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천예술제를 다녀와서…
개천예술제를 다녀와서…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0.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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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서양화가·경상대 건축학과 출강

벌써 64주년이나 되는 진주 개천 예술제는 전국 예술제의 효시답게 이제는 틀이 잘 잡힌 모양새를 띠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밝은 모습 뒤에는 어둡고 고쳐야 할 문제점도 동시에 상존 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본래 개천 예술제의 목적과 취지는 광복된 이듬해인 1949년에 독립된 1주년을 맞아 “겨레의 아우성과 … 일대 성전을 진주에 이룩하여 젊은 전 영남의 정신으로 개천의 제단 앞에 삼가히 받들기를 염원하는 바이다”라고 하여 차분하고도 엄숙하게 시작 되었다.

그리고 2004년 제54회 개천예술제에는 ‘제2의 창제 취지문’을 내고 “우리는 … 온 진주성민이 목숨을 던져 불꽃을 이룬 임진 계사년 저 장엄한 역사의 힘으로 여기 사도 진주에 시월과 계례의 신명의 제단을 열고 단군성조에게 예술 문화의 꽃과 향기를 바쳐 올리기 비롯했다”

예나 지금이나 취지문은 변한 게 없으나 현재 보여주고 있는 예술제의 모습은 그 뜻과 사뭇 다르다. 한참 다른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진주성이 어떤 곳인가. 임진왜란 때 온 성민이 왜적과 맞서 결사항전으로 대항한 성지 중에 성지가 아니던가. 아직도 수많은 선조들의 피와 원한이 서려있거니와 우리 시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정신적 메카가 아닌가. 그런데, 거기에 어울리지도 않는 등들이 들어서 있어 숭고한 곳의 이미지와는 대조적인 장소로 변모해 버려 시장 통의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는 것이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고 분통할 일이다. 이것은 관계자들과 시 행정의 과유불급(過猶不及)에서 오는 잘못된 행동으로 꼭 고치기를 바란다.

이제 부터라도 먹고 마시고 떠들고 하는 행사는 자제하고 지켜야 할선은 지켜가면서 개천예술제의 뜻을 기려야 하겠다. 그리고 개천예술제는 한해 두해 끝나는 행사가 아니다. 매 행사 때마다 교통 체증과 숙박 문제는 쉬 해결되지 않고 있어 장기적 계획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할 사항 임에도 진주시는 별 다른 의지가 없어 보인다. 국내 관광객만으로도 적체 현상을 감당 하지 못하는데 이웃 일본이나 중국 관광객들이 본격적으로 진주의 행사를 관광하기 위하여 온다면 손님만 불러놓고 “알아서 하세요” 밖에 안 된다. 늦지만 지금부터라도 관광 인프라에 대한 깊은 재고와 실천 의지가 있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하며 정적인 것과 동적인 관광 모두가 잘 조화가 되는 관광 및 개천예술제의 발전된 모습이 있어야겠다.

일반적으로 진주를 둘러 개천예술제를 관광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크게 두 갈래로 나누어지는데 대략 이러하다. “다시 진주에 와서 예술제를 보고 싶다”는 집단과 “다시는 오지 않겠다”는 두 집단인데 전자는 동적인 관광객이고 후자는 정적인 관광을 선호하는 집단인 셈이다. 전자는 그날 왔다가 그날 가는 이들이고 후자는 하루나 며칠을 머물다가 가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개천예술제와 유등축제의 지속적인 성공 여부는 후자의 집단을 대상으로 해야 성공 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이것은 또 관광 인프라 구축과도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결국, 이것을 실천 할지 안 할지는 진주시의 의지와 결단력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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