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경찰24시
(창간특집)경찰24시
  • 이경화기자
  • 승인 2014.11.02 10: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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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경찰서 남강지구대 개양파출소

직원 23명 순찰에 신고출동에 "하루종일 눈코 뜰새 없습니다"

▲ 계양파출소 직원들이 대학촌 상가지역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
진주경찰서 남강지구대 소속 개양파출소(소장 강복승)는 파출소장 등 직원 23명이 가호동, 정촌면, 내동면 3개 지역을 관할하고 있다. 인구는 3만467명(1만1951세대)이며 경찰관 1인 담당인구는 1270명이다. 이곳은 남해고속도로와 경전선철도, 2번·3번 국도가 통하는 교통의 요충지로서 교통사고가 빈발하고 경상대학교, 연암공업대학 등 2개 대학교와 초·중·고등학교 9개교가 위치하고 있다.

그런만큼 유동인구 증가와 원룸 밀집, 하숙촌 등으로 폭력과 도난사건이 자주 발생하며 특히 문산 혁신도시, 정촌 산업단지 건설, 진주 신 역사 이전에 따른 신역세권 개발 등 도·농 복합지역으로 치안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다.

개양파출소 2팀장 김봉기 경위 등 직원 7명은 주간근무를 위해 오전 8시20분 출근해 8시30분까지 파출소 회의실에서 전날 야간근무자로부터 취급사항 등 근무 인수·인계를 한다. 조회시간에는 한 눈에 보아도 누가 출근하는 직원인지, 퇴근하는 직원인지 알 수 있다.

야간에 신고 출동과 민원처리를 마치고 퇴근을 준비하는 직원들의 얼굴은 마치 저린 파김치 같은 모습이다. 3조 2교대인 파출소는 주간 연속 3일 근무 후, 야간을 하루걸러 비번을 하면서 3번 야간 근무(주간-주간-주간-야간-비번-야간-비번-야간-비번)를 한다. 주간, 야간 근무를 불규칙적으로 하는 만큼 건강관리도 잘해야 하고 주중 공휴일 없이 근무가 돌아가기 때문에 약속 잡기도 어렵다.

순찰2팀에서 제일 막내 김 경사, 하지만 나이는 45세다. 진주경찰서도 지역경찰의 고령화가 심각한 실정을 고려하더라도 근무 교대를 하면 장비를 점검하고 필요한 서류를 정리하는 것은 아무래도 나이는 들었지만 늘 막내(?)가 좀 더 하게 된다.

‘경찰인력 증원’이라는 소식에 희망을 가졌다가도 막상 일선에 배치되는 경찰관 수를 보면 증원되었다는 느낌은 쉽게 오지 않는다. “언제쯤 막내를 면할지”라는 김 경사의 푸념이 조금 측은하기도 하다.

전 8시30분 파출소장으로부터 오늘 중점적으로 할 일과 정촌산업단지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도난 사건에 대해 주변탐문과 단서 확보 지시를 받고 하루근무를 시작한다. 범죄수법은 갈수록 지능화되어 범인 검거에 어려움이 있지만 CC-TV확인, 목격자 탐문, 범인의 이동 예상경로에 차량 블랙박스는 없었는지 부지런히 다니다 보면 작은 단서에서 실마리가 풀리는 경우가 기본인 만큼 신고 사건이 비교적 적은 오전에는 팀원 전원이 매달려 사건 해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9시30분 도난 사건 탐문수사 중, 112지령실에서 “00대학교 내에서 자신이 잃어버린 것과 동일한 것으로 보이는 물건을 가지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다. 확인해 달라”는 신고접수 무전지령이 떨어졌다. 현장도착해 신고자를 상대로 피해경위를 청취해보니 자신의 벗어놓은 고가의 등산 점퍼를 누군가가 가져갔다는 것이다.

