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타고 있어요'
'아이가 타고 있어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9.2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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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교통안전공단 경남지사장

가을을 맞아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계절인데 개인이나 단체로 나들이 하는 경우도 많으나 가족단위로 이동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장거리 여행도 많지만 도심의 가까운 이동도 쉽게 목격할 수 있어 어른은 물론 아이들도 갑갑한 집안보다 바깥나들이를 나가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사람들의 공통된 마음이라 본다.


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앞차의 뒤 유리창에 “아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스티커 또는 플라스틱판이 부착된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표지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표시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표지는 아이가 타고 있으니 뒤 따르는 차가 조심해서 운전해달라는 부탁의 의미일 텐데 문제는 뒤차보다는 아이를 태우고 다니는 운전자의 의식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이에 대한 보호 장치는 부실한 상태에서 많은 운전자들이 무의식적으로 어린아이를 앞자리 조수석에 태우거나 심지어는 조수석에 아이를 안고 타는 경우도 있으며, 최악의 경우는 운전석에서 아이를 안고 운전하는 모습까지 볼 수가 있다.

선진 외국에서는 상상하지도 못할 대단히 위험한 일인데 뒤차에게 안전을 바라는 운전자가 정작 아이가 에어백 역할을 하기 바라는 마음은 아니라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알 수 있으나 운전자의 안전 무감각에 아찔해진다.

간혹 텔레비전의 광고 등에서 좌석벨트나 에어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장면을 상영하는 것을 상상해 보라! 실제 자동차의 충돌시험에서도 자동차의 속도는 시속 50km/h를 넘지 않으나 충돌 시 엄청난 충격을 예상할 수 있으며, 시속 15km/h의 저속에서도 돌발 상황에 대한 대처로 급제동을 하게 되면 그 충격량은 어른이 큰 부상을 당할 정도가 된다. 실제로 앞좌석에 어린이를 태우는 운전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가 졸라서 태우기도 하고, 뒷좌석은 답답하지만 앞좌석에 앉히면 전방에 전개되는 바깥 장면을 보기를 좋아해 움직이는 바깥 전경에 신경을 빼앗겨 아이가 덜 보채므로 앞좌석에 앉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우리나라의 어린이(12세 이하)는 사망자는 보행 중에 65.1%, 자동차 승차 중에는 28.9%로 나타났으나, 부상자는 자동차 승차 중에 55.9%, 보행 중에 34.5%를 나타내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통계를 볼 때 자동차 승차 중에도 많은 어린이가 희생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더 이상 무지에 의해 어린이들이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타고 있어요”라는 스티커로 다른 사람들에게 주의를 환기시키기 이전에 사랑스러운 자녀를 위해 어린이에게는 안전벨트가, 유아에게는 어린이용안전시트(child seat)가 우선되어야 한다. 교통사고 발생 시에 생명을 보호해 주는 것은 운전자나 부모가 아닌 안전벨트뿐임을 잊지 말고 이제부터라도 보챈다고 귀엽다고 앞좌석에 어린이를 태우지 말아야 한다. 특히, 조수석에 에어백이 설치된 경우 운전자와 눈을 쉽게 맞출 수 있도록 어린이용안전시트를 어린이가 뒤를 볼 수 있도록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 에어백이 터지면 그 충격으로 어린이는 생명을 보호받기 어렵게 되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한다.

내 아이의 안전보다 더 귀한 것은 없기 때문에 다소 불편하거나 어려워도 어린이의 올바른 승차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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