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기/진주경찰서 개양파출소 순찰2팀장 경위
진주시 관내의 초·중·고교는 89개교로 학생수가 4만9000여명인데 진주시 전체인구 34만여명의 14%를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구대·파출소에서 사건을 취급하다 보면 차량털이를 한다든가 오토바이를 훔쳐 타고 다닌다든가 하는 일행 중에는 다소 왜소해 보이기도 하고 얌전하게 보이기도 하는 청소년들이 끼여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소 힘센 리더가 한명 정도 있음을 느끼게 된다.
최근 관내에서 발생한 고등학교 1학년생 3명으로 구성된 차량털이 특수절도범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일행 중 먼저 검거한 용의자를 상대로 여타 용의자의 신원에 대하여 물어본바 안면만 있을 뿐 여타 신상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한다는 답변으로 공범 감싸기로 일관하는 것을 보면서 이 또한 힘센 자에 대한 신분을 섣불리 밝혔다가 자칫 되돌아 올 후한이 두려워 말 못하는 학교폭력의 일환이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꼭 주먹으로 때리면서 괴롭히는 경우만 폭력이 아니라 매스컴을 통해 본대로 힘센 자 감싸기 식 자기희생 또한 폭력으로부터 파생되는 한 단면으로 현 시대 우리 어른들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한 여운을 남기게 된다
어른들은 자녀들에게 학교 다닐 때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자녀가 올바르게 성장하여 사회의 일원으로 우뚝 서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녀가 자칫 좋지 못한 사건에 연루될 경우 자녀의 잘못에 대하여 수긍하지 못하고 남의 자녀 탓만 한다면 그 자녀는 영원히 자기 잘못을 깨우치지 못하고 또 다른 잘못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학교폭력의 행태도 사회가 변화됨에 따라 변화되어 가고 있지만 어른들은 물리적인 폭력만 폭력이라 단정한다. 자녀들은 이보다 더 많은 그들만의 내면적인 생각과 사고의 행태 속에서 또 다른 폭력에 시달리고 있으나 어른들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가정과 사회에서 우리 자녀들이 자기들만의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도록 좀 더 세심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다면 학교폭력 뿐만 아니라 가정폭력, 성폭력 등 힘센자로부터 자행되는 일련의 폭력들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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