피해자가 건물에 들어온 시간 및 피해를 당한 것을 안 시간대를 파악, CC-TV 촬영 영상을 통해 대학생 풍으로 보이는 남자 1명이 점퍼를 가져가는 것을 확인하고,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특정 했다. 옷을 훔쳐간 사람을 찾기 위해 사건 발생 장소 및 주변 PC방 일대 수색, 목격자 등 탐문하던 중 인근의 PC방에서 용의자와 비슷한 남자를 발견하고 검문, 범행일체를 자백 받고 검거하는 개가를 올린다.

파출소에서 사건서류를 작성한 후 경찰서 인계를 하고 나니 오후 1시30분, 점심시간을 훌쩍 넘겼다. 지역경찰 점심시간은 낮12시부터 오후1시까지 1시간인데 점심시간은 파출소 경찰관들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다. 업무와 관련된 것이나 직원 상호간의 대소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등을 하면서 ‘사람 사는 정’을 느끼는 시간이다. 그렇지만 사건처리를 하다보면 점심시간을 넘기는 경우는 허다하고 또는 식사 도중에 신고출동 지령이 떨어져 출동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때늦은 점심을 마치고 일회용 커피믹스 한 잔으로 오전의 업무를 마감하고 오후 근무를 준비하고 있을 때 파출소 안으로 70대 중반의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온다. 할머니는 자신은 00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데 같이 살던 딸이 연락이 되지 않아 찾아왔다고 한다. 할머니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및 이웃 주민을 상대로 어렵게 딸의 연락처를 파악해 전화를 했다. 딸은 자신은 이미 혼인해 분가하여 생활하고 있고, 가끔 어머니를 찾아뵙고 있는데 최근 어머니가 치매 증세를 보여 모시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말을 했다. 할머니를 딸과 통화 시켜드린 다음 순찰차로 안전하게 귀가시켜 드렸다.

▲ 계양파출소 직원들이 대학촌 상가지역에서 검문을 하고 있다.
오후 순찰차는 교통사고 다발 지역에서 교통법규 위반 차량 및 무단횡단 하는 보행자를 단속하고 있다. 신호위반을 하는 운전자를 발견하고 정차시킨 다음, 위반사실 고지하고 운전면허증 제시 요구하니 운전자는 극구 자신은 위반하지 않았다며 부인한다. 적색 신호에 교차로에 진입, 통과했는데도 위반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얼마간의 언쟁이 있은 후 운전자는 범칙금 6만원의 신호위반 스티커를 발부 받고 화를 내며 출발해 갔다. 요즘은 순찰차가 있어도 신호를 위반하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운전자가 많다고 한다.

오후 3시께 호탄동 원룸촌, 대학교 하숙촌 일대 빈집털이 예방을 위해서 주택가 골목길, 간선도로변을 순찰한다. 편의점, 상가에 들러 최근에 발생한 범죄 피해사례를 말해주면서 도난예방 홍보도 한다.

한시간이 조금 더 지난 오후 4시20분께 112지령실에서 “00아파트에서 부부싸움으로 인해 자살기도자가 있다”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현장출동하면서 신고자와 통화하니 “자신은 밖에 있는데 처와 전화통화하면서 다투던 중에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했다”라는 것이다. 사안이 긴박함을 인식하고 현장에 신속, 도착해 아파트 출입문을 두드리니 처음에는 인기척이 없다가 안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려온다. 40대 초반의 여자가 초췌한 모습으로 현관문을 열고 나온다. 안전을 확인한 출동 경찰관의 얼굴에 안도감이 돈다.

퇴근시간이 되면 사천에서 진주로 퇴근하는 사람으로 인해 차량통행량이 증가한다. 교통관리를 위해 개양파출소 2대의 순찰차는 정촌면 3번국도 및 내동면 국도 순찰 및 교통사고 예방 거점 근무에 들어간다. 오늘도 3번 국도에는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재충전을 위해서 귀가하는 차량들이 줄지어 서있다. 갓길 운행 차량 방지를 위해 거점 중에 휴대용 무전기에서 개양파출소 순찰차를 찾는다.

