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이 모든 고통의 뿌리이다
탐욕이 모든 고통의 뿌리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4.12.3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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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은 연초부터 자다가 얻은 병도 아니고, 졸다가 얻은 병도 아닌, 각종 사건사고로 시작되더니 급기야 세월호란 너무 큰 충격과 비극적인 사건으로 전국이 매몰되고 말았다.

초목도 자라나는 새싹은 꺾지 않는 법인데, 그 많은 어린생명들이 수장되어가는 모습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어, 뉴스 보는 자체가 고통스러워 애써 외면하려고도 했었다.

침몰하는 배에 승객을 두고 도망친 승무원, 돈벌이에만 눈 뒤집혀 무리하게 배를 증축한 청해진해운, 그것을 눈감아준 부패한 관료들, 생명구호보다는 자비가 짚 벙거지 같아, 의전이나 따지던 고위공직자들, 그들 모습을 바라보며 국민들은 이것도 나라냐며 한탄했다.

해경과 관련부처가 일사분란하게 구조에 나섰더라면 승객 모두를 구조해 냈을 것이라는 검찰조사결과는 부정부패로 얼룩진 한국사회의 추악한 민낯을 여실히 확인시켜주었다.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은 세상 어디에서도 또 찾아볼 수가 없을 것이다. 비보를 들은 유족들은 후둘 거리는 걸음으로 허겁지겁 현장으로 달려가면서 제발 꿈이기를 얼마나 바랐겠는가.

오명의 한해를 마무리하면서 그 어떤 말들도 유족들에게 위로가 될 수 없다.

생사가 둘이 아니고, 빛과 그림자가 둘이 아니며, 만나면 반드시 헤어져야하고, 만남은 이별을 전제로 한다하였지만, 자식 떼고 돌아서는 어미는 발자국마다 피가 고였을 것이다.

사랑하는 가족을 다시는 볼 수도, 만날 수도 없는, 가혹한 이별 앞에 소리 없는 통곡으로 가슴을 칠일이다. 자빠지는 기둥을 썩은 새끼로 잡아매듯, 집안의 기둥이 빠져버려 갈피를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며 참으로 허망하고 기가 막힌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다시는 회복될 수 없는 일이니 새해부터는 용기를 갖고 다시일어서서 굳세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천상천하유아독존’너는 나처럼, 나는 너처럼 유일한 존재이다.

희생자들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생명이다. 그동안 우리사회는 원칙보다 편법이, 공익(公益)보다 사익(私益)이 삶을 지배해왔다. 그 원인은 선거 때나 고위공직자임명 시, 청렴성과 능력보다는 혈연, 지연학연으로 뭉쳐 “우리가 남이가”를 외치며 투표하고 임명한 결과이다.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유족들의 한 맺힌 절규가 피를 토하고 있는 순간에도 “시체장사” “정치선동 꾼”등 망나니 칼날 휘두르듯, 막말을 쏘아대는 사람들도 있었다.

우리는 스스로의 자업자득 앞에서 장구 깨진 무당처럼, 넋을 잃고 말았다.

피지도 못하고 져버린 희생자들에게 용서를 빌어야할 죄인은 바로 우리들이다. ‘잘 짖는다고 좋은 개가 아니고 말 잘한다고 현인이 아니다.’ 너무 늦었지만 혈연 학연지연에서 벗어나자. 그길 만이 엄청난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다. 그동안 경제성장만 추구해오면서 팽배한 물신주의(物神主義)가 국민의 도덕성을 마비시켜버렸다. 새해에는 국민각자가‘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보자’그리고 진리의 등불을 밝히고 그 불빛을 따라가야 한다.

부패의 원천은 인간의 탐욕이다. 탐욕이 모든 고통의 뿌리이다. 모든 사건은 탐욕의화신이다. 이 비극이 탐욕 때문에 썩어버린 종교집단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 앞에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 종교인의 한사람으로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참회한다. 새해부터는 좀 다른 길을 걸어가 보자. 남 앞에 나서는 길보다는 남 뒤에서는 길, 주목받으려는 길 아닌, 주목을 피하는 길, 채우려는 길 아닌, 비우려는 길을 가보자. 분노보다는 자비를, 화 보다는 용서를 베풀며 살아가자. 오명의 갑오년을 청산하고, 전 국민의 한 걸음 한 걸음이 역동적으로 살아율동하는 새로운 사회분위기를 만들어가자. 굿바이갑오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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