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지리산 막걸리 학교 제2강
(2)지리산 막걸리 학교 제2강
  • 허성환 인턴기자
  • 승인 2011.06.01 14: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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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한방약초연구소와 막걸리의 결합

 

 막걸리학교에서 박석규 순천대 식품영양학과교수가 강의하고 있는 모습
 ‘막걸리와 최고경영자의 만남’ 지리산막걸리학교 두 번째 강의’가 20일 오후 7시 진주문화원 별관에서 열렸다. 첫 강의는 경상대학에서 열렸으나 경상대학까지 거리가 멀다는 일부 게으른 학생들의 요구로 인해 시내 중심지인 진주문화원 별관으로 강의 장소를 옮겨서 실시했다.

보통 최고경영자 과정은 출석률이 50%정도가 평균인데 55명 정원에 42명이 출석해 높은출석률을 보였다. 비좁은 강의실에 책상 없이 의자만 가지고 수업을 들을 정도로 열성적이었다. 다들 상대방보고 “제발 결석 좀해라. 뭐 그리 열심히 하노?” 농담을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수업이 시작됐다.  

강의에 앞서 지난시간 결석한 사람들의 자기소개 시간이 있었다. 역시 자기소개 시간이 가장 재미있었다. 동기생들이 누군지 다들 궁금한 눈으로 주목하는 시간이었다.

양영봉(탑 종합건설 대표) 학생은 “발효과학의 신비를 배우러 왔다” 며 배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형준(동명고 교감) 학생은 "일 년의 360일 정도를 술을 마신다. 술맛기행이라는 책을 보고 있으니까 집사람 하는 말이 ”매일 술을 마시더니 책까지 보는구나" 라고 했다. 이 말에 다들 박장대소했다. 이왕 책을 보면서 술을 마시기로 한 이상 지리산 막걸리학교에서 제대로 배워 적게 마시면서 즐겁게 마시는 법을 배우러 왔다”며 술의 정도를 밝혔다.

조순덕(진주여고총동창회장) 학생은 “막걸리 학교라는 이름 자체가 너무 재미있어서 선뜻 오고 싶어졌다. 막걸리 발전에 기여가 됐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조금제(진주시체육회사무차장) 학생은 “요즘같이 따뜻한 날 공차고 막걸리 한 잔 하면 더할 나위 없이 즐거울 것이다. 좋은 만남이어 갔으면 좋겠다”며 소감을 말했다.

김인규(하동군리통장협의회장) 학생은 “유기농을 미친 듯이 좋아한다. 유기농 평지에서 제일 좋은 품종, 막걸리도 유기농이다. 나는 막걸리에도 미친 사람이다”며 동기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동환(산청한방약초연구소장) 학생은 “산청한방약초연구소를 경영하는 입장에서 막걸리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해 바쁜 일정을 쪼개 오게 되었다”며 “막걸리에 대해 제대로 배워 한방약초연구소와 막걸리를 결합해 볼 생각이다”고 의욕을 보였다.

옥경희(여지회총동창회장) 학생은 “술을 못해서 이 기회에 제대로 배우고 싶다”며 배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막걸리, 김치 다음으로 세계적 음식 가능성 높아
진주에 세계적 브랜드 막걸리 만들 수 있다

 열띤 강의 중인 박석규 교수

제2강은 ‘누룩이 빚는 막걸리의 맛’이란 주제의 강의. 박석규교수는 발효와 건강, 발효음식의 종류, 누룩과 막걸리의 맛 등에 대해 일반인들도 이해하기 쉽게 강의했다. 다음은 이날 강의 요지이다.

발효음식과 관련해서 우리나라는 세계최고이다. 발효문화가 있는 나라라 하더라도 대부분 2개정도의 발효음식 밖에 없으나 우리는 김치, 간장, 된장, 청국장, 술, 고추장등 발효음식이 무궁무진하다. 이런 나라는 세계에 우리나라 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평균수명 상승률이 세계최고이다. 미국 등 선진국이 100년에 이루어낸 수명연장을 우리나라는 5년 정도면 이루어 낸다. 지금 추세라면 우리나라가 세계최장수 국가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평균수명 상승률이 세계최고인 것이 바로 발효음식 때문이다. 그만큼 발효음식과 건강은 직접적인 연관관계가 있다.