“개양5거리 교통사고 발생”했다는 무전지령이다. 현장에 도착하니 차 대 차 교통사고가 발생 해 있다. 다행히 인적피해는 없지만, 교통이 복잡한 오거리에서 발생해 주변 교통증체 처리를 하고 나니, 어느새 해는 저물어 주변이 깜깜해져 있다.


모두가 지쳐서 파김치가 된 오훈 6시30분 파출소 회의실에서 주간 근무자와 야간 근무자가 사건, 사고 등 취급사항과 장비장구 인수인계를 마치고 오후7시 야간 근무자가 야간근무에 들어간다. 교대시간 마주보는 주간, 야간 근무자들은 힘껏 박수를 치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파이팅을 외친다. 오늘도 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오후 7시께 근무교대 마치기가 무섭게 파출소에 걸려오는 전화소리 “00대학교 건너편에 있는 00주점 앞에서 남자 여러 명이 싸웁니다. 빨리 와 주세요”라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는다. 신고 들어왔다는 상황근무자의 말에 “자! 오늘도 힘들겠지만 활기차게 시작해봅시다”라고 누군가 말을 한다.

▲ 계양파출소 직원이 심야 시간에 학생에게 지도활동을 하고 있다.
사건 발생 주점에 가보니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5명이 말다툼을 하고 있다. 서로 다툰 이유를 조사해보니 주점 내에서 술을 마시던 중에 지나가면서 자신의 무릎을 부딪쳤다는 이유로 시비가 되어 일행들끼리 다툼이 있는 것이었다. 특별한 피해사항 없고 서로 처벌 원치 않아 훈방 조치 했다. “혈기왕성한 젊은 그대여,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고 그렇게 삽시다”

순찰 차량 무전기에서 낮에 옥봉동에서 발생한 미귀가자 치매 할아버지에 대한 무전 수배지령이 들려온다. 가족과 함께 등산 중 가족이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없어진 것인데 아직도 발견되지 않아 주민 상대 탐문 및 도로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가출인, 치매노인 등을 수색, 발견해 가족에게 인계할 때는 경찰이라는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게 되고 피로감은 눈 녹듯 사라진다. 할아버지를 한시라도 빨리 찾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순찰차는 달린다.

오후 11시58분께 “3번국도(사천-진주방향) 00마을 입구 중앙선과 1차선에 사람이 누워있다”라는 112무전지령과 함께 “신속조치 바란다”라는 지령실 상황근무자의 무전소리가 정신이 번쩍 들게 한다. 눈빛만으로도 정말 빨리 가야한다고 서로 인식한 듯 순찰차는 현장으로 신속하게 달려간다. “통행하는 차량도 많고 야간이라 잘 보이지도 않는데... 빨리 가자, 사고라도 나면 큰일인데”라며 박경위가 혼자말로 중얼거린다.

싸이렌을 켜고 신호도 위반하면서(?), 달린다. 순찰차 안 네비게이션은 “띵동~띵동~”하는 재신고 지령음이 계속 울린다. 현장에 도착하니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 선다. 50대로 보이는 남자 1명이 검은색 상하의를 입은 채로 편도3차로 중 1차로에 앉아있는 것이 아닌가, 순찰차 조수석에 있던 박 경위가 뛰듯이 차에서 내려 남자를 길 밖으로 끌어내니, 다짜고짜 하는 말이 “세상 살기 싫다.”라고 한다. 세상살기 싫은데 여러 이유가 있더라도 우리는 어느 누구의 소중한 부모이고, 자식이고, 가족이 아니던가!

