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2.1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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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상/경남과학기술대학교 식품과학부 교수
 

오늘은 2015학년도 대입 수능 시험이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윤달 덕분인지 한동안 날씨가 포근하다는 느낌이었는데, 수능한파가 때를 같이하여 어제 저녁부터 차가운 바람이 매섭게 몰아친다. 어디서든 찬바람은 환대 받지 못하는 것 같다.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의 작품 내용을 경남오페라단에서 제작한 자료를 인용하여 소개한다. 장년기에 음악가로서 크게 성공한 푸치니는 명예와 부를 모두 누렸던 인물이다. 사치스럽고 화려한 생활을 했던 그였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가난하고 힘들었던 젊은 시절에 대한 추억이 남아 있었나 보다.
네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가 벌이는 슬프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바로 우리들의 젊은 날의 이야기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오페라를 보면서 자신의 과거를 투영하여 웃기도 하고 눈물짓기도 한다. 특히 과거의 회상에 사로잡히기 쉬운 한 해가 지나갈 즈음에 듣는 ‘라 보엠’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다.
총 4막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 막은 하나의 풍경화처럼 보여서 마치 네 폭짜리 풍경화를 감상하는 듯 감회를 불러일으킨다. 1막은 로돌포와 미미가 처음 만나는 장면이 아주 세심하게 표현되어 있는데, 우리가 첫사랑을 만났던 순간을 그림처럼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2막은 네 친구와 미미가 함께 크리스마스 전야를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가는 장면이다. 3막은 아직 이해심과 포용력이 부족한 두 젊은이가 헤어지는 슬픈 대목이다. 4막은 1막의 풍경에서 미미가 죽는 대목이다. 젊은 날 추운 자취방에서 끙끙 독감을 알아본 사람이 아니더라도 눈물을 숨기기 어려운 장면이다.
‘라 보엠’은 초연된 지 백여 년 동안 세계의 모든 오페라 하우스에서 누구에게나 사랑받아온 명곡 중 하나다. 이 작품은 귀족이나 영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전쟁이나 정치적 사건도 없다. 그저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래서 이것은 위대한 베리스모 오페라의 계보 한 가운데 위치한다.
겨울 밤 눈이 내리거나 쓸쓸할 때,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손을 녹이며, ‘라 보엠’을 들어보자! 푸치니의 애절한 선율은 당신의 가슴속 깊이 얼어 있던 추억과 낭만의 심상을 다시 녹여줄 것이다.
푸치니는 ‘라 보엠’을 작곡할 때 로돌포 역으로 세계적인 테너가수 페르난도 데 루치아를 염두에 두었다. 그러나 토리노에서 초연이 올려질 때 지휘자 토스카니니는 에반 고르가를 주역으로 할 것을 강력히 주장했고, 결국 푸치니의 양보로 최초의 로돌포는 고르가에게 돌아갔다.
이듬해 밀라노의 공연 때는 루치아가 로돌포를 맡아 초연의 미지근한 결과를 뛰어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 후 최고의 로돌포는 루치아 외에도 에두아르도 가르뱅, 엔리코 카루소, 베니아미노 질리, 티토 스키파 등이 뒤를 이었다.
그 후 이탈리아 테너 가수로서 로돌포를 부르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였다. 즉, 테너들은 음색의 스타일에 상관없이 이 역을 불렀는데, 점점 리리코 레제로 테너의 전유물이 되어갔다. 그것은 바로 루치아의 스타일을 계승하는 것이었고, 이 과정에서 카루소처럼 성량이 크고 경질의 소리들은 탈락한 것이다.
그 중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빼놓을 수 없다. 가슴으로 로돌포의 하이 C(도)를 내는 빛나는 테너 파바로티는 오랫동안 최고의 로돌포 자리를 지켰다. 그 이후로는 호세 카레라스가 그에 버금가는 업적을 남겼다.
최초의 미미는 체시라 파시니였으며, 현역 중에는 레온티나 바두바, 안젤라 게오르규, 바버라 헨드릭스 등이 정상급이고, 우리나라의 홍혜경도 미미를 자신의 특기로 삼고 있다.
사실 오페라 공연 무대는 원어로 올리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이들 내용을 이해하기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자막을 봐야 하고 배우들의 표정도 봐야하고 악단의 음향도 귀 기울여야 해서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처음 경험하는 오페라였지만 관객들의 반응을 같이하여 몇 번인가 공연 중에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징소리와 함께 무대 앞 지휘자와 악단들이 일제히 시야에 노출되면서 공연은 관중들의 끝날 것 같지 않은 박수갈채와 함께 다음을 기약하였다. 오페라 ‘라 보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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