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삶을 바라는 당신에게
아름다운 삶을 바라는 당신에게
  • 이형진
  • 승인 2011.06.01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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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하지만, 계절의 여왕이라고도 한다. 싱싱한 초록빛 세상에 민들레, 라일락, 장미, 카네이션, 창포 등등 예쁜 꽃들을 볼 수 있어 그럴까.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은 정오,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노래를 부르던 시인 노천명도 있다.

꽃, 꿈, 나비... 이 계절, 이 같은 단어들이 담겨진 책이 있을까. 있다.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 그렇다. 이 책은 전 세계에 40년 가까이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어른과 아이, 모두를 위한 동화다. 동화, 그래서 이 책에는 글보다 그림이 많다. 읽는데 불과 1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줄거리는 복잡하지 않다. 주인공 호랑애벌레가 알에서 깨어나 초록빛 나뭇잎을 먹으며 무럭무럭 자란다. 그러던 어느 날 ‘먹고 자라는 것만이 삶의 전부가 아닐 거야. 이런 삶과는 다른 무언가가 분명해’라는 생각을 하게 된 호랑애벌레는 나무에서 내려와 여행을 떠난다.

그런데 이곳저곳을 구경하던 호랑애벌레는 꼭대기가 구름에 가릴 정도로 하늘높이 치솟은 커다란 기둥을 발견한다. ‘내가 찾던 것이 저 곳에 있을지도 몰라.’ 호랑애벌레는 그 기둥으로 다가가고... 그 기둥이 엄청나게 많은 애벌레로 이루어진 기둥, 다름 아닌 애벌레 기둥임을 알게 된다.

이제 수많은 애벌레들과 섞여 기둥을 오르게 된 호랑애벌레는 문득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 거지’라는 물음을 떠올리지만 어떤 애벌레도 답을 해주진 않는다. 그냥 묵묵히 기오르기만 하는 애벌레 틈 속에서 호랑애벌레도 그저 따라 기어오를 뿐이다.

얼마나 올랐을까. 기둥의 중간쯤에서 호랑애벌레는 마침내 자신과 같은 궁금증을 가진 노랑애벌레를 만나게 된다. 목적지도 모른 채 무작정 서로를 짓밟고 올라서야 한다는 슬픔. 두 마리 애벌레는 기둥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한다.  

다시 찾은 푸른 풀밭에서 호랑애벌레와 노랑애벌레는 신나게 놀고, 파릇한 풀도 마음껏 뜯어 먹고, 서로를 사랑한다. 그렇지만 그것도 잠시다. 호랑애벌레는 다시 생각한다. ‘그럼, 이런 삶이 전부일까. 우린 꼭대기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잖아. 우리가 내려온 것은 실수였는지도 몰라. 이제 쉴 만큼 쉬었으니까, 이번에는 꼭대기까지 오를 수 있을 거야.’

노랑애벌레는 애원한다. ‘우린 멋진 보금자리가 있고, 서로 사랑하잖아. 그걸로 충분해. 꼭대기를 향해 기어오르는 저 외로운 애들보다는 우리 생활이 훨씬 낫잖아.’ 그러나 호랑애벌레는 노랑애벌레를 남겨두고 그 치열한 기둥을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1972년 미국에서 초판된 이래 수많은 나라에서 지금도 즐겨 읽혀지고 있는 책, ‘꽃들에게 희망을’은 결국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게 되는 두 마리 애벌레에 대한 이야기다. 호랑애벌레는 꼭대기에 오를 수 있었을까. 남겨진 노랑애벌레는 어떻게 살았을까. 그 기둥 꼭대기엔 과연 무엇이 있었을까.
사실 우리들 삶이 책 속 두 마리의 애벌레들 삶과 그다지 다른 것은 아니다.

우리는 어딘가에서 태어나 성장하여 누구나 언젠가 드넓은 세상 속으로 나아가야 간다. 그런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정말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경쟁의 피라미드. 비록 그 시작이 조금씩 다르기도 하지만 그 끝에 올라서는 것만이 성공일 거라 여기며, 우리는 오늘도 쉼없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런데 작가 트리나 폴러스는 그런 우리들 발걸음에 제동을 건다. 어디로 가고 있느냐고.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아느냐고. 보다 나은 대안이 존재할 수는 없느냐고. 대신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자고. 또한 우리가 나비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그 무엇보다 꽃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혹시나 지금 당신은 누군가에게 짓밟혀 있다는 현실이 고통스럽기만 한가. 혹은 누군가를 짓밟고 아니 짓밟아야 한다는 현실이 괴로운가. 그것도 아니면 더 늦기 전에 또다른 어쩌면 정말 진정한 내 삶의 의미를 찾아보고 싶은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아름다운 삶을 바라는 당신에게 비록 얇지만 깊은 생각이 담긴 책,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을 권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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