술을 많이 마신 듯한데 이리저리 달래니 사는 곳을 이야기해 순찰차로 안전하게 귀가시켰다.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보호가 경찰관의 의무요 사명이라는데 이런 일을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드러나지 않지만 모든 경찰활동이 소중하고 고맙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밤12시가 지난 오전1시20분께 00노래연습장에서 술을 판다는 112지령이 떨어졌다. 현장에는 손님 5명이 노래방 안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테이블 위에는 맥주캔이 잔뜩 놓여 있었다. 사진을 찍고 업주 상대로 시인서를 받아 단속을 했다. 업태위반 유형이나 방법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지능화되어서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서 단속을 하는 것이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경찰관의 단속 능력도 그만큼 업그레이드(?)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는지!

연이어 신고가 들어온다. “00대학교 뒤편 하숙촌 골목길에 바바리맨이 나타났다가 도망을 갔다”는 신고다. 순찰차가 합동으로 출동해 신고자에게 바바리맨 인상착의를 듣고 상황실에 무전지령, 수배를 한다. 학교가 많은 곳이라 그런지 바바리맨이 시시때때로 출몰한다고 한다.

깊은 새벽 3시15분 “00아파트 정문 출입구 앞 인도에 남자가 쓰러져있다”는 112신고가 들려온다. 현장에 도착하니 40~50대로 보이는 남자가 인도에 신발에 양말까지 벗고 누워있다. 과다한 음주로 인해 자기 집인줄 알고 인도에서 주무시는(?) 주취자 님, 착하게 동, 호수를 말해주어 가족에게 안전하게 인계 했다. 경찰관들이 제일 곤혹을 치른다는 주취자는 잘못하면 도로에 누워 있다가 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있고, 소매치기의 표적이 되기도 한다.

또한 가족에게 인계하기 위해 인적사항을 묻는 과정에서 경찰관들을 폭행하거나, 과다한 음주로 주소를 기억 못해 주취자 처리에 많은 시간이 소비되어 정작 중요한 범인검거, 범죄예방에 소홀해 질 수도 있다. 야간에 접수되는 신고의 70~80%가 술과 연관되어 있다고 하니 술에 관대한 음주문화도 개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애주가님들! 경찰관들은 이런 일 아니더라도 찾는 분들 많습니다. 술은 본인 건강, 가족행복을 위해서 적당히 드세요.

저녁부터 새벽까지 대학교 주변 상가 밀집지역에는 젊음이 무엇인지 보여주려는 듯 젊은 사람들로 불야성이다. 00주점 앞에는 영업시간 오전 11시~5시라는 입간판이 보인다. 모두가 내일을 위해 휴식을 취하는 시간, 크고 작은 신고도 계속 들어오고, 이를 처리하는 경찰관의 움직임은 잠시라도 쉴 틈이 없이 계속된다.

오전 6시30분께 야간에 계속되는 신고로 인해 몸은 천근만근이지만 출근시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순찰차는 다시 3번국도 및 내동면으로 향한다. 아침 해가 떠오르면서 비추는 햇살에 몸은 피곤해도 정신은 맑아져오는 것을 느낀다. 인간의 생체주기는 거스를 수 없지만 지난밤 있었던 가치 있는 경찰 업무는 밤샘근무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 주리라 믿는다.

다시 오전 8시30분. 오늘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야간근무자와 주간근무자의 근무 내용 및 장비장구 인수인계, 파출소장의 근무지시, 서로를 격려하는 파이팅과 박수소리, 신고출동은 계속된다.

경찰관은 국민들에게 간혹 “왜 경찰이 되었습니까?”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한다. 경찰 입문장인 중앙경찰학교 정문에 걸려 있는 “젊은 경찰관이여! 조국은 그대를 믿노라!”라는 의미심장한 사명감에서부터 “다른 사람을 위해서 봉사하는 것이 좋아서요” 라는 자신만의 의미부여까지 각양각색이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을 보호하고 사회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목적으로 한다’라는 경찰의 존재 목적이 아닐까. 자! 오늘도 경남경찰, 진주경찰, 개양파출소 파이팅! 이경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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