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자연이 공존하는 거창 수승대
역사·자연이 공존하는 거창 수승대
  • 한송학기자
  • 승인 2014.04.2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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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계곡과 어우러진 천혜의 자연 경관 자랑
▲ 수승대의 명물 거북바위는 높이 10m,넓이 50㎡에 이르며 그 생김새가 거북과 같다하여 구암대 또는 암구대라 불린다.

대지 위를 온갖 아름다운 꽃들과 신록의 잎들이 채우면서 싱그러운 자연의 품으로 사람들을 부른다. 조금은 따갑게 느껴지는 햇살을 맞으며 자연과 역사가 숨 쉬는 곳, 덕유산 자락 굽이굽이 돌아 맑은 물이 모여 황산 앞에서 구연폭을 이루고 구연소를 만들면서 창조한 커다란 천연바위 거북대가 있는 수승대로 떠나보자.


거창군 위천면에 있는 수승대는 국가명승 제53호로,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의 접경지에 자리했었다. 국력이 쇠약해진 백제가 신라로 가던 사신을 전별하던 곳으로 원래 이름은 ‘돌아오지 못할 것을 근심했다’고 해서 근심 수(愁), 보낼 송(送)자를 써서 수송대(愁送臺)라 했다. 현재의 이름은 1543년 퇴계 이황 선생이 영승마을에 머물다 떠나면서 그 내력을 듣고 이곳에 들러 아름다운 경치에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며 수승대로 이름을 고치라는 시 한 수를 짓고 바위에 수승대라고 기재해 이름이 바꿨다고 한다.

수승대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영남 제일의 동천으로 쳤던 안의삼동(安義三洞) 중 하나인 원학동 계곡 한가운데 위치한 화강암 암반으로 깊고 긴 계곡과 주변 산세가 어우러져 천혜의 자연 경관을 자랑한다. 잠시 시간을 멈추고 자연과 벗 삼아 수승대를 휘감고 있는 산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요수정 아래 건너편에 10m 높이에 넓이가 50㎡에 이르며 그 생김새가 거북과 같다ㅙ 구암대 또는 암구대라 불리는 수승대의 명물 거북바위가 길손을 맞이한다. 바위틈에는 천년 세월 동안 비바람을 맞으며 모질게 살다간 노송의 잔해들이 나이든 소나무 속에 띄엄띄엄 섞여 있고 사면 전신에는 이름과 글귀들의 글자로 한 치의 틈이 없으며 평탄한 바닥 위에는 단이 축조되어 있다.

서편에 있는 구연 쪽 대 밑에는 수십 명이 비를 피할 수 있는 암굴과 바닥에 술을 저장하는 장주갑이 있는데 그곳이 구연소이다. 수승대는 멀리 덕유산의 흰 구름을 이고 탈속의 경지에 자리한 바람소리, 산새소리, 물소리가 한데 어울려 대자연의 교향곡을 선사하며 찾는 이들에게 마음의 안식을 제공한다.

또한 한 여름 밤에 펼쳐지는 야외 연극제인 거창국제연극제의 주 무대이기도 한 수승대에서 가족, 연인과 함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수승대를 뒤로 하고 마주보이는 거창 신씨 집성촌 한옥마을로 발길을 돌려보자.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600년을 훌쩍 넘긴 커다란 느티나무가 길손을 반긴다. 100∼200년 전에 지어진 한옥 50여 채가 운치 있게 들어선 황산한옥마을은 오래된 기와집 사이로 예쁜 흙담길이 구불구불 흐르며 마을 앞에는 계곡이 자리하고 있다. 등록문화재 259호 지정된 황산마을은 흙담의 물빠짐을 위해 아랫단에는 커다란 자연석을 쌓고 윗단에는 황토와 돌을 섞어 토석담을 쌓은 것이 특징이다. 동쪽 개울 건너 동녘마을의 담장은 벽화로 장식해 개울을 좌우로 위뜸은 전통고가마을, 동녘은 현대식 벽화마을로 꾸며 찾는 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 황산한옥마을의 오래된 기와집 사이로 난 예쁜 흙담길이 길게 늘어져 있다.


황산마을에서 발길 닿는 대로 이 골목 저 골목을 거닐다 허기가 느껴지면 농가의 맛집으로 종부의 손맛이 묻어 있는 ‘돌담사이로’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문풍지 발라 놓은 곁문들과 툇마루를 보며 사랑채에 앉아 종부의 넉넉한 인심과 향기가 배어 있는 상차림을 맛 볼 수 있다. 단 사전 예약이 필수이다.

활처럼 휘어진 전통돌담길이 전통고가와 어우러진 황산마을에서 고유의 맛과 정성이 담긴 밥상으로 여행의 피로를 풀고 황금원숭이의 전설이 있는 금원산으로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고향의 정과 맛, 천혜의 자연과 체험이 함께하는 마을, 그 옛날 황금원숭이가 살았다고 황금원숭이마을이라 불리는 황금원숭이 체험마을에 들러 계절별 농산물 수확체험과 연중 실시하는 만들기, 선택형 체험도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전설 속 황금원숭이가 살았다는 덕유산 줄기의 영봉인 금원산은 해발 1353m로 유안청 계곡인 큰골과 지장암에서 와전된 지재미골, 그리고 동쪽에 위치한 현성산으로 나눠진다.

유안청 계곡은 길이가 2.5㎞로 조선중기 이 고장 선비들이 공부하던 유안청이 자리했던 골짜기다. 붉은 빛을 띤 화강암을 따라 쏟아지는 물결이 마치 붉은 구름처럼 보인다는 자운폭포와 높이 80m의 유안청 제1폭포, 길이 190m의 제2폭포를 비롯해 용폭과 소담이 주변 숲과 어우러져 산악경관이 극치를 이루고 있다. 지장암에서 와전된 지재미골 어구에는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국내 최고의 바위인 문바위와 차 문화를 꽃 피웠던 가섭사 마애삼존불이 있고 양 골짜기가 합치는 배나무지이로부터 경남도에서 관리하는 자연휴양림이 비롯된다. 그 너머 모리산에는 동계선생이 남한산성에서 돌아와 슬픔과 분노로 만년을 보냈던 모리재가 있다.

또 지재미골에는 선녀가 목욕했다는 선녀탕이 있다. 선녀탕에는 아기를 못 낳는 여자가 목욕을 하고 소원을 빌면 아기를 낳게 된다는 전설이 있다. 현성산은 서문씨의 전설을 안은 서문가 바위를 비롯한 많은 명소와 이정 안음군 서문공 휘기배 정경부인 산동황씨의 단묘와 비가 있다. 속설에 의하면 현성산 거무시가 검게 보이면 평화롭고 희게 보이면 난시가 된다고 한다.

금원산은 소나무, 단풍나무, 층층나무 등 수많은 종들의 나무가 싱그러운 공기를 내뿜고 있어 산림욕장으로 각광 받고 있으며 산 정상에는 자연생태관과 전망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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