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딸과 호남의 아들
광주의 딸과 호남의 아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8.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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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돈/한국 교육자대상 수상자
 

지난 7·30재보선 결과는 호남출신 정치인의 미래를 생각해볼 수 있는 하나의 잤대가 되고 있다.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의혹을 폭로, ‘광주의딸’로 불리며 새 정치민주연합의 공천을 받아 ‘광주광산을’에서 당선한 권은희 의원과,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에서 활동하며 현 정권의 실세인 청와대 홍보수석을 던지고, 지역관련 공약으로 민심을 휘잡으며 순천 곡성 선거구에 당선된 호남의 아들 이정현 의원이다. 두 사람이 걸어 온 길과, 재보선 선거기간 중에 보여준 행동을 비교해보면, 한국정치에서의 미래호남을 대표한 인물상을 엿볼 수 있다.


권 의원이 기존의 정치 아젠다에 갇혀, 정권과 공권력을 심판하는 것에 머물렀다면, 이 의원은 말로만하는 ‘새정치’가 아닌 대한민국의 고질적 병폐인 지역주의 벽을 허무는 진짜 새로운 정치가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 의원이 ‘세금폭탄’ 등을 부르 짖으며, 짧은 2년 임기 내에 달성하기 어려운‘의대유치’ 등 지역경제발전 공약도 내세운 사실을 부정할 수 는 없다. 하지만, 순천 곡성 주민의 의식수준을 볼 때, 그러한 공약보다는 자전거를 타고 유세를 다니며 자신을 낮추고 정말 머슴이 되겠다고 하는 그의 자세가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확신한다.

북한이 핵을 포함한 군사적 위협을 계속하고 있지만, 남북한 간의 국력격차와 ‘통일준비위원회’ 발족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의 대한민국 정치에서 ‘북풍’ 등의 안보 이슈는 이제 더 이상 국민들의 마음을 사료잡기 어려울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도 있듯이, 민주당 정권10년 동안도 대한민국 정치사의 큰 발전을 이루지 못했다는 세간의 평가를 고려하면, 정권(공권력) 심판역시 더 이상 ‘먹고살기 바쁜’ 국민들의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국민 대부분은 ‘세월호’ 국면이나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재난과 사고를 정치인과 공무원만이 책임질 일이 아니고, 국민 전체가 반성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의 정치는 ‘가진 자’와 ‘덜 가진 자’와 공히 행복하게 사는 사회, 북한의‘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불안에 시달리는 한국이 아닌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서 아프리카에서나 볼 수 있는 ‘굶거나 생활고’에 시달리지 않는 사회 ‘치안이 튼튼하게 확립된 사회’ 건설 등이 한국정치의 목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보다 대한민국의 정치에서 바꾸어야 할 것은 지역주의의 벽을 허무는 것이다. 이것만 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진짜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구호만이 아닌 진짜 ‘새정치’의 시작은 여기서 부터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호남에서 새누리당 당적을 가진 이정현 의원의 당선은 고무적이다. 앞으로의 의정활동을 예단 할 수 는 없지마는 필자에게는 벌서부터 ‘광주의 딸’에게서는 ‘공격수’, ‘광주의 아들’에게서는 머슴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 의원은 소위 말하는 SKY 출신도, 법률가 의사 출신도 아니다, 기존 대한민국의 엘리트그룹에 속하지도 않는데 그가 현재까지 걸어 온 길과 선거유세 모습, 그리고 “진심이면 통한다”는 표어와 정말 제 가슴속의 끌어오는 고향사람 호남사람 이것을 실천해보겠다는 다짐을 보며 호남을 대표하였던 신익희 조병옥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을 연상하게 된다.

현재 국민들은 2011년 대전 현충원 연평도 전사자 1주기 추모식에서 장대같은 비를 맞으며, 비석을 어루만지며 눈물을 흘리는 김황식 전 총리, 자식과 가족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물러가라는 항의에도 불구하고 같이 울면서 대화하고, 청문회에도 ‘상주된 몸’이라며 면도 안 한 수염과 염색기 빠진 하얗게 변한모습으로 등장한 이주형 해수부장관, 세월호 참사 이튿날 제대로 된 경호체제도 갖추지 않고, 현장에 달려가 위로한 박근혜 대통령 등이 우리국민의 표심을 사로잡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단기 2년으로 끝날 수도 있는 호남의 아들에게서 현 시대가 요구하는 이런 정치인의 모습이 물씬 풍겨나, 그에게서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의 모습을 연상하게 된다.

앞으로 짧은 임기 2년의 국회의원으로서, 이 의원이 본인의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정권의 지원을 받아, 선거유세기간 언론에서 대필하였던 ‘세금폭탄’을 지역에 안길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동안 호남지역 발전이 낙후되었던 것이 사실이건 그렇지 않던 간에 그가 지역의 머슴으로서 정정당당한 절차를 통해 지역구에 세금폭탄을 안겨도 비난할 수 는 없다 그러나 이 의원을 옹호하는 한사람으로서, 그보다는 아들이 아닌 호남의 장자가 되어 선거기간에 그가 내세운 “진심이면 통한다”는 표어를 잊지 말고 현 정사에 길이 기록될 지역감정해소의 선봉장으로, 그리고 세계최고의 선진정치문화를 가진 단합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는데 기여하는 큰 정치인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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