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식습관이 ‘식적’을 부른다
잘못된 식습관이 ‘식적’을 부른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0.20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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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형/한의학박사
 

만성적으로 소화가 안 되고 가스가 차서 배가 올챙이처럼 부풀어 오르고, 몸은 늘 무겁고 피곤하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단순히 소화제만 복용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개선되지 않아 병원에서 내시경을 받아보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기 일쑤다. 이러한 증상은 식적(食積)의 대표적 증상으로 얼마 전, 개그맨 이수근씨의 볼록한 배가 식적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한의학에서 식적은 말 그대로 음식이 배출되지 못하고 차곡차곡 쌓이는 것을 말한다. 식적은 지나치게 음식을 많이 먹거나 급히 먹고 체했을 때, 적게 먹어도 비위가 약해 음식물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도 많이 생긴다.

현대인들은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과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식품을 자주 섭취하고, 바쁜 일상으로 인해 불규칙한 식습관과 운동부족으로 소화기능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식적이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동의보감에서는 ‘식적이란 먹은 것이 소화되지 않아 생긴 적(積)인데, 이때에는 배가 더부룩하고 가슴이 답답하다’라고 전하고 있다.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상태로 위와 장에 머물러 있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부패되고 몸에 나쁜 가스를 대량 생산한다. 가스가 배에 가득 차면서 배는 더부룩해지고 복통이나 트림, 신물이 올라오기도 한다. 식적이 있으면 대부분의 경우 위가 아래로 처질뿐 아니라 횡경막의 만성적인 긴장과 약화로 정신적인 우울감과 불안감, 만성피로증후군, 노폐물 배출 장애로 인한 두통, 피부 트러블, 비만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자신의 증상이 식적인지를 판가름해볼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배꼽 주변을 큰 원을 그리면서 손으로 눌러보았을 때 단단하게 뭉쳐있거나 통증이 있다면 식적일 가능성이 높다. 한방에서는 비위의 부족한 기를 보충해주고 소화기능을 높여주는 방법으로 식적의 근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식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식습관이 필요하다. 평소 잘 체하거나 소화가 안 된다면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은 피하고 과식을 하지 않는다. 특히 설 명절 기간에는 이러한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대부분의 명절음식이 기름기가 많아 소화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평소보다 과식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사는 규칙적으로 하고, 가급적 소화가 잘 되는 음식으로 꼭꼭 씹어 천천히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이라면 틈틈이 진피차와 산약차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귤 껍질을 말린 진피는 소화를 촉진하고 비위와 장의 장애로 인해 형성된 독소와 노폐물을 없애주기 때문에, 소화가 잘 안되며 변비가 있는 경우에 마시면 효과적이다. 산약차는 기를 돋워줄 뿐 아니라 비위를 튼튼하게 소화를 도와준다.

배에 가스가 많이 차고 더부룩한 증상이 계속되면 경혈점을 지압해주자. 엄지와 집게손가락 사이 오목한 부분이 바로 합곡혈인데, 이 부위를 수시로 지압해주면 소화불량에 효과적이며 그 외에 두통과 만성피로에도 도움이 된다. 더불어 배를 따뜻하게 하고 가볍게 마사지해주면서 기운의 흐름을 도와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참고로 다음과 같은 증상이 2가지 이상 나타나거나 한달 이상 지속되면 식적을 의심해볼 수 있다. ▲얼굴이 누렇거나 붉은 편이다. ▲배가 항상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서 불룩하다. ▲ 잘 토하고 트림이 자꾸 나온다. ▲변비가 있거나 설사를 자주한다. ▲입 냄새는 물론 방귀와 대변 냄새가 심하다. ▲배를 누르면 꾸룩꾸룩 소리가 잘 난다. ▲신물이 올라오거나 속이 쓰리다. ▲대변색이 검거나 진하다. ▲몸이 무겁고 잘 부으며 항상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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