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서로 원수지간이 아니다
우리는 서로 원수지간이 아니다
  • 배병일기자
  • 승인 2014.09.16 14: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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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육신이 병들면 병원 가서 진료를 받고 진통제 쓰면 통증해소가 되지만, 마음의 병에는 진통제도 없다. 지식을 쌓아야 마음이 병들지 않는다. 지식이 없으면 범죄에 쉽게 노출되고, 육신은 많은 고통을 격께 된다. 일체개고(一切皆苦)라, 모든 것이 괴로움이지만, 어떤 최악의 경우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햇살 같은 젊음과 희망으로 가득 채워나가야 한다.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려면 내가먼저 좋은 배우자가 되어야한다. 가시나무에 가시 나고, 열매를 보면 그 나무를 알 수가 있고, 좋은 부모 밑에서 훌륭한 자식이 나오기 때문이다.

애써 가르치지 않고, 애써 배우지 않으면 결국 못난이밖에 더되겠는가. 지금의 아이들이 훗날, 이 세상을 이끌고나갈 인재들이므로 잘 가르쳐나가야 한다. 어른들은 젊은이들에게 정신적 수혈과 의식수준, 문화수준을 끌어올려주는 확실한 길잡이가 되어보자.

교만, 허욕, 거짓, 분노, 탐욕의 허물을 벗어던지도록 이끌어나가자. 전 인격을 기울이고 자아를 다 바쳐서 어지럽고, 혼탁하고, 거짓투성이의사회에서 젊은이들이 바로서고 바로 걷도록 하는 길잡이노릇을 소금이 쉴 때까지 해나가야 한다, 우리는 서로 원수지간이 아니다.

부부간, 이웃, 노사, 여야, 남북, 종교간, 서로반목하지 말자. 내편 아니면 모조리 적으로 간주하는 무서운 풍토가 조성되고 있다. 술이 아무리 독해도 먹지 않으면 취하지 않듯, 지혜의 샘은 활자사이로 흐르고 있지만, 가르치지 않으면 아무소용이 없다.

내가 자유롭게 살고자한 사람은 남들도 그렇게 살고자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결코 남을 해치지 않는다. 아이들을 미련한 사람은 될지라도 게으른 사람은 되지 말도록 이끌어가자. 게으름의 늪에서 들고 나오는 것은 진주가 아니라 자갈이며, 게으른 사람의 머릿속에서 나오는 것은 모두 천박한 것뿐이다. 마음 밭에 이상의 씨앗을 심고, 그 씨앗이 시들지 않도록 부지런히 가꾸어서 모진 태풍에도 이상의 등불이 꺼지지 않도록 정성을 다해나가자.

노자의 ‘도덕경’에‘상선약수(上善若水)’란 말이 있다. 가장 좋은 것은 물로써, 인체의 70%가 물로 형성 되어있다. 알고 보면 모든 생명체는 물위에 떠있는 거나 마찬가지다.

물은 모든 생명을 지탱해주면서도 뽐내지 않는다. 싫은 곳, 마다한곳도 없다. 섞어준 물질에 따라, 다른 맛을 내주며 담는 그릇에 따라 모양까지 변하여준다. 자신만을 내세우지 말자.

짧고 귀한 삶을 엄숙하고 진지하게, 지식의 옷과 겸양의 옷을 입고, 이마에 땀 흘리며, 창조를 잉태하는 소중한 순간들로 만들어나가자. 그 사람의 재능(才能)이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다. 불가에는 스님들의 발우공양이 있다. 큰스님으로부터 갓 들어온 사미까지 같은 자리에서 같은 음식을 평등하게 나누어 먹는 승가공동체의 압축된 핵심수행이다.

공양 전, 반드시 오관게(五觀偈)를 염송한다. 이음식이 내 앞에 오기까지의 모든 인연에 감사하고 반드시 보답하겠다는 서원을 하는 이 수행에서는 한해에 버려지는 수조원의 음식물쓰레기도 해결하는 지혜가 담겨져 있다. 지도층에 있는 사람들부터 부드럽고 고운 말을 사용하며 자신을 낮추고 양보하고 포용할 줄 아는 통 큰사람들이 되어주기 바란다.

그래서 지식과 교양을 갖추어 항상 겸손하면, 지혜가 뚫리고, 지혜가 뚫려야 미래예측 능력도 생긴다. 같은 칼도 의사가 쥐면 생명을 살리는 수술 칼이 되고, 강도가 쥐면 살인 칼이 되듯이 물건도 사람에 따라, 창조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파괴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나만 이롭게 하는 작은 욕심에 매달려 보잘 것 없는 중생으로 전락하지 말자.

개인의 인격을 높이는 것은 가정의 질적 수준을 향상과, 사회와 국가의 품격으로 직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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