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상을 쫓아 헤매지 말자
허상을 쫓아 헤매지 말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1.1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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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금인산 여래암 주지
 

공자님은 소인은 이에 밝고 군자는 의에 밝다하셨다. 양심을 재건하여 확고한 공신력을 생명삼고, 위대한 안목을 지녀보자. 세상에서 가장 복잡한 곳은 사람 머릿속이다.


정당한 방법과 정직한 마음으로 정정당당히 원칙을 지키며 경쟁하는 사회가 되어야한다.

마음이란 장벽 없는 허공과 같아서, 무지개를 잡고자 쫓지만 결코 잡을 수 없다.

“재유시비(纔有是非)하면 분연실심(紛然失心)이니라” 잠깐이라도 시비를 일으키면 어지러이 본마음을 잃게 된다. 우리는 생각의 위력을 잘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잠깐과 영원은 같은 말이다. 싫다는 한 생각이 스치는 순간, 전신의 세포는 싫은 세계를 창조해버린다.

순간의 한 생각이 이 우주를 움직이고 있고, 그 한 생각이 곧 생사(生死)인 것이다.

“이견부주(二見不住)하야, 신막추심(愼莫追尋)하라” 즉, 두견해가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이유일유(二由一有)니 일역막수(一亦莫守)”라, 하나가 있어야 둘이 있는 것이다.

내가 있어야 너라는 상대가 있다. 내가 없다면 너라는 상대도 있을 수 없다. 우주존재의 원리는 낮과 밤이 반반씩인 것이다. 이것을 낮으로만 채우려들거나 밤으로만 채우려는 생각은 위험한 생각이다. 그래서 세상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반반씩 섞여 살수 밖에 없다.

모든 것은 생각에서 이루어진다. 내 마음이 화가 나있으면 모든 것이 나쁘게 보이고, 내 마음이 즐거우면 모든 것이 좋게만 보이지만, 이것 또한 결코 실상은 아니다.

허상을 쫒아 헤매지 말자. 마음의 창을 활짝 열고, 정다운 대화를 나누며 살아가자. 대화 없는 인생은 비참하고 고독하다. 부부, 동료, 이웃 간 대화가 단절되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고, 그보다 더한 비극도 없을 것이다. 다툼이 있은 후에는 말문을 먼저여는 사람이 더 훌륭한 사람이고, 이긴 사람이다. 토라져서 며칠씩 말문을 닫는 것은 비극 중 비극이다.

예를 들면, 부부간 다툼에서 이겼다하여 봉급이 오른 것도, 진급이 되는 것도 아니다.

흉금을 터놓고 대화를 나누어야 이해가 깊어지고, 의사소통이 되어 애정교류가 생긴다.

명령과 지시는 일방통행이지만, 대화는 쌍방통행이다. 너 가말할 때 내가 조용히 들어주고, 내가말 할 때 너 가 경청해주는 자세가 매우중요하다. 대화는 서로가 진실 된말, 참말을 해야 한다. 참말만하면 처음의 속도는 다소 늦지만 탄력이 붙는 날, 승승장구한다.

속이는 말, 해치는 말, 헐뜯는 말은 나와 듣는 이와 대상자 모두를 불행하게 만든다.

진실한 말은 항상 단순하고 순박한 반면, 거짓말일수록 꾸며대고 화려하게 장식한다.

거짓말은 하면 할수록 피곤하다. 어떤 자식들은 부모가 가능한 많은 부를 상속해 주기를 바란다. 어떤 부모들도 자식에게 가능한 많은 부를 상속해주려 온갖 생각과 노력을 다한다.

솥이 검다고 밥도 검은 것은 아니다. 겉모양만 보고 속까지 판단하지 말자. 재물이 많다하여 삶까지 화려한 것은 아니다. 속담에 3대부자 없다하였다. 많은 재산을 물려받아 그 재산을 더욱 늘려가는 사람도 있지만, 사치와 향락에 빠져 부를 탕진하는 사람이 더 많다.

자식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주려는 생각보다는, 가르침을 물려주는 부모가 되어야한다.

자식들도 부모의 삶에서 무엇을 배워야만, 나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가를 살펴보도록 하라. 교도소에서 열심히 판사흉내 내다가 출소하면 진짜 판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부자부모흉내 열심히 내다가는 빌어먹는 길만 활짝 열릴 뿐이다. 쑨 죽은 밥되지 않는다. 나갔던 상주 제상 엎지른 것처럼, 뭐하나 제대로 못하며 자란 자식에게 많은 재산을 물려준 것은 결국, 물질적 풍요 속에 감각적 쾌락과 타락한 삶을 부추기는 천박한 생각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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