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간 애착 느끼고 즐거운 명절을 보내자
가족간 애착 느끼고 즐거운 명절을 보내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9.0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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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인회/덕산파출소장 경감
 

가을 장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한밤중인 12시20분경 창원시 진해구 석동 롯데마트 옆 슈퍼 처마 밑에 외국인 아이가 비를 피하며 울고 있다.


밤늦은 시간에 왜 혼자서 울며 서있는지 말을 시켜보니 우리나라 말을 못한다. 일단 파출소로 데리고와서 다시 말을 시켜보니 울면서 알 수 없는 말만 한다.
‘외국에서 온 것 같은데 영어는 아니고 나이는 7살 정도? 우즈벡··카자흐스탄·러시안가?’ 고민을 하다 일단 BBB 통역서비스를 이용해 러시아 통역을 부탁하니 다행히 러시아말이 맞단다.

통역을 통해 집이 어딘지, 엄마·아빠는 누군지, 부모님 연락처는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아이 대답은 ‘여름방학을 맞아 러시아에서 왔고, 아버지 이름은 머라머라하고 전화번호는 모른다. 엄마 이름은 비밀이란다

다시 순찰차를 타고 발견지 주변으로 갔다. 편의점에도 물어보고 이리지리 다니는데 외국인으로 보이는 남자와 여자가 순찰차를 보고 손을 흔들어 다가가니 아이 부모다.

남자가 한국말을 좀해서 물었다. “아니 애가 왜 엄마이름을 말 안해요? 비밀이라는데”

남자가 흐뭇한 표정으로 “제가 교육시켰어요, 여자는 남자가 지켜줘야 하니, 절대 엄마이름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쳐 주면 안된다고.”허, 참나!

이젠 무더운 여름도 가고, 가을에 접어들었다.

추석이 얼마 남지 않아 전국경찰관들은 특별방범활동에 들어갔다.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고향을 찾고, 부모 형제가 오래간만에 모여 회포를 푸는 즐거운 명절이다.

그런데 명절에는 가족, 형제들 간에 다툼으로 생각보다 많은 신고가 들어온다.

가족들에 대한 서운함이 다툼으로 변하고 큰 싸움이 되기도 한다.

이번 러시아 아이를 보면서 부모자녀간 애착형성이 잘되었구나, 반듯하게 잘 자랄수 있겠다고 느꼈다. 한편 어이없기도 했지만 뿌듯한 느낌이 있는…

요즘은 자녀를 많이 낳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자녀와 부모 간, 형제간 애착형성이 잘되어 있으면 성인이 되어서도 가정폭력이나 가족 간 다툼이 좀 줄어들 수 있지 않을까?

가족들간 서운함 보다 서로 경청하고 배려하는 마음으로 모두에게 편안하고 즐거운 명절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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