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나그네’이다.
인생은‘나그네’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2.0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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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화목하고 잘 지내면 수십 년을 함께 가도 지루하거나 피곤하지 않지만,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가면 십리도 못가서 발병이 난다. 우리사회는 격렬한 갈등 속에 인간관계가 산산 조각나고, 환상주의가 춤을 추고 있다. 인생은‘나그네’이다.

지금 내 집, 내 직장하며 애지중지한 그곳에서도 언젠가는 반드시 떠나야 한다.

‘내 것’ ‘내 것’ 이라고 너무 집착하지 말라. 떡도 떡같이 못 해 먹고, 찹쌀 한 섬만 다 없어졌다는 속담이 있다. 어차피 마지막에는 모든 것을 두고 가야한다. 사당을 잘 지었으면 제사도 잘 지내야지, 겉모양은 번들하고 제구실을 못해서야 되겠는가. 부동산을 넓히고, 금고에 고액권을 숨기고, 잔뜩 끌어 모으며 살아보았자, 결국모두 두고 갈 것들이다.

움켜쥐고 사는 삶 과 작은 것이지만 나누며 사는 삶 은 하늘과 땅차이다. 아무리 궁해도 집 안에 날아든 꿩은 잡지 않는 법이다. 나에게 필요한 것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으면 양보해주며 살아가자. ‘법구비유경’에서는 “몸이 있다고 하나 오래지 않아 모두 흙으로 돌아간다. 몸이 무너지고(形壤)마음이 떠나니(神去)잠깐 머무는 삶(奇住)무엇을 탐하는가?”

우리는 육체를 ‘나’라고 생각한다. 만약, 사고로 한쪽다리를 잃었다면 떨어져나간 다리도 나일까. 기능이 불가능한 다리를 ‘나’라고 붙들고 살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걷는 기능이 가능할 때만 내 다리일 뿐이다. 누구나 이 세상에 잠시 머물다갈 수밖에 없는 인생, 후손들에게 좀 더 좋은 흔적과 아름다운 자취를 남기는 ‘나그네’가 되어보자. 하늘을 작대기로 받치려들듯 공연히 쓸데없는 짓들을 그만두도록 하자. 사람이 가장 힘들 때는 화가 날 때이다.

내가 손해 본다는 생각과욕심이 충족되지 않을 때 화를 낸다. 처용이 외출에서 늦게 귀가해보니, 역신(疫神: 질병을 전파하는 신)과 아내가 불륜관계를 맺고 있었다. 이를 본 처용은 춤을 추며 노래한다. ‘서울 달 밝은 밤에/ 밤늦도록 노닐다가/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 구나/ 둘은 내 것인데/ 둘은 뉘의 것인가/ 본디 내 것이었다만/ 빼앗긴 것을 어찌하리.’처용은 아내와 외간사내의 불륜현장을 목격한 순간에도 격분하기보다는 마당에서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다. 역신은 처용의 마음 다스리는 장면을 보고 감동을 했다.

곧바로 처용 앞에 무릎 꿇고, 용서를 빌며, 앞으로 다시는 나타나지 않겠다는 맹세를 하고 사라져버렸다. 어처구니없는 일일지라도 함부로 악담하거나, 폭력은 금물이다.

입이 광주리만 하더라도 막말만은 삼가 하자. 처용의 자애심이 역신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살다보면 부싯돌에 튀는 섬광처럼 몸서리칠 일들도 있다. 모든 고통과 상처는 남이 아닌, 본인 때문에 일어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임이 많은 연말이다. 일 찍 일찍 귀가하자.

처용처럼 노래하고 춤추며 마음 다스릴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지혜이다. 늘 자신을 잘 관찰하여 내가 내 자신에게 어떠한 상처를 주고 있는지 깊이 성찰해보아야 한다.

나에게 상처를 주는 나의 생각과 나의행동을 알아야 비로소 내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다. 아무리 없어도 딸 먹일 것과 쥐 먹일 것은 있는 법이다. 작은 것이라도 나누며 살아가자. 구름이 마루턱을 넘어도 청산은 섭섭해 하지 않는 것처럼, 허허롭게 살아가자.

좋은 씨앗만 심어 놓으면 반듯이 좋은 싹이 나고 좋은 열매가 맺기 마련이다.

감각기관을 다스리지 못하고, 쾌락이나 탐하면서, 먹는데 적당량도 모르고, 게으르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바람에 연약한 나무와 같아서, 악마가 그를 쓰러뜨려버린다.

조용하게 선업을 쌓으며 날마다 좋은 흔적을 남기면서‘나그네’의 길을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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