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시즌이다
단풍시즌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09.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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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회/제2사회부 부장(사천)
 

가을도 어느덧 계절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 마른 장마로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의 끝자락이 아직도 발길에 묻어 있지만, 아침 저녁으로 떨어지는 수은주에서 올 단풍는 어절 수 없는 자연의 섭리를 느끼게 된다. 조상들이 자연의 무한한 권능앞에 고개를 떨구고, 옷깃을 여미였던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6·4지방선거 때 한표를 달라고 머릴조아리고, 자기편이 아니라고 헐뜯었던 마음들일랑 삼천포항 앞바다에 내던져버리고 오직 시민을 위한 시정과 의정활동에 전념 해야할 때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겸손도, 질서도, 상호 이해도 찾아보기 어렵다. 앙금이 남아 일부계층에서는 눈에 핏발이 곤두서 있고,메아리 없는 외침을 내뱉느라 목청은 갈라져 있다. 사방을 둘러봐도 살벌한 풍경만 펼쳐져 있다.

인고의 세월을 참고 견뎌온 자연은 올해도 변함없이 고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와는 달리 올 단풍은 유별나게 때깔이 곱다는 언론보도가 등산객들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혹독하게 쏟아붓던 폭염을 이겨낸 탓인가 싶다. 추석무렵부터 설악산에서 시작돼 지리산으로, 곧 사천 비룡산 등에 내리 내달 중순이면 온 산천을 울긋불긋하게 물들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연이 여름의 끝자락에 풍요와 현란한 축제의 상징인 가을을 걸어두듯 시인은 절망을 노래하면서도 동시에 황무지의 한 모퉁이에 희망과 부활의 약속도 묻어두었다. 이는 갈등과 부활의 깃발을 내리고 구원을 찾아 나서라는 뜻이다. 그렇게 하려면 나뭇잎이 스스로 엽록소를 파괴해 화려한 빛갈로 단장하듯이 우리 스스로가 빗장을 내건 울타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래야만 계절의 바뀜과 더불어 찾아드는 자연의 조화와 어울릴 수 있다.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형형색색의 나무들과 사시사철 변할 줄 모르는 소나무, 간간이 모습을 드러낸 바위, 그 사이로 흐르는 개울물까지 한테 어깨를 나란히 하기 때문이다. 하늘을 향해 치솟은 아름드리 나무든, 한뼘 남짓한 난쟁이 나무든 자연의 교향악에는 차별을 두지 않는다. 이것이 단풍의 시작을 알리는 자연의 교훈이다. 계절이 가져다주는 소중한 선물이 인간의 탐욕에 의해 가려져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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