발효음식이 지리산을 중심으로 발달하고 있다. 북쪽으로는 순창에서 고추장이 발달했다. 이미 고추장은 세계적인 상품이 되어 가고 있다. 남쪽의 광주에서는 김치가 발달했다. 김치 역시 세계적인 음식이 되었다. 지리산 동쪽이 아직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산청에서 간장과 된장등을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큰 성과가 없다. 함양은 술이 발달했다. 그러나 함양 역시 세계적인 상품을 못 만들어 내고 있다. 지리산이 발효음식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지리산 동쪽인 진주에서 세계적인 발효식품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다. 막걸 리가 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모든 음식의 기본은 재료이다. 그런데 지리산을 중심으로 한 지역은 재료의 보고이다. 이 훌륭한 재료들을 이용한다면 충분히 세계적인 발효음식을 만들 수 있다. 막걸리도 마찬가지이다. 막걸리 역시 재료가 좋아야 한다. 막걸리의 가장 기본은 좋은 누룩을 만드는 것이다. 그 외 물과 쌀, 공기등이 영향을 미친다. 역시 지리산 주변이 가장 좋은 재료들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충분히 연구한다면 세계인에게 어필할 수 있는 막걸리를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연구하지 않고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지 노력만 하면 진주에서 세계적인 막걸리를 만들 수 있다.

중국과 일본이 막걸리에 열광하고 있다. 중국에는 우리발음 그대로 ‘마커리’라는 이름으로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에 2009년에 비해 17배나 많은 수출량을 기록했다. 세계적인 와인 열풍을 만들어 내듯이 세계적인 막걸리 열풍도 만들어 낼 수 있다. 건강에 좋고 맛있다면 세계적인 상품이 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세계 사람들이 진주에 와서 막걸리를 마시고 싶어 미치도록 만들 수 있다. 우리가 와인여행을 가듯이 외국인들이 막걸리 여행을 진주로 오도록 할 수 있다.

막걸리를 빚는 것은 온도와 시간의 예술이다. 적정한 온도와 기다림의 자세가 필요한 것이 막걸리이다. 그 외 막걸리 맛에는 물, 공기, 용기, 산소등이 영향을 미친다. 누룩은 언제 만드는 것인가가 중요하다. 정월에 만드는 누룩이 가장 좋다. 막걸 리가 시간의 예술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써도 시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 수 없다. 그래서 예전에 어머니들이 막걸리를 만들면서 잠자지 않고 막걸리 옹기를 보살핀 것이다.

 

<뒷풀이>

회장단과 분임조 구성
그리고 봄날의 즐거운 파티


막걸리 학교에서 수업이 끝난 후 그냥 헤어지기는 참새가 방앗간 지나가는 것 만큼이나 어려운 일. 이날 뒤풀이는 인근 음식점에서 다음시간의 실습을 위해 분임조결성과 회장단 구성이 있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윤형석, 김철수, 정연선, 윤여상, 이성복, 하상권, 최길열

회장단에는 회장 윤형석(성지동 새마을 금고 이사장)이 선출됐고 부회장에는 김철수 예총 진주지회장과 여자 부회장에 정영선 수필가가 선출됐다. 정영선 수필가는 주광홍 문협 진주 지회장의 부인이다. 감사에는 하상권 하동이통장 협의회 부회장과 주부인 박계자학생이 선출됐다. 또 사무국장에는 윤여상 아르페지오 진주점 대표가 총무에는 김경아 발렌타인 웨딩 원장이 선출됐다. 회장단을 구성하고 이어서 분임조 선출이 있었다.

분임조는 막걸리 학교 답게 학주(學酒 술의 진경을 배우는 사람들) 기주(嗜酒 술의 진미에 반한 사람들) 장주(長酒 주도삼매에 든 사람들) 석주(昔酒 술을 아끼고 인정을 아끼는 사람들) 락주(樂酒 술과 더불어 유유자적하는 사람들)이라고 강신웅 교장선생님이 분임조 명칭을 정해 주었다.

학주 조장에는 신종길 봉선당 대표 기주에는 김병효 진주금융신협 장주에 이길환 예은반찬 백화점 대표 석주에 강부안 사천 아파트 관리소장 락주에 허남건 서부농산 대표등이 선출돼 실습의 전반을 준비하고 책임지게 됐다. 
 
학생회구성과 분임조 선출 후에는 기다리고 기다리던 술 파티. 모두들 자신이 속한 조에서 친구 사귀기에 바빴다. 막걸리 학교답게 술과 친구 사귀기에는 다들 일가견이 있는 듯 시간가는 줄 모르고 건배와 상호간의 권주가 이어졌다. 장애인 복지관을 맡고 있는 성공스님도 끝까지 뒤풀이에 참석해 동기들과 진한 우정을 쌓았다. 성공스님은 술 대신 맹물한잔으로 건배사를 하기도 하는 등 해학과 재치, 그리고 웃음이 그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자리는 “막걸리 학교에 가면 술만 먹는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 자제를 하자”는 박석규 교감선생님의  제안에 따라 밤 10시 반에 아쉬운 작별을 고했다. 술은 자제가 기본이라며 막걸리학교에서부터라도 실천하자는 각자의 결의를 다지며 봄날의 즐거운 막걸리학교 수업이 끝나는 시간이었다. 적당한 술과 좋은 친구들 그리고 화창하여 아름다운 봄날의 저녁, 다들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허성환 인턴기자 / 사진 최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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