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와 최고경영자의 만남 여섯번째 강의
솔잎 막걸리 제조, 휘튼치드 향기가 머리를 맑게 해

‘막걸리와 최고경영자의 만남, 지리산 막걸리 학교’의 여섯 번째 강의가 18일 오후 7시 진주시 집현면 대흥농장에서 열렸다.
이날 강의는 31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오정근 주조사의 진행으로 오외숙 조교가 실습을 돕는 형식으로 전개됐다.
먼저 강의는 결석률이 높은 수강생에 대한 벌칙(?)부터 시작했다. 류재주 교수부장은 최근 결석률이 높았던 수강생 3명에 대해 각각 결석에 대한 변명과 지난주 빚은 막걸리를 시음케 하고 평가하는 시간을 갖도록 했다.
이어 “막걸리를 눈으로 볼 때, 굉장히 진했는데 입으로 들어갈 때는 걸림 없이 잘 넘어가고 깔끔하다. 그러나 맛있다고 자꾸 마시면 대책 없이 가는 수가 있다.”며 “절제가 필요할 것같다”고 막걸리 음미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시음소감에서는 “막걸리에서 그윽한 맛이 난다. 시중에 시판되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렇게 자신이 만든 막걸리의 맛을 보는 것만으로도 막걸리학교에 입학한 것이 뿌듯하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문형준(동명고교감)수강생은 “선생님께 찍히니까 자주 부름을 받는다. 나도 학교에서 학생들을 찍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태껏 술자리에서 술 맛을 제대로 못 봤는데 이제 제대로 된 술을 맛본다. 언뜻 보기에는 미숫가루를 탄 음료 같지만 한 모금 해보니까 술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좀 알딸딸하다. 술 맛이 미묘하다. 목으로 넘기는데 굉장히 부드럽다. 문학작품에서 주제가 겉으로 드러나면 실패인데 우리가 만든 이 막걸리는 은은하게 취기가 오르기 때문에 문학작품으로 따지면 수작에 가깝다”며 수강생들이 빚은 술을 감칠만 나게 평가했다.
여섯번째 강의는 솔잎을 이용한 막걸리제조법이었다. 이미 두 번 막걸리를 담았기 때문에 수강생들은 이론과 실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익숙해져 있는 상태.
오주조사는 “막걸리 보관 시의 술독(항아리)의 온도는 1일째는 23도가 적합하며, 2일째는 27~28도, 3일째는 28~32도, 4일째 온도는 33~37도가 적합하다”고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 뒤 “술이 40도 이상 올라가면 술에 산이 생긴다”며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번 막걸리는 솔잎 막걸리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재료에 솔잎이 들어가는 것이 특징. 따라서 막걸리에서 솔잎향기가 배어나는 기능성 막걸리제조법.
수강생들은 미리 준비된 깨끗이 씻은 쌀과 솔잎으로 수업에 임했다. 전과는 달리 두 분임 당 한 항아리를 맡아 실습을 진행했다.
오주조사는 “고두밥의 온도는 15도에서 20도를 맞출 것을 당부했으며, 겨울에는 고두밥 온도를 60도, 봄가을에는 18~20도, 여름에는 15도가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솔잎을 적게 넣으면 술이 달고 너무 많이 넣으면 쓰다”며 개인의 기호에 맞춰서 알맞게 넣어 만들기를 당부했다.
허남근(서부농산대표)수강생은 '도라지 술'에 대한 질문에 오주조사는 “도라지를 갈아서 넣는 것이 아니라 삶아 우려 낸 물로 하는 게 더 좋다. 가공주인데 자신의 입에 맞도록 오가피 등의 약초를 넣어서 만들 수도 있다”고 답했다.
오주조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자나 전문가마다 개인차가 있다. 마찬가지로 이 솔잎막걸리도 솔잎분말을 넣는 것도 있고, 솔잎엑기스를 넣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류재주 교수부장이 실습 시 , 항아리를 잘 닦는 수강생에게 졸업 때 장학생 선발에서 높은 점수를 준다는 말에 김대영 변호사는 실습하는 내내 연신 항아리만 닦아 수강생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제 1기 일곱번째 막걸리학교의 강의는 오는 25일 수요일 대흥농장에서 솔잎막걸리를 시음할 예정이다.
허성환 인턴기자 / 이용규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