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P세포 스캔들
STAP세포 스캔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4.13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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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봉진/수필문우회 회장

1일 일본의 ‘이화학연구소(理化學硏究所)’에서는 많은 의혹이 제기된 소속 연구자인 오보카타하루코(小保方晴子)의 STAP세포 논문에 대한 최종조사결과를 발표했다. 다른 논문에 사용한 화상데이터를 재사용했거나 다른 논문의 데이터를 개찬(改撰)한 부정행위가 2건 있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 두 항목은 STAP세포를 만들었다는 증거가 되는 중요한 데이터들이다.


1990년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노요리 료지(野依 良治) 이사장은 발표장에 출석해서 이화학연구소의 연구자 논문이 과학사회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시킨 것에 대해서 사죄했다. 그리고 소정의 절차를 거쳐 논문을 취하하도록 논문발표자들에게 권고하고, 징계위원회 심의를 거쳐 관련자를 엄정히 조처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보카타 연구원은 연구소의 조치에 승복할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또 이 논문의 공동 연구자인 미국 하버드대학교 바칸티(Charles Alfred Vacanti) 교수도 “논문에 제시된 데이터가 틀렸다고하는 설득력 있는 증거가 나오지 않는 한, 논문은 철회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연구소의 조치에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었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이다. 그러나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를 면밀히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오보카타라는 연구자의 이력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그는 1983년 생으로 2002년 와세다(早稻田)대학 이공학부 응용화학과에 특별선발입시를 통해 입학하고 2006년 졸업을 했다. 학부에서는 미생물연구를 했는데 대학원에서는 이공학연구과 응용화학전공 석사과정을 끝내고 다시 선진이공학연구과 생명의과학전공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대학원 연구과정 중, 하버드대학 의학대학원교수인 바칸티의 연구실에 2008년부터 2년간 있었다. 2011년부터 이화학연구소 발생·재생과학종합연구센터 세포리프로그래밍연구팀 객원연구원, 2013년에는 동 세포리프로그래밍연구 유니트리더가 되었다. 그리고 2014년 1월28일 “외부 자극에 의하여 체세포를 초기화하는 것으로 모든 생체조직과 태반조직으로 분화할 수 있는 다능성(多能性)을 지닌 세포(STAP 세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세계에서 최초로 확립했다”고 발표했다.

다음으로는 바칸티 교수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는 하버드대학 의학대학원 마취과 교수로서 재생의학 연구를 했다. 바칸티는 일본 이화학연구소 오보카타의 연구팀에 의하여 개발된 STAP세포의 공동연구자이다. 바칸티는 생물의 생체에 극히 소수로 존재하는 작은 사이즈의 세포가 휴면상태의 다능성세포가 아닌가 하는 가설을 제창하고 있다.

오보카타는 미국 유학 중 바칸티의 제자로서 스승의 가설을 검정하는 과정에서, 세포가 자극에 의하여 변화하는 것을 발견하고 STAP세포를 개발하게 되었다. 그러나 바칸티는 오보타카에 대해서 “그가 없었으면 STAP세포에 대한 연구발표가 아주 뒷날로 밀렸을 것이다”라고 하면서, STAP세포는 자기 자신의 연구 성과이고, 오보카타는 어디까지나 그 협력자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2014년 바칸티 팀은 사람의 신생아 피부선유아세포(皮膚線維芽細胞)에서 나온 STAP세포일 가능성이 있는 세포의 사진을 공표했다. 그 뒤 일본에서 STAP세포의 논문을 둘러싸고 데이터와 화상에 부자연스러운 점이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었다. 3월14일 공동집필자가 논문취하에 동의하자 바칸티는 이에 반대했고 3월20일 STAP세포에 대한 새로운 프로토콜을 발표했다. 일본의 매스컴 보도를 보면 오보카타가 주 저자로 발표되고 있지만 논문제출자 열두 사람 가운데 바칸티가 제1 저자이고 오보카타는 네 번째, 특허등록에서도 같은 순서가 되어 있다.

오보카타가 일본 이화학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참가하게 된 것도 STAP세포 개발 프로젝트 때문으로 보인다. 2010년 뉴욕에서 일본으로 잠시 돌아와 있다가 2011년 토호쿠 쓰나미 사태 이후 취업비자 기일이 만료되자 미국에 돌아가지 않고 미국에서의 연구성과를 내걸고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영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화학연구소의 인사검증과 연구논문 심사과정은 매우 치밀하고 까다로운 편이나, 오보카타의 연구 테마는 비밀에 붙여졌고 논문은 한번도 공개심사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경쟁이 심한 분야에서의 과욕이 부른 